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CMC 전략 중요…핵심은 초기 설계·플랫폼 접근"

23일, 2025 바이오 규제 혁신 컨퍼런스서 CMC 전략 중요성 부각
최준영 에스티팜 전무 "QbD·플랫폼 전략이 품질·허가 경쟁력 좌우"
패널토론 "FDA 대응, 초기 설계와 리스크 관리가 관건" 한 목소리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4-24 05:58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BIO Regulatory Innovation Conference'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신약 개발 전략에 있어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 설계 초기부터의 접근과 플랫폼 기반 전략이 중요한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미국 FDA 인허가 절차에서 CMC 완성도가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R&D와 규제 대응 역량이 정교하게 맞물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23일 인천 송도 쉐라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2025 BIO Regulatory Innovation Conference'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집중 조명됐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미국을 포함한 주요 시장의 규제 대응 전략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실무 중심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왼쪽부터) 조창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연구관, 최준영 에스티팜 R&D 총괄 전무, 박준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 사진=최인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조창희 연구관은 '신약 개발 제품화 지원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기초연구 단계부터 사전상담을 통해 기업의 CMC 설계 방향성을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통합 상담 시스템을 정비 중"이라며 "2025년부터는 통합 플랫폼을 본격 가동해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혁신 기술 제품에 대한 '길잡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위험·고부가가치 품목에 대한 집중 지원도 확대한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관은 특히 "사전상담을 거친 제품의 45% 이상이 임상 혹은 허가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는 규제기관과 산업계 간 조기 소통이 시장 진입 가속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에스티팜 R&D 총괄 최준영 전무는 "CMC는 단순한 제조 파트가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허가, 시판 이후 변경 관리까지 전 과정을 포괄한다"며 "특히 QbD(Quality by Design) 원칙을 조기에 도입할 경우, 제품의 품질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허가 지연을 막는 핵심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 품질 속성(CQA)에 기반한 위험 기반 접근(Risk-Based Approach)을 통해 제조 공정을 설계하고, 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무는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플랫폼 기반 접근법'도 소개했다. 이는 특히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계열 등에서 유효한 전략으로 "여러 약물 후보군에 적용 가능한 표준화된 제조·분석 프레임워크를 활용함으로써 전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FDA 등 주요 규제기관은 플랫폼 기술 기반의 허가 전략에 대해 점차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동일한 기술 기반 위에서 파생 제품을 개발하면 비교용 임상 등 추가 절차 없이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규제 전문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준태 상임컨설턴트는 미국 시장 진출 시 CMC 전략의 단계별 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짚었다. 그는 "제조 공정이나 분석법은 개발 단계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신속한 임상 진입을 위해선 단계별 CMC 계획과 비교 가능성 확보 전략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제조·분석 포맷을 기반으로 다양한 약물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미국 FDA·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 대응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라며 "GMP 기준, CFR 210 등 법령과 규정 뿐 아니라, ICH·FDA 가이드라인의 해석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기업이 규제기관과 초기 단계부터 긴밀히 커뮤니케이션 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BIO Regulatory Innovation Conference'에서 참석자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CDMO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개발 역량 확대, 미국 FDA 인스펙션 준비 과정에서의 리스크 대응 전략, Fast Track이나 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지정 시의 CMC 전략 수립 방안 등 다양한 실전 과제들이 논의됐다. 특히 참석자들은 FDA 실사 시 잦은 변경 요청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허점 없는 문서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CMC 전략 수립 시점이 개발 후반이 아닌 초기 단계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현장에서 절감하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는 CMC와 허가 전략을 연결 짓는 구체적인 접근법을 공유해주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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