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마음까지 보듬는, 더 편안한 병원…'변화'를 향한 노력

[2024 신년기획] 병원 곳곳에 스며드는 미래 의료 (中)
고대안암병원, 지난해 11월 메디컴플렉스 신관 통해 탈바꿈
외래·응급 분리, 진료센터 동선 최소화, 원무수납 체계 간소화
규모 2배 확대에도 병상 유지…병동에도 환자 위한 혁신 담겨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1-09 06:08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몸이 아파 진료를 원하는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병원은 무엇일까. 치료 결과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아픈 몸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도 더 아픈 마음까지 감싸고 편안히 보듬어줄 수 있는 병원이지 않을까.

'진료받기 쉽고 편안한 병원'. 지난해 11월 메디컴플렉스 신관 완공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고대안암병원은 오롯이 환자만을 고려한 이른바 '미래병원'으로서 그 위용을 갖췄다고 하기에 충분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준공 기념식에서 "안암병원은 미래 의료에 가장 근접한 병원이자, 독보적인 환자 중심 편의성을 갖춘 기관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며 "새로운 전기를 맞은 안암병원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연말, 직접 미래병원을 눈으로 확인해보고자 찾은 고대안암병원은 로비에서부터 특별한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넓은 공간 속에 오가는 방문객이 적어 한산함마저 느껴질 지경이었고, 병원 입구인 2층부터 4층까지 탁 트여진 아트리움이 더해져 개방감까지 더해졌다.

이는 미래병원을 지향한 고대안암병원이 얻어낸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병원은 응급환자와 외래환자 동선이 완전히 분리되도록 건물을 설계했고, 각 진료센터를 찾은 환자가 최소 동선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각 층마다 원무수납 공간을 마련해 환자가 로비 입구에 마련된 원무과를 거쳐야 하는 부담도 없앴다.

6년에 걸친 대규모 공사를 통해 신관을 건축하면서 병원 공간을 기존 대비 2배 늘렸지만, 병상 수를 그대로 유지키로 결정한 것도 주목되는 요소다. 이는 환자 간 감염을 최소화하고 환자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병원 의지에서 비롯됐다.

그 결과로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공간이 크게 확대되면서 신관 구축 전 최대 6인실이었던 다인실 규모(기준병실)는 4인실로 개선됐다. 이제는 무릇 '환자 중심 병원'이라면 필수라고 할 수 있는 '4인실 기준병실化'에 고대안암병원도 합류한 셈이다.
원무수납, 진료, 입원까지 곳곳에 담긴 환자 중심

여유로움은 로비에서 이어진 원무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여느 대학병원에서 보던 원무과와는 달리 조용하고 한적했다. 이는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받기 위한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원무과에서부터 대기해야 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병원 노력이 만든 결과다.

병원은 각 층마다 원무수납을 마련한 데 더해, 외래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로써 환자는 병원에 방문해서 진료와 검사 등을 받은 이후 귀가하기까지 단 한 번만 수납하면 된다. 이는 대형병원을 이용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기존 고정관념을 깨고, 철저히 환자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설계해 환자가 병원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2층 로비와 원무과를 지나 3층부터 시작된 각 진료센터에도 환자 중심 병원이 그려졌다. 3층 암병원 바로 옆에는 채혈실과 암교육정보센터 등이 마련돼 암병원을 찾은 환자가 별다른 이동 없이 진료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는 4층 심혈관센터, 뇌신경센터에서도 마찬가지다. 심혈관센터에는 심장기능 검사실, 심혈관시술실, 부정맥시술실, 심혈관 일일입원실 등이, 뇌신경센터에는 신경생리검사실이 함께 마련됐다. 이동 최소화를 위한 검사 인프라는 이동 중 병목현상을 최소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병동 역시 환자를 최대한 배려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담겼다.

