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그덕'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대로 괜찮을까?

중증도 상관없이 일괄적인 간호 인력배치 기준…"팀 간호체계 어렵다"

조운 기자 (good****@medi****.com)2017-06-13 06:01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정부의 주도하에 전국으로 확대돼 온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삐거덕거리고 있다.

최근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도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해온 A대학병원이 현장의 어려움으로 '사적 간병인'을 두고 있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관련 기사: 간병인 없는 간호간병통합병동에 사적 간병인이?>
 
문제는 이 같은 '사적 간병인' 문제가 비단 A대학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현행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어딘가 결함이 생긴 까닭일까?

간호간병통합병동에 가족이 입원한 경험이 있는 보호자 B씨는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 간병인대신 간호사가 환자를 봐준다는 서비스에 기대를 하고 간호간병통합병동에 가족을 입원시켰다. 하지만, 부족한 간호사 때문에 식사를 굶은 적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가족 입장에서 우리 가족만 1:1로 계속 봐줬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렇다고 해도, 거동도 어려운 환자를 바쁘다는 이유로 방치할 정도라면 무엇인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사적간병인을 고용한 경험이 있는 간호간병통합 병동 환자 C씨는 "바쁜 사람들한테 투정부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간병인을 부르게 됐다"며 "돈이 이중으로 든다고는 하지만, 일반 병동보다 쾌적하니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만을 토로하는 환자 또는 가족들의 공통점은 모두 '중증'이라는 점이었다.

실제로 간호간병통합 병동은 진료과목과 증증도와 관계없이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입원이 결정되고 있다.

따라서 간호간병통합병동에는 다양한 종류와 강도의 욕구를 가진 환자들이 대거 섞여있다.

이 중 거동이 어렵고, 식사 보조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한 명만 있어도 간호 인력은 해당 환자에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할 수밖에 없어, 그만큼 다른 환자에게 제공되는 간호·간병 서비스는 줄어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행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인력배치 기준은 중증도와는 상관없이, 제공기관의 종별에 따라 제공인력 배치 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1인당 환자 최대 7명, 간호조무사 1인당 최대 40명, 종합병원은 간호사 1인당 환자 최대 12명, 간호조무사 1인당 최대 40명, 병원은 간호사 1인당 환자 최대 16명, 간호조무사 1인당 최대 40명이 기준이다.

중증도가 높은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병실 1개 당 4인이 입원한다고 쳐도 간호사 혼자서 2개 입원실, 간호조무사 한 명당 10개 입원실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중증질환 환자가 5명 중 1명만 있다고 해도 동시다발적으로 식사가 이뤄지는 점심시간이 되면, 모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투입 돼 식사 보조를 해야 겨우 병동이 돌아갈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중증도에 따른 인력 배치를 고민하지 않다보니, 중증도가 높은 병원의 병동의 팀 간호체계는 사실상 '혼돈' 그 자체이다.

▲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토론회.
 
실제로 지난해 이뤄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국회 토론회에서 모 대학병원 간호사는 지나치게 모든 것을 간호사에 요구하는 환자들로 인해 고단한 업무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당시 해당 간호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 간호사의 업무는 전문적인 간호 행위"라면서, "배변, 식사보조는 물론, 잔심부름까지 ‘지시’하는 환자들로 간호사로서의 근로의욕이 자꾸만 사라진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근무 여건에 대한 고통은 비단 간호사뿐만이 아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자체가 팀 간호 체계로 운영되다 보니, 전문 간호와 관리의 업무를 하는 간호사 외에 환자의 '수발'을 드는 것은 바로 간호조무사다.

모 대학병원 간호조무사 D씨는 "쉴 틈 없이 이뤄지는 간호와 간병업무로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며 "남들은 대학병원 간호조무사라서 돈도 많이 받고 좋겠다고 하지만 3교대 근무 속에서 A부터 Z까지를 요구하는 환자 수발은 정말로 고역이다"라고 전했다.

시행 초기부터 간병인과 보호자 없이 모든 것을 병원에서 수행한다고 홍보해 온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시행 5년차를 맞이한 현재까지도 현장의 애로사항을 제대로 품지 못했다는 것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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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2017.07.27 15:13:42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경력이 없다고 취업이 안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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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2017.06.13 22:45:52

    정부들 하는짓이 그렇지뭐 누구머리통에서 나온 정책인지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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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2017.06.13 15:12:37

    간호사들 고생많이 하든데, 조무사는 병동에  없는가 보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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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2017.06.13 15:09:46

    간병인 고용 비용부담이 줄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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