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학회 차원에서 지적자산을 외부에 공개해 산학협력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경우는 처음일 것이다. 향후 한국약제학회만이 아니라 다른 학회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해 약계의 산학협력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어야 한다."
오는 11월 중 한국약제학회(회장 한효경)가 산학협력 지원 활성화를 위해 '연구자 데이터베이스'(이하 연구자 DB)를 정식 오픈한다.
메디파나뉴스는 최근 연구자 DB 개발을 주도한 신범수 한국약제학회 산학협력위원장(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사진>을 만나 연구자 DB 시연과 함께 개발 과정 및 향후 활용에 대한 내용을 들었다.
신범수 위원장은 "연구자 DB는 한국약제학회 소속 연구자들과 제약산업계 간의 연구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라며 "그동안 연구자들의 연구내용과 이에 대한 제약산업계 간의 수요를 연결해 주는 구체적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제약업계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위탁할 최적의 연구자들을 찾을 수 있도록 연구자 DB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과거 연구자와 산업계 간의 협력은 개인 인맥이나 소개 등을 통해서 연계가 이뤄지곤 했다. 그러나 약학대학이 통합 6년제가 되고 약업계 자체 규모가 커지면서 산학협력에 대한 부분을 알음알음 전달하거나 찾아내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또한, 첨단제제 연구는 상용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특성으로 인해 약학 연구와 산업체들이 적용하는 기술에 대한 갭(Gap)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교수들은 첨단 연구를 해야하고, 제약사들은 생산이 가능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로 적합한 연구를 연계하기 위해 연구자 DB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에 전 약제학회 집행부들은 차선책으로 연구자와 산업체 간의 연결을 위한 연구자 DB를 책자 형태로 만들어서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책자 형태는 업데이트도 느리고, 수시로 찾아보기 힘든 점 등 여러 방면에서 한계가 있어, 좀 더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는 연구자 DB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있어왔다. 이에 현 집행부는 기업체들의 반응과 의견들을 확인하며 본격적으로 연구자 DB 구축 사업을 추진했다.
신 위원장의 시연을 통해 확인한 연구자 DB는 크게 '연구자 검색'과 '장비 검색'으로 나눠진다.
먼저 '연구자 검색'에서는 1차·2차·3차 연구분야를 선택해 보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자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력서 같은 서류에는 연구 실적을 중심으로 내용을 올린다면, '연구자 검색'에 올리는 연구자 DB는 실제로 할 수 있는 연구와 산업체와 함께 할 수 있는 연구를 중심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연구자들이 무책임하게 입력하지 않도록 최종 3차 카테고리는 10개까지만 설정할 수 있고, 구체적인 추가 설명도 포함해야 한다. 키워드와 산학협력성과, 보유장비 등도 함께 입력해 기업들이 한 눈에 보고 참고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산업체들의 요구를 수용해 따로 마련한 '장비 검색'을 통해서는 장비이름을 중심으로 검색할 수 있게 했다. 필요한 장비를 검색하면 해당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관리자의 연락처 등을 확인할 수 있어 빠른 연결이 가능하다.
신범수 위원장은 "연구자 DB는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국약제학회 및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메인 홈페이지 등에 연결할 예정이다"라며 "연구자가 실제로 연구하는 내용의 상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산업체 및 기관과의 연계가 보다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교수들이 실제 진행하는 연구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교수들 또한 서로 연구를 협력할 수 있는 연구자를 찾을 때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자 스스로 자신의 연구 내용을 언제든 수시로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점, 산업체들은 원하는 연구자가 필요한 장비를 확보하고 있는지 확인해 연구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연구자 DB의 장점이라고 부연했다.
신 위원장은 "연구 저변이 확대되려면, 관련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면서 "어떤 연구든 여러 사람들이 유사한 연구를 함께 해서 저변이 확대가 돼야 해당 분야가 발전을 하고, 연구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며 성장할 수 있다. 연구자 DB를 활성화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약제학회는 당분간 위원회가 선별한 연구자 50~100명 정도를 먼저 등록해 연구자 DB를 운영할 방침이다. 향후 연구력을 갖춘 모든 회원 연구자들을 DB에 등록시키는 것이 목표다.
또한, 현재 구축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고도화를 이뤄갈 예정이다. 기업과 소통이 더욱 원활하게 이뤄지고, 성과가 나오면 이를 연구자 DB에서 확인할 수 있게끔 함으로써 연구자들의 연구 동력을 이끌어내 학회가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신 위원장은 "연구자 DB가 약제학회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학회 및 대한약학회로도 확장돼 약학계와 산업계의 협력이 더욱 원활해지도록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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