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진입 노리는 방사성 의약품 급성장

매년 10% 성장…2032년 방사성 의약품 시장 연 20조원 
표적 암세포에 방사선 동위원소로 사멸…부작용 최소화 강점   
노바티스·바이엘 등 물질 확보에 최소 20억달러씩 투자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1-14 05:55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방사성 의약품이 항암 치료 시장에서 유망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Radioisotope, RI)를 특정 항원이나 저분자와 연결한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Radioligand therapy, RLT)가 블록버스터 약물에 진입하는 등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다. 

이에 관련 글로벌 빅파마들도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포토폴리오 확보에 나서고 있다. 

13일 시장조사기관 클래리베이트에 따르면 방사성 의약품 시장은 매년 10% 성장해 2032년 136억7000만달러(한화 약 20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부작용이 꼽힌다. 표적이 되는 암세포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정확하게 전달해 선택적으로 방사선을 직접 조사하기 때문이다. 이에 암세포는 사멸시키면서도 주변세포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방사성 리간드 요법의 또 다른 장점은 리간드에 연결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변경해 치료 및 진단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방사성 치료제 선도 기업으로선 글로벌 빅파마인 노바티스와 바이엘이 꼽히고 있다. 이 두 기업은 최근 면 년 동안 방사성 의약품 개발 분야에서 ‘빅딜’을 단행해왔다. 

노바티스는 2017년 10월 프랑스 생명공학회사인 어드반스드 엑셀러레이터 애플리케이션(Advanced Accelerator Applications, AAA)을 총액 39억달러(한화 약 5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AAA가 보유한 '루타테라(루테튬 (177Lu) 옥소도트레오타이드)' 권리를 획득했다. 

루타테라는 위장관·췌장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로 전 세계 최초로 승인된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다.  

또 노바티스는 2018년 10월엔 총 21억달러(한화 약 3조1000억원)에 엔도사이트(Endocyte)를 인수하고, 전립선 특이적 막 항원 13(PSMA13)을 표적으로 하는 '플루빅토(루테튬(177Lu) 비피보타이드테트라세탄)' 권리를 확보했다.

플루빅토는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튬(177Lu)이 전립선암에 많이 발현되는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에 결합함으로써 전립선암 세포에 치료용 방사선을 전달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 약물은 작년 상반기에만 매출 약 6억5000만달러(한화 약 9600억원)를 기록, 방사성 의약품으로선 처음으로 블록버스터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독일 생명공학 기업인 바이엘도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 개발을 리딩하고 있다. 바이엘은 2013년 노르웨이 생명공학기업인 알제타 ASA(Algeta ASA)를 29억달러(한화 약 4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글로벌 첫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인 '조피고(라듐-223염화물)' 2013년 출시했다.  

또 회사는 2021년 6월 노리아 테라퓨틱스(Noria Therapeutics)와 자회사 PSMA Therapeutics를 인수하면서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표적 소분자 및 악티늄-225 기반 알파 표적 방사선 치료물질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아스트라제네카도 뛰어들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3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을 대상으로 하는 액티늄-225 기반 PSMA 표적 방사성의약품 FPI-2265를 퓨전 파마슈티칼(Fusion Pharmaceuticals)로부터 총 24억달러(한화 약 3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거래 한 번마다 최소 20억달러 이상의 거금을 투자하며, 치료물질 혹은 관련 노하우를 가진 기업 인수에 나서는 셈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방사성 의약품이 자리 잡기 위해선 여러 과제가 더욱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를 받는 격리 환자에게 적시에 방사성 물질을 전달해야 하는 공급 문제와 의료용 동위원소에 대한 품질 관리 등이 뒤따라야 된다는 것.

또 방사성 의약품의 큰 진전에도 불구하고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방사성 의약품 기반 진단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위양성 및 위음성 진단 방식을 모두 최적화해야 한다. 아울러 방사성의약품이 말기 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골수 손상, 구강 건조증, 신장 손상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방사성 의약품은 1951년 iodine-131(요오드 방사성 동위원소)이 방사성 의약품으로선 처음으로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으며 첫 등장했다. 하지만 개발 반세기가 넘으면서 외부 방사선원을 사용하는 방사선 요법(radiotherapy)에서 벗어나 특정 항원이나 저분자, 펩타이드 등에 링커를 통해 방사성동위원소를 부착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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