병동 중앙에는 각 입원실 입원 환자 나이와 성별 현황, 담당 간호사, 낙상 주의여부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큰 현황판이 설치돼있어, 환자나 방문객으로 하여금 안전하고 철저하게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입원실 한쪽을 담당 간호사 업무공간으로 만들고 유리로 연결해, 담당 간호사가 업무공간에서도 병실 내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혁신적인 구조를 고안했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응급의료센터

고대안암병원은 구급차 진입 통로부터 별도로 구축해 응급환자와 외래환자 동선이 원천적으로 분리되도록 설계했다. 이와 함께 권역응급의료센터 입구도 구급차전용, 보행환자전용으로 구분해 응급 정도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내부에도 중증응급진료구역, 응급진료구역, 소아진료구역, 경환자진료구역 등으로 나눠 효율적인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응급의료센터 내에서는 현황판이 존재해 응급환자 분류 정도, 치료 상황, 응급의료센터 전체 혼잡도 등을 보호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응급의료센터 진료 과정과 응급도 순에 따라 진료 순서가 정해지는 것에 대해서도 별도로 안내했다. 이같은 환경은 응급실에서 보호자가 갖는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외에 인근 전철역에서 병원까지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 통로를 구축해 이동이 불편한 환자나 고령 환자도 큰 불편함과 어려움 없이 병원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환자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요소가 되고 있다.

병원 내에 새롭게 도입된 스마트 병동에서는 입원환자가 입원 과정 동안 어떤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되는지 미리 알 수 있도록 해 안정감과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다.

또 고대안암병원은 신관 그랜드오픈에 이어 기존 본관 공간도 리모델링해 진료공간 상향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기사보기

고대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개원 기념 국제심포지엄 개최

고대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개원 기념 국제심포지엄 개최

고대안암병원은 17~18일 양일간 메디컴플렉스 신관 개원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윤을식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한승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승범 병원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날 우리는 감염병, 의료 불균형의 심화,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 등 개인과 국가적 차원을 넘어선 문제들을 마주하고 있다. 인류의 번영과 생존을 위해 범세계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미래 의학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메디

고대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준공…규모 2배 확장

고대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준공…규모 2배 확장

고대안암병원은 6일 오후 4시에 메디컴플렉스 신관 준공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기념식은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김동원 고대총장, 윤을식 고대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한승범 고대안암병원장, 승명호 고대교우회장, 장일태 고대의과대학 교우회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됐다. 김재호 이사장은 "안암병원은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통해 고려대학교의료원이 추구하는 미래병원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며 "미래 의료기관의 패러다임을 선도할 마스터 플랜의 남은 여정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원

영화가 아니라 현실‥대학병원에 등장한 '의료로봇'의 진화

영화가 아니라 현실‥대학병원에 등장한 '의료로봇'의 진화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영화가 아닌 실제 이야기다. 대학병원 곳곳에 돌아다니고 있는 '의료로봇'들은 안내부터 물류 배송, 심지어 회진까지 담당하면서 환자를 응대하고 의료진의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의료서비스 로봇이 등장함에 따라 '미래 병원'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의료로봇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업무 효율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 의료서비스 로봇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만족도가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메디파나뉴스는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분

고려대의료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신년하례식 거행

고려대의료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신년하례식 거행

고려대학교의료원이 2일 오전 7시 30분 정릉 소재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 동화바이오관 7층 승명호홀에서 각 기관장 및 보직자와 함께 신년하례식을 거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년하례식에는 윤을식 의무부총장, 편성범 의과대학장, 윤석준 보건대학원장, 한승범 안암병원장, 정희진 구로병원장, 권순영 안산병원장, 손호성 의무기획처장, 김학준 의학연구처장을 비롯한 각 기관장과 주요 보직자 등 80여명이 참석해 고려대의료원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지난 2023년은 연구 중심 성장 체계와 스마트 헬스케어 구현을 통한 미래

"성장에 안주하기보단 미래 향한 도전 필요…'네옴시티' 봐야"

"성장에 안주하기보단 미래 향한 도전 필요…'네옴시티' 봐야"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더 치열해지고 새로워지는 병원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도전으로 기회를 만들어가려는 변화가 확인된다. 김영훈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계묘년 신년을 맞아 '나는 미래의 병원으로 간다'를 주제로 한 신년특강을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새로움'을 강조하듯, 김 총장은 그간 해왔던 신년사에서 벗어나 신년특강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시도했다. 이번 신년특강은 고려대의료원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뚜렷하게 제시됐다. 김 총장은 '가상병원'과 '디지털병원' 등이 적극 시도되는 전 세계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