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서 '티쎈트릭' 의학적 근거 충분"

[인터뷰]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박순효 교수 
"ASCO 티쎈트릭 5년 임상 데이터…장기 생존혜택 입증 의미" 
"초기 폐암 수술 후, 면역항암제 사용 통해 재발환자 막아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7-05 05:58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박순효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비소세포폐암은 조기 진단되더라도 예후가 불량한 암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2명 중 1명은 수술 후에도 재발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신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을 줄이고 환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면역항암제 보조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국내도 2022년 11월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이 초기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받은 상황. 

여기에 티쎈트릭은 최근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에서 비소세포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 면역항암제로서는 최초로 5년 임상 데이터(IMpower010)를 발표했다. 

5년(중앙값 65.0개월) 추적 관찰 결과, PD-L1 발현율 50% 이상인 2-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서 완전 절제술 및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티쎈트릭 보조요법 치료 시, 전체생존율(OS)은 82.7%로 최적지지요법군(65.3%)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이에 대해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박순효 교수는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의 의학적 근거는 충족됐다"면서 "경제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라도 빠르게 급여 적용이 돼 실제 진료 현장에서 더 많은 환자들에 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며 급여화를 강조했다. 

그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중환자학회, 대한폐암학회 등에서 학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호흡기내과 분과장과 암치유센터 부센터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박순효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타 암종과 달리 비소세포폐암 재발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 대장암이나 위암, 유방암의 경우 1기 재발률이 5% 정도다. 그러나 폐암은 폐의 기관 특징 상 ▲복잡한 구조 ▲기관지와의 연결 ▲접근의 어려움 등 복합적 요인으로 완전 절제 후에도 재발이 발생하기 쉽다. 재발은 보통 6개월~1년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1기 환자는 22~34%, 2기는 60~70%, 3기는 80% 이상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폐의 구조적 특성 상, 임파선 등으로 전이가 되어도 검사 당시에는 전이 여부가 잘 확인되지 않는다. 미세전이(micro metastasis)가 임파선, 흉막 등에 극히 일부 발생한 경우, 수술 당시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다가 수술 후 추적 관찰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Q. 공격적인 질환 특성에 맞춰 다양한 표적 및 면역항암제가 초기 폐암으로 치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초기 단계서 면역항암제가 쓰이기 전과 후 치료 환경은 어떤 변화가 있었나.

- 과거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세포 독성 항암제를 추가해 치료했다. 이후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세포 독성 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5% 정도에서만 유의한 효과를 확인했고, 항암 치료의 어려움 대비 혜택은 유의하지 못했다. 

이후 폐암의 진단법이 발전하면서 조직 유형, PD-L1 발현, 유전자 변이 등에 따라 암의 종류와 유형 확인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치료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세포 독성 항암제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치료 옵션인 면역항암제를 함께 사용하게 됐고, 이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 

최근 ASCO 2024에서 발표된 티쎈트릭 IMpower010의 DFS 최종 분석 및 OS 2차 분석 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PD-L1 발현율 50% 이상인 2-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완전 절제술 및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티쎈트릭 보조요법 치료 시, 최적지지요법(BSC, best supportive care) 대비 질병 재발 또는 사망(DFS, disease-free survival) 위험은 52%(HR=0.48, 95% CI: 0.32-0.72) 감소했다.

이에 현재 폐암의 재발 방지를 위해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에게 세포 독성 항암 요법을 네 차례(cycles)에 걸쳐 진행하고, 1년 간 면역항암제 보조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표준 치료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Q. 그렇다면 PD-L1 발현율이 50% 이하인 경우에는 효과가 어떠한가? 

- 면역항암제의 타깃이 되는 것이 PD-L1으로, PD-L1 발현이 높을수록 반응이 더 유의하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다. 다만 저발현 환자는 고발현 환자 대비 효과가 없는 환자와 있는 환자가 같이 포함되기 때문에 결과값이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발현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치료 혜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면역항암제 수술 후 보조요법의 허가 기준이 PD-L1 발현율 50% 이상이지만, 향후 허가 사항이 확대된다면 저발현 환자에서도 충분히 써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의 경우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에서 명확하고 뚜렷한 치료 혜택을 확인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정부에서 재정적 측면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더 확실하게 효과가 확인된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권장했다고 본다. 

Q. 티쎈트릭의 경우 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급여를 신청했지만, 지난해 5월에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암질심에선 OS 데이터 미비를 지적 받았다. ASCO 2024에서 새로 확인된 OS까지 비교해 본다면 임상적 가치는 충분하다고 보는가. 

