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고문은 디지털전환 고품질 설계기반 의약품 제조생산을 위한 지능형 연속공정 플랫폼 구축과 이와 연계된 장비, 부품, S/W 현황 등을 소개하고, 선진국 정부 및 기업의 지원 현황 분석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제조 경쟁력 강화에 대한 제언을 담았다.
분량이 긴 관계로, 부득이 하게 기고문을 2편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상편에서는 요약문과 서론을 담고, 하편에서 본론과 결론이 이어진다. <편집자 주(註)>
[요약문]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생산성 하락 속에서 국내 제조 및 생산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원료의약품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국민건강에 관련된 국부가 유출되는 것과 같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이자 한국경제를 이끌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이 주목받고 있음에도, 국내 의약품 시장 경쟁력의 핵심인 가격 및 품질에 대한 경쟁력은 낮아지고 있어, 제조혁신 등 첨단기술들을 통한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반적인 대형 및 GMP공장에서는 매우 많은 수의 전문인력과 다양한 종류의 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연구가능인력, 생산가능인력, 품질관리인력, 품질보증인력, 물류인력, 포장인력 등 대한민국 내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은 저출산, 노령화, 지방인구감소, 학령인구 부족, R&D 인력 감소, 대학원 지원 인력감소 등으로 대한민국 산업 내 전문인력 수급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변화되는 추세다.
국내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는 중국, 인도 등 저렴한 인건비와의 경쟁과 생산력 및 노동력 격차, 가격 경쟁력에서의 고전, 국내 근로시간의 단축 규제 등으로 지칠대로 지쳐 많은 기업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 국가 제조업 상황은 타 국가대비 녹록치 않은게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전수 자동화 GMP공장이나 혁신형 지능형GMP공장 등 디지털 전환이나 AI가 전문인력을 대체해 지능형 연계 연속생산제조가 가능한 디지털자동 첨단생산제조시스템 등 저출산, 인구감소에 대응가능한 첨단인공지능형 기술들이 필요하다.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국내 제약바이오 환경에서는 공간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실시간 자동품질분석 등 모든 자동화 제조/생산/분석이 가능한 GMP공장 등 혁신적인 한국형 Pharma4.0 기술들과 성과물들이 요구된다.
미래유망 바이오혁신기술의 확보를 위해 선진국은 디지털·바이오 융합기술개발 관련 다양한 정책들을 수립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은 제조 및 생산플랫폼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미국, 영국, 아일랜드 등 제약바이오 선진국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NIIMBL, MMIC, SSPC 등 제조혁신센터를 마련해 제조혁신 및 공정혁신 기술 확보를 위한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고, 디지털 기반 의약품 제조혁신기술 확보를 통한 경제적 이익 실현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미래융합 바이오 신산업 발굴정책 발표하거나 지원방안을 수립했고, R&D 투자를 통해 기초 기술역량은 축적했으나 이를 기반으로 한 제조 및 생산에 관련된 CMC부분 혁신은 저조한 수준이다.
이러한 의약품 제조 및 생산 부문의 기술혁신을 위해 디지털 전환 기반 의약품 제조혁신 관련 플랫폼 기술들이 요구된다.
제조혁신은 기존의 생산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해 비용 및 제조시간을 30~40% 이상 절감하고 2배 이상의 수익개선이 가능한 기술을 의미한다. 보통 1~2주 소요되는 생산공정을 0.5~1일 만에 완료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 경쟁력을 극대화시키는 혁신적인 제조생산기술이다.
이 플랫폼 기술은 빠르고 유연한 대처와 도입이 가능하며, 경제적인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산학연 협동연구 및 투자의 형태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R&D 연구개발에 따른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규제당국과의 인허가 협업을 통해 기존 국내 제약바이오의약품 R&D 분야의 미지원·미충족 영역을 지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론]
◆ 대한민국 의약품 시장의 현실
현재 대한민국은 국내외 저성장 기조와 생산성 하락 속 제조·생산 경쟁력 저하로 의약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국민건강에 관련된 국부가 유출되고 실정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율은 40%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약 11%밖에 되지 않으며, 중국(37.5%), 인도(16.3%) 등 원료의약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수입의약품 원료의 가격이 국산대비 20~30% 저렴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동력이자 한국경제를 이끌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의약품의 시장 경쟁력의 핵심인 가격 및 품질에 대한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어 제조혁신 등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제약바이오산업의 종합적인 설비효율은 10~60% 정도로 자동차(70~85%), 항공(50~70%), 컴퓨터(80~90%)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위기에 대한 세계 각국의 노력
골디락스(Goldilocks)시대와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2~3%대 성장이 지속되는 뉴노멀(The New Normal) 시대에 봉착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성장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전세계적 저성장 기조와 생산성 하락 속에 신성장동력으로써 디지털 바이오 산업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글로벌 총 생산성 증가율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저성장 기조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됨에 따라, 각국 정부는 글로벌화, 도시화, 인구구조 변화, 성장잠재력 약화, 기술의 변화, 제조 강국의 세대 교체 등의 대내외 환경 변화 대응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차세대 미래유망 바이오혁신기술을 발굴 중이다.
