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간병인화' 우려‥직역갈등에 해결 어렵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업무 분담 및 인력 구성, 현장 재조정 요청
간호사·간호조무사·간병지원인력 등 인원 조정에 갈등 요소

조운 기자 (good****@medi****.com)2018-09-21 12:01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확대로 현장 간호사들의 간병에 대한 부담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간호사의 '간병인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장의 애로가 많지만, 간병인의 역할을 할 간호조무사 및 간병지원인력에 대한 인력 충원이 직역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 인력 구성 재조정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과 함께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본래 환자와 보호자의 간병업무 및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부터 시작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와 간병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이름의 이미지와 함께 마치 전문 간호 인력이 간호와 간병을 모두 제공하는 제도라는 인식이 넓혀지게 됐다.

이에 도입 초기부터 전문 간호를 제공해야 할 간호사들에게 환자와 보호자들이 전문 간호의 영역이 아닌 간병의 영역까지 케어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이 문제로 제기됐다.<간호·간병 경계 모호‥현장 "간호 인력 업무 혼재">

이이 같은 간호사의 간병인화는 간호사의 자존감 하락 및 이직의 주요 요인으로도 작용하면서, 간호계 내부에서도 시정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보조인력 및 재활지원인력으로 구성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인력 분배 비율 및 의료기관 종별 제공 모델을 중증도에 따라 재조정함으로써, 각 직역 고유의 업무 범위 내에서 효율적으로 간호와 간병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처음 시행될 때부터 간호인력 간의 역할분담을 어떻게 하고, 그 역할분담 하에서 인력의 구성은 어떻게 돼야 할지는 상당한 논쟁거리였다.

제도 설계 초기 간호조무사가 제도에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일어났고, 요양보호사를 재활지원인력이라는 모호한 명칭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에 포함함으로써 해당 인력의 역할에 대한 직역 간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간호사의 간병인화에 대한 해결책 역시 직역 간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해결책은 모호한 상황이다.

모 의과대학 교수는 "현장의 간호사들은 전문 간호의 역할만 하고 싶어 한다. 수발을 들기 위해 4년제 대학을 나왔나 자괴감이 든다고 하지 않나. 그렇다면 그 역할을 대신할 간호조무사를 더 뽑으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또 간호계가 반대한다"고 꼬집었다.

병원계 관계자 역시 "직역 간 영역 다툼으로 이해관계가 대치되다 보니 문제를 슬기롭게 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무분담에 조금이라도 여유를 둔다면 상당 부분 쉽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인한 간호사들의 애로 사항은 도입 초기에 두드러졌던 문제"라고 일축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가 중심이 돼 환자에게 전문적인 간호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 본래의 취지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간호사와 보조인력 간 갈등 문제를 전체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확대 해석하는 것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하루빨리 정착되도록 하기 위해서도 경계해야 한다"면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보다 많은 병원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통합병동 근무 간호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관련 예산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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