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과, 번아웃에 연구시간 부족…세계적 연구역량 위기

국제학술대회 연구 발표 수, 학회지 투고 편수 감소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10-22 16:0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국내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연구 활동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회는 지난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시작된 의료 공백 사태로 인한 업무과부하에 따라, 실질적으로 연구할 시간이 부족해지면서 나온 결과로 보고 있다.

22일 학회에 따르면, 올해 열린 2024년 대한영상의학회 정기학술대회(KCR 2024)에서 국내 연구자 연구 발표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내 참가자들에 의한 발표 초록 편수는 총 539편(구연 259편, 전시 280)이었지만, 올해는 총 331편(구연 230편, 전시 101편)으로 지난해보다 208편(39%) 감소했다.

반면 해외 참가자들에 의한 발표 초록 편수는 총 464편(구연 76, 전시 388)으로, 지난해 364편(구연 71, 전시 293)에 비해 100편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용환석 학술이사(고려대구로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이는 국내 연구자들의 초록 투고가 번아웃 등으로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해외 연구자들의 초록 채택 기회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구활동 감소는 공식 학술지 대한영상의학회지 투고 편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총 124편이 투고돼 작년 투고건수의 66% 정도에 머물고 있고, 원저의 경우 작년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한영상의학회지 김성헌 편집장(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올해 내내 투고 편수 감소로 걱정이 많다. 특히 원저의 경우 전공의 1저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현저히 감소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회는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영상의학의 세계 최고 수준 학술적 위상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북미방사선의학회에서 발행하는 전문학술지인 'Radiology'에서 분석한 5년(2010년~2014년)간 게재된 논문 수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21년 JIF에서는 영상의학분야에서 KJR이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 외국의 유수 학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연구활동 감소는 발전된 진단 및 치료기술의 의료현장 도입을 제한해,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최선의 의료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회원들이 업무과부하로 인해 연구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왔던 우리 영상의학회원들의 연구역량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학회차원에서 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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