- 초기 폐암의 경우 전체 생존기간(OS)이 확인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작년 암질심 당시 티쎈트릭의 연구 데이터가 우수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우리나라의 보험 허가 절차 상 비교적 우선순위에 있던 치료제들이 먼저 급여 적용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7월 발표된 유럽종양학회 학술지(Annals of Oncology)를 비롯해 올해 ASCO에서 발표된 5년 데이터를 통해 좋은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의 의학적 근거는 충족됐다고 생각한다. 재발 방지를 통한 비용효과성도 근거가 축적돼 올해 암질심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또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다.
Q. 실제 진료 현장에서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을 사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체감하고 있나? 임상현장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궁금하다.

- 최근에는 2기와 3기 환자 대상으로 수술 전 면역항암제 보조요법 후 수술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약제의 편의성, 순응도, 이상반응 등의 문제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아직 적용하기 쉽지 않다. 면역항암제 치료를 먼저 진행하고(수술 전 보조요법) 수술을 할 경우, 환자의 약 20%는 수술 진행이 어렵다. 

실제로 해당 방법으로 7명의 환자를 치료했는데, 그 중 2명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 분은 수술 후 1년 6개월 시점에 큰 전이가 발견돼 4기 판정을 받았고, 다른 한 분은 약물 치료 도중 종양의 크기가 커졌다. 개인적으로 약물 치료를 선행하는 전략은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거나, 폐암 진단 후에도 흡연이나 음주를 지속해 수술할 준비가 되지 않은 환자, 절제 가능성이 낮은 환자 등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수술 후 사용하는 티쎈트릭 보조요법은 3주에 한 번씩 단독요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상반응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3주마다 한 번씩 외래로 방문해 1시간 정도 티쎈트릭 치료 후 집으로 복귀할 수 있을 만큼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적다. 경제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현재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가 가능한 환자 범위는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2-3A기인데, 이 환자들은 1~2년 안에 재발할 확률이 40~50%로 상당히 높다. 현재까지 실제 임상현장에서 치료한 환자들 중에선 아직 재발도 없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임상적 혜택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1~3기에 해당되면서 나이도 젊어 수술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환자라면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치료 시점을 늦추기보다 수술로 완전 절제를 한 후, 면역항암제 보조요법으로 재발 방지 치료로 진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본다.

Q. 현행 급여 기준에 따르면 수술 후 1년 동안 보조요법을 쓸 수 없다. 전이 또는 재발 후에만 면역항암제를 2년 동안 사용하도록 돼 있다. 해외서는 초기 면역항암제 등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사회경제적 비용을 경감시킨다는 데이터도 나왔는데, 국내서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 티쎈트릭의 장점은 폐암 재발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검사를 통해 밝혀진 암은 수술로 먼저 제거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 미세전이는 티쎈트릭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정된 재정으로 환자 개인보다는 국가 전체적으로 비용효과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티쎈트릭은 대상이 되는 환자가 PD-L1 발현율 50% 이상으로 급여 적용이 되더라도 보험 재정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고려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대상이 되는 환자 수가 많은 치료제보다 환자 수는 많지 않지만 확실하게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를 급여 적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의 비용효과성 관련 데이터  

IMpower010 데이터를 기반으로 티쎈트릭 수술 후 보조요법 도입 후 누적 재발과 이로 인한 치료 비용을 분석한 연구 결과, 직접적 치료 비용으로 7억8500만달러(한화 약 1조806억원)를 감소시킬 수 있음이 확인됐다.(95% CI: 7억7900만 달러, 7억 9000만 달러)

Q. 마지막으로 국내 조기 폐암 치료와 관련해 전하고 싶은 말은.

- 무엇보다 티쎈트릭 보조요법이 하루라도 빠르게 급여 적용이 돼 실제 진료 현장에서 더 많은 환자들에 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더 나아가 적응증 범위도 지금보다 확대되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다. 티쎈트릭은 PD-L1 발현율이 1~49%인 환자에서도 충분히 임상적 혜택이 있고, 비용효과성도 좋기 때문이다.

또 요즘에는 임상 현장에서 수술 전 보조요법을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폐암에서 수술 능력이 뛰어나고, 의료 접근성도 높다. 수술 전 보조요법이 최신 치료법은 맞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술을 쉽게 진행할 수 있는 환자에서 수술을 지연하면서 치료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폐암 초기 단계 중 전이가 크지 않은 경우라면 빠르게 수술을 진행한 후 면역항암제 보조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최적의 치료법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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