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내년 국가검진 도입…치료 시장 다시 살아나나

1월 1일부터 56세 이상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 추가 
범유전자형 DAA 등장 후 쪼그라든 C형간염 치료 시장 활기 
길리어드 코리아, '하보니' 국내 공급 중단 등 품목정비 나서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2-23 11:58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C형간염 치료 시장이 내년부터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C형간염이 국가검진에 포함되면서 매년 축소되던 관련 시장이 다시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도 C형간염 치료제 품목 정비에 나서는 등 신규 환자 유입에 대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매년 56세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 과정에 C형 간염검사를 추가한다. 

C형간염은 돌연변이 발생률이 높아 A형이나 B형간염과 달리 아직 예방 백신이 없다. 바이러스 유전자형과 아형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바이러스의 증식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 환자 수는 약 30만명으로 추정되지만 치료받은 환자는 약 20%에 불과하다. 

C형간염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70% 이상은 만성 C형간염으로 진행되며, 30~40%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C형간염에 대한 국내 사회적 관심도는 많이 낮아졌다. 2018년 범유전자형 항바이러스제(DAA, Direct-acting Antiviral Agents)가 등장하면서 C형간염은 사실상 완치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범유전자형 DAA인 애브비 '마비렛(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과 길리어드 '엡클루사(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한때 2017년 1300억원대에 달하던 C형간염 치료 시장은 2022년 300억원대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C형간염은 집단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예방 백신이 없고 무증상 특성으로 인해 C형간염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염될 수 있고 동시에 감염원이 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2015년 다나의원 집단감염 사건 발생 이후부터 대한간학회가 C형간염을 국가검진 항목에 도입하자고 줄곧 노력해온 데다, 최근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유입되는 도서지방을 중심으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발견하면 치료가 되는 질환이므로, 정부도 조기 발견 및 치료 전략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 1위인 마비렛도 다시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비렛은 C형간염 8주 치료로 99%의 치료 효과를 보이며 관련 치료 시장을 석권한 약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완치율이 100%에 달하면서 국내 마비렛 매출은 2019년 400억원대를 기점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한국애브비로선 내년 새로운 환자들이 유입되면 마비렛 매출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도 최근 품목 정비를 마쳤다. C형간염 최신 치료제인 엡클루사에 전념하는 대신 기존 품목인 '하보니(레다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를 국내 공급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하보니는 DAA로 국내 2016년 들어왔지만, 범유전자형 DAA가 관련 시장을 독식하면서 처방액은 크게 줄었다. 대신 엡클루사가 C형간염 치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하보니를 대체하고 있다. 

실제 엡클루사는 지난 2022년 11월 급여 출시 이후 1년 만에 마비렛과 점유율 차이를 5% 이내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2023년 4분기 C형간염 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6.8%에서 45.1%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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