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물품의 의약외품 전환, 비싼 가격 유지 및 부작용 증가"

약준모, 약국과 소매점 주요품목 가격 비교 및 약국과 물가의 연관성 조사
약국 전용 물품, 의약외품 전환 후 약국 제품보다 질 낮지만 비싼 가격 유지 
일반인 판매로 풀린 의약외품, 접근성은 강화시키나 가격적 장점은 없어 
공공성 강한 의약품, 판매창구 '약국으로 단일화' 주장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1-27 06:01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박카스를 비롯한 약국전용 물품의 의약외품 전환 이후, 오히려 비싼 가격이 유지되고 있어 물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약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는 '약국과 소매점의 주요품목 가격 비교 및 약국과 물가의 연관성 조사' 보고서를 통해 최근 약국 외 판매 품목을 늘려야 한다는 경제단체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약준모는 일반 소매점과 약국에서 동시에 취급하는 대표 품목들의 가격을 편의점 111개, 기타 소매점 96개에서 전수조사 하고, 약국의 판매가와 비교해 이러한 판매 규제의 완화가 실질적으로 가격인하에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했다. 

2010년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약국 외 판매로 풀린 '박카스'는 유통채널에 따라 박카스 D와 F로 분리되지만,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인식은 그 차이에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다. 

약준모의 조사 결과, 박카스F의 경우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900원에, 일반 소매점에서는 평균 891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박카스D가 타우린양이 2배가 더 많이 들어간 상대적 고급제품임에도 대부분의 약국에서 600~700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편의점 및 소매점의 제품이 20~50% 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비타500의 경우도 대부분의 약국이 600원에 판매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편의점은 약 60% 이상 1000원, 일반 소매점은 700~900원의 가격을 받고 있어 약국 대비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붙이는 파스의 경우 의약외품과 안전상비의약품이 병용돼 판매되고 있었는데, 제품에 따라 최저 3200원에서 고가형의 경우 4900원을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분과 품목이 한정적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약국과 비슷하거나 일부는 높은 편이었다.
 
뿌리는 파스의 경우는 점포 및 판매 물건에 따른 가격차이가 컸는데, 품목에 따른 판매가가 편의점 및 소매점이 약국 대비 500원에서 1000원 정도 비싸게 판매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대표적인 숙취해소음료 두 가지 품목인 컨디션과 여명808의 경우는 모두 5000원에서 5500원 사이에 판매를 하였으며, 점포에 따른 가격차이가 크지 않았다.

마데카솔 연고는 편의점 및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에는 센텔라아시아티카 성분만 들어있고, 용량이 8g임에도 불구하고, 항생제가 포함된 마데카솔 케어 10g 약국 제품에 비해 비슷한 가격이나 비싼 가격을 받고 있었다. 
약준모는 "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소비자의 편의성 강화를 강조해 일반 판매로 풀린 품목들이 접근성을 강화시킬 수는 있지만, 가격적 측면에서는 전혀 장점이 없었다"면서, 오히려 약국에서의 낮은 판매가격이 역으로 편의점이나 소매점의 무분별한 가격인상을 막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조사를 실시한 96개 소매점 중 2곳에서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하면 안 되는 일반의약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의약품에 대한 불법적인 요소가 조장되는 부작용을 고려할 때 약국 외로 판매품목을 자유화 하는 것은 장점보다 부작용만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카스 이후 고카페인 음료에 대한 무분별한 판매 허용으로 청소년의 30%가 하루 3병 이상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는 사회 문제가 10년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미 나타나고 있는 여러 부작용들로 미루어 경제단체에서 주장하는 전면적인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및 의약품 전면 자유 판매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 경제단체에서 실시한 연구는 연구방법 설계에서 대조군을 잘못 선택하면서 애초에 편향성을 가지고 조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연구 결과 자체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약준모는 "최근 정부에서 무리하게 조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생활 물가와 약국간의 관계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면서 "오히려 40년이 넘게 흐른 현재에도 정당 200원에서 3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낙센정이나 1989년 2000원에 판매되던 화이투벤이 현재에도 2000원에서 3000원 사이에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처럼 물가인상률 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 일반의약품에 대한 정상적인 수익구조를 정부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국 외 판매 품목을 늘려야 된다는 경제단체 주장과 달리,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코로나19 시기 마스크 판매 사례를 통해 증명되었듯, 공공성이 강한 물품의 경우 약국을 그 판매창구로 단일화 하는 것이 물가 안정에 더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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