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아빠 찬스' 등 의혹에 휩싸인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민주당 의원의 난타로 시작됐다.
각종 의혹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에 대한 질타와 함께 민주당 의원들은 '자진 사퇴' 압박을 가했다.
(사진 출처=전문기자협의회 풀기자단)
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개최됐다.
정호영 후보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저와 제 가족에 대해 제기된 논란들로 국민과 위원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안타깝고 또 송구스러운 마음이다"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호영 장관 후보에 대한 본 질의에 앞서 정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문제 삼으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관련한 서류, 아들의 병역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MRI 영상 자료와 같은 핵심 자료들을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법에 의거하여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요구해 자료 제출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후보자께서는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후보자 지명 후 해명 자료만 60건 안팎으로 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전무후무한 역대급 기록이다"라며 "국회의 증언 감정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청문회와 관련한 서류, 영상물 제출을 요구 받을 때는 군사, 외교, 대북 관련 사항을 제외하고서는 누구든 따라야 된다고 돼 있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오늘 오전까지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만약에 제출을 하지 않는다면 저희가 위원회 차원에서 고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역시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학 학생들 가운데 불합격자들에 대한 출신 학교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제대로 오지 않았으며, 아들의 편입관련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자료들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아빠 찬스가 뭐가 있는지 검증하겠다는데 왜 거부하시는 건지 2017년도 아들의 입학 원서를 오후 중으로 제출하지 않으시면 뭔가 숨기고 싶은 게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고 자료 제출을 거듭 요청하며, 자료 미제출은 국회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최혜영 의원, 김원이 의원과 정춘숙 의원 역시 정호영 장관 후보자 자녀의 '아빠 찬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경북대 편입학 관련 자료, 아들의 사회복무요원 기간 동안 병가와 관련한 진료확인서, 처방전 또는 의사의 소견서, 정 후보자의 세금 관련 자료가 불성실하게 제출된 점을 꼬집으며 자료 제출을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호영 후보자는 "저에게 868건의 자료가 요구됐고, 그중 782건의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했다. 90%가 넘게 제출했고 그중 43건은 빠른 시일 내에 곧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경북대병원 불합격자 자료는 학교의 업무이기 때문에 제가 이렇다, 저렇다 할 부분이 아니고, 학교에서 하실 부분이다. 2017년 입학 원서에 대해 못 낼 이유가 없다. 이것도 학교에 보관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의 진단서 등과 관련해서는 "성인이 된 아들의 사생활 문제로, 본인의 것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헤아려 달라"며 "다만, MRI 영상 등은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 돌아다니지 않도록 하는 것을 담보해 주신다면, 의료 전문가가 보실 수 있도록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이날 정호영 후보자는 논란이 일고 있는 아들의 MRI 영상 자료를 인사청문회 중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어진 본 질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자진 사퇴 압박이 이어졌다.
김성주 의원은 "후보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3명 중 2명이 후보자의 임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후보자가 활동하는 대구 시민들조차 58.7%가 후보자의 해명이 불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의료계에서도 후보자의 사퇴 목소리가 나온다"며 "오죽하면 국민의힘에서도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사퇴를 생각해 본 적 없느냐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후보자 지명 이유를 살펴보니, 경북대병원장 시절에 뛰어난 리더십을 보인 보건의료전문가로 돼 있다. 윤석열 당선인도 코로나 사태에서 대응을 잘했다는 것을 추천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그 당시 경북대병원의 코로나19 진료 실적으로 보면 대구 지역 최하위권이다. 드라이브스루 검사법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고 했는데, 경북대병원에서 한 것이냐, 칠곡경북대병원에서 한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또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이력을 보니 위암학회, 의료정보학회 외에는 주로 서울대병원 이사, 대구의료원 이사, 병원협회 이사 등 주로 병원 관련 경력이다. 이 정도면 병원협회장으로서 적합할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장관에 적합한 경험과 경력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호영 후보자는 "칠곡경북대병원은 경북대병원 산하 병원이다”라며 “우리 병원은 지난번에 중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했기 때문에 76명으로 나왔고, 생활치료센터를 통해 수천 명의 경중증 환자를 봐왔다. 그리고 국공립 기관의 무보수 비상임 이사를 역임한 것은 병원 행정 쪽에 역량을 키워왔다. 여러 경력을 바탕으로 코로나를 빨리 종식시키고, 우리 국민의 건강과 보건,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이 자리에 선 것이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강병원, 고영인 의원도 자진 사퇴 필요성을 제기했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장관 후보자 자리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고민정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고민정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데 그게 어떻게 도덕적 윤리적으로 맞다고 말씀하실 수 있느냐"며 "국민들께서 그 도덕적 잣대가 맞지 않다고 판단을 하신다면 그것을 받아들여야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병원 의원은 정호영 장관 임명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친분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며 졸속 검증 의혹을 제기했다.
고영인 의원은 "경북대병원의 인맥을 이용해서 두 자녀의 편입학을 기획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사전에 자녀 합격을 위한 장치를 마련한 기획 편입학이라고 본다"며 양심적으로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압박했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