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콜린 선별급여 지정에 관한 1심 판결에 대해

최미연 제약회사 사내변호사

메디파나 기자2022-10-24 06:04

지난 7월, 콜린 알포세레이트 성분 약제(이하 '콜린 성분 약제')에 대한 선별급여 지정에 관한 소송이 제기된지 2년만에 서울행정법원에서 1심 판결이 선고되었고, 다음 달인 11월에는 다른 제약사 그룹의 원고들이 제기한 소송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 사건은 급여대상 약제가 급여적정성 재평가를 통해 선별급여로 전환된 최초의 사례였다. 따라서 재평가와 선별급여 지정이 적법하게 법령에 근거해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본 원고에서는 이 중 법리적으로 가장 문제되었던 선별급여 지정의 근거법령에 대한 쟁점을 다루고자 한다.

피고 보건복지부는 2020년 5월 건강보험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공고를 할 당시 근거법령을 요양급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이하 '요양급여기준') 제13조 제4항 제9호로 제시하고, 같은 해 8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를 통해 일부 효능·효과 및 질환에 따른 본인부담률 변경에 대한 내용을 신설하였다. 소송에서 원고인 제약사들은 콜린 성분 약제를 선별급여로 지정한 행위가 법적 근거가 없고, 나아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콜린 성분 약제에 대한 선별급여 지정 고시의 근거 규정이 요양급여기준 제13조 제4항 제9호(심평원장이 경제성 또는 요양급여의 적정성이 없거나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한 약제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조정을 요청하는 경우)가 아니어서 이 규정과 관련된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고, 근거법령은 선별급여에 관한 규정들이므로 역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① 요양급여기준 제13조 제4항(직권조정 규정)은 이미 고시된 약제에 대해 적용되는 규정이고, 이번 사건처럼 선별급여 지정행위에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라는 점, ② 요양급여기준상 선별급여 관련 규정들은 제11조의2(약제의 요양급여의 결정 절차 규정)를 준용하지 않아 직권조정 규정과 구분된다는 점, ③ 선별급여의 경우는 ‘선별급여 지정 및 실시 등에 관한 기준’에서 별도로 지정 절차를 두고 있는 점을 들었다.

선별급여는 비급여 의약품을 급여로 편입하기 위해, 또는 이미 선별급여 대상인 의약품의 급여를 조정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는 사실은 이번 판결에도 명확히 나타나 있다. 따라서 만약 이미 급여 대상인 콜린 성분 약제를 직권조정 규정에 근거한 재평가를 통해 형식적으로 비급여로 전환하는 결정을 한 이후 다시 선별급여 대상으로 지정한 것이라면, 일부 절차상의 문제점이 있었더라도 결과적으로 보면 근거법령의 부존재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는 급여 대상 약제를 비급여로 전환하였다가 선별급여 대상으로 지정한 경우에 해당해 적법하다는 등의 구체적인 판단이 없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 논리에 대한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다만 급여 대상 약제를 직권조정을 통해 비급여로 전환하는 것이 원칙이나, 일시에 비급여로 전환할 경우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현장혼란방지 등 사회적 요구도를 고려해서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정도로만 선별급여 대상으로 지정한 것으로 보고 판결을 내렸다고 선해하여 이해할 여지는 있다.

물론 콜린 성분 약제에 대한 선별급여 지정을 급여 대상 약제의 비급여 전환 및 선별급여 지정으로 선해하여 이해하더라도, 절차적으로는 관련 법령을 모두 준수하지 못한 잘못이 존재하게 되기 때문에 여전히 법적 문제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2심 법원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법리적으로 보다 면밀한 판단을 하여, 재평가 및 선별급여 지정에 대한 법적 해석과 그 기준을 명확히 정립해 줄 필요성이 있다.


|기고| 최미연 제약회사 사내변호사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 대학원 행정법 석사 수료
-뉴욕 주UN 대한민국 대표부 인턴십 수료
-前 보건복지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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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작성시간 : 2022-10-2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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