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특수의료장비 공동활용병상 폐지 신중…내년 넘어간다

일선 의료현장 충격 최소화 위한 폐지 방안 놓고 고민 중
본래 연내 마무리 계획 불구 검토·고민 장기화로 고시 미뤄져
오는 12월 넘겨 내년 예정…폐지 통한 실태 개선 의지 여전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11-30 06:05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추진 전부터 의료 현장에 혼란을 가져온 '특수의료장비(CT, MRI) 공동활용병상 폐지'에 대해 복지부가 신중을 기하고 있다. 연내로 예정됐던 고시 일정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29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복지부 내에선 특수의료장비 공동활용병상 폐지를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가능한 여러 의료기관에게 합리적으로 충족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이유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다듬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에 특수의료장비를 설치한 분들이 어떻게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상당하다"며 "제도를 설계하는 사람, 설계하면 안 되는 사람, 다르게 설계하는 되는 사람 등 여러 가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최선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리적인 기준이 있고 그에 따라 '페이드아웃'이 이뤄지는 경과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경과 규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적용 범위, 대상 등이 모두 달라질 수 있어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본래 복지부는 올해 3분기 중으로 방향성을 정리한 후 마무리를 거쳐 연내 고시할 계획이었다.

제도 고시와 시행이 늦어지면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길 수 있고, 일선 의료 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달까지도 복지부는 제도 방향과 내용을 확정하는 데 신중을 기하면서 여러 방안에 대한 검토를 거치고 있다.

방안 중에는 일정 기간 범위 안에서 특정한 조건이 되면 계속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식, 장비가 노후화될 때까지 쓰게 하는 유예 방식 등도 고려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의료계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사안이니만큼, 폐지 후 의료 현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확정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볼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특수의료장비 공동활용병상 폐지를 12월까지 고시하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며 내년 초 고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처럼 제도 추진에 신중함을 기하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시행 계획 자체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은 여전하다.

이 관계자는 "제도 시행 계획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폐지 자체를 중단해달라는 요구는 합리적이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말 공개된 '특수의료장비 설치 인정 기준 개선안'에 따르면, CT 설치가 가능한 병상 기준을 200병상에서 100병상으로, MRI 설치가 가능한 병상 기준을 200병상에서 150병상으로 각각 하향 조정한다. 그러면서 병상 수를 자체 보유 병상으로만 산정되도록 했다.

​이 개선안이 적용되면 150병상 미만 의료기관에서는 MRI를 설치할 수가 없다. 100병상 미만 의료기관에서도 CT 설치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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