산업경쟁력 제고를 통해 일자리 창출, 생산성 향상,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 등을 배경으로 이러한 노력들이 더욱 확대되면서 디지털전환 기반의 제조혁신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017년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14개의 글로벌 시스템 이니셔티브(System Initiatives)중 하나로 건강과 헬스케어의 미래를 제시했는데, 이는 2050년까지 97억 명 인구에게 어떻게 건강한 삶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지향적 미래 유망 바이오 혁신기술 도출이 제시돼야 하는 시점임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즉, 바이오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중요한 동력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추구하는 데이터 기반 초지능, 초연결이 가능한 분야와 바이오 분야의 융합은 가장 확실한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미국의 제조업 슬로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2월25일 반도체, 전기차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대 핵심 품목의 공급망 점검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의약품과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공급부족 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정부 차원의 대응 필요성에 의해 생겨난 현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의약품을 비롯한 마스크, 해열제, 개인보호장비 등의 필수의약품, 의료용품에서 공급망 취약도가 노출되었으며, 필수의약품 및 의료용품 수입이 급증하며 미국의 적자는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의 '관세 전쟁' 방식 대신 기술 경쟁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자 행정명령을 통해 구체화를 지시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위해 내세운 'Made in all of America, by all of America’s workers'라는 공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제조업 관련 강화 메시지들을 선포했다.
바이든 미국 정부의 이번 행정명령은 의약품을 포함한 제조업 부흥을 위한 핵심 4대 품목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맹을 통한 공급망 확대 및 강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어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바이든 정부가 공급망 다변화와 자국 보호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우방국과의 협력을 적극 요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우리 정부의 R&D사업 현황
현재 우리 정부의 R&D 사업은 제약바이오 산업 중 신약타겟물질을 발굴하거나 기초 원천기술을 지원하며, 비임상 또는 임상연구 관련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의약품 제조 및 생산관련 분야는 의약품의 제품화에 상당히 중요한 축에 해당되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업에서 담당하는 부분으로 인지해 실제 의약품 생산 및 제조관련 연구분야에 대한 정부의 연구지원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최근 제조업에 관련된 제조 및 생산분야, 인공지능 분야, 디지털 제조혁신 분야 등 기술혁신을 위한 R&D지원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 실질적인 대한민국 고마진 의약품 시장
2019년 인보사 사태는 의약품의 생산 및 제조혁신과 관련된 CMC 부분의 미흡으로 인한 이슈 및 허가상의 문제였다. 즉, CMC 단계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임에도 생산 및 제조에 대한 중요성 미인지에 따라 발생된 사례에 속한다.
이러한 생산 및 제조와 관련해 발생된 사례는 다수 존재한다. 실제 의약품이 제약바이오 시장에 전달되는 부분과 직결되는 생산 및 제조 분야에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일부 과제 수준의 지원 이외에는 의약품 생산고도화 및 제조혁신을 지원하는 별도의 정부 R&D 사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생산과 제조는 기업체에서 해야하는 일로 선을 그어놓았다.
그러나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녹십자 등 국내 CMO, CDMO 위탁생산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러브콜 받고 있으며, 위탁생산 시 마진률(영업이익률) 50% 이상의 고마진을 실현 중인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자체 생산 비중은 각각 27%, 41%, 41%에 불과하기 때문에 나머지 물량은 한국 등 각국의 위탁생산기업이 대부분의 의약품 제조 및 생산을 차지하고 있다.
◆ 선진국의 바이오 R&D 방향과 제조혁신센터 현황
미래 유망 바이오혁신 기술의 확보를 위해 선진국들은 다양한 노력을 이행 중이다. 디지털·바이오 융합기술개발을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수립해 지원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은 제조 및 생산플랫폼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미국, 영국, 아일랜드 등 제약바이오 선진국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NIIMBL, MMIC, SSPC 등 제조혁신센터를 마련해 제조혁신 및 공정혁신 기술 확보를 위한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고, 지능형 제조혁신기술 확보를 통한 경제적 이익 실현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7년부터 '바이오의약품국가제조혁신센터(NIIMBL)'를 운영 중이며, 미국 내 의약품 산업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시장 선점에 목적이 있다.
영국의 경우, 2021년부터 '국립의약품제조센터(MMIC)'를 운영하며, 영국이 신개념 의약품제조공정, 차세대의약품개발 가속화 및 구축 등을 통해 제약바이오 제조 분야 혁신리더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GSK, 아스트라제네카 그리고 대학들이 중심으로 구성되어 운영 중이다.
아일랜드는 2019년부터 '세계최대규모 연구협력 제조혁신센터(SSPC)'를 운영하며, 대학 중심의 세계적 제약바이오 허브를 구축했고 글로벌 10대 빅파마와 협업 중이다. 이 센터는 연구개발 및 교육 통한 전문가 양성기능까지 포함됐다.
이 중에서 미국의 NIIMBL은 바이오 원료의약품, 완제의약품, 혁신제조공정, 연속제조공정 등의 사업을 확대해 제약바이오 환경의 고도화 및 가속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선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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