"응급실 찾은 10대 중독 환자 중 아세트아미노펜·벤조디아제핀 중독 많아"

질병청, 응급실 방문 중독환자 심층 실태조사 결과 첫 공개
중독 절반은 '치료약물' 영향…10대 중독은 80%가 '약' 때문
아세트아미노펜계 해열제,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 중독 빈번
2차년도부터 연단위 조사 예정…중독 예방·관리 정책 활용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9-27 12:0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와 벤조디아제핀 계열 신경안정제가 10대 다빈도 중독물질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14개 시도 1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방문한 중독환자 수는 5997명이었다.

5997명 중 51.45%는 해열제나 신경안정제 등 '치료약물'로 인해 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가스류(13.69%), 인공 독성물질(11.89%), 자연 독성물질(11.79%), 농약류(9.99%) 였다.

치료약물 중독으로 인한 주요 증상과 징후로는 ▲심전도 이상 ▲혈압 상승·저하 ▲빈맥 ▲간기능 이상 ▲ 어지러움 ▲구토 ▲소화장애 ▲두통 ▲발열 ▲호흡곤란 등이다.

특히 10대에서는 80%가 치료약물에 의해 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돼, 전 연령대 중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다빈도 중독물질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21.1%를 나타낸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였다. 2위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신경안정제로, 비중은 19.2%였다.

벤조디아제핀계 신경안정제(진정제·향정신병약물·수면제)는 '의도적 중독'에 가장 많이 활용된 물질로도 꼽혔다.

의도적 중독 환자 중 20.9%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10.9%가 '졸피뎀', 9.2%가 일산화탄소에 각각 노출됐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치료약물 중독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청소년을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 첫 번째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에 지난달 25일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과 응급처치방법 등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시작했다.

또 이번 1차년도 실태조사 결과에는 발생연령, 발생장소, 노출형태, 연령대별 노출물질 발생 등이 담겼다.

중독환자 발생연령은 20대가 19%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70대(14.5%), 40대(14.4%), 50대(14%) 순이었다.

발생장소는 '가정 내 발생'이 73.5%, 노출형태는 '경구노출'이 70.2%로 각각 대다수를 차지했다.

10세 미만에서는 인공 독성물질에 의한 중독이 30.5%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모두 비의도적 중독으로,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에 사고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60대 이상에서는 글라이포세이트, 글루포시네이트 등 농약류가 다수 포함됐는데, 농약류 중독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결과는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응급실 내원 중독환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번 1차년도 보고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적용된 최초 1년간 조사 결과이며, 2차년도 보고서부터는 당해연도 1월부터 12월까지 연단위로 조사 결과가 다뤄진다.

질병관리청은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 관련 보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생산하기 위해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시작했다.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화학물질, 약물, 자연독 등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환자 발생은 연간 10만명 내외다. 이로 인한 진료비는 지난 10년간 매년 증가해 2021년 기준 578억원을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실태조사를 통해 노출물질, 노출경로, 환자 인구학적 특성, 증상·징후, 치료·예후 등 다양한 역학적 특성을 파악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가 중독 예방·관리를 위한 관계부처 정책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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