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 유일 '파업 7일차' 고대의료원…노조 1000명 집결

13일 개시 노조 총파업 참가 이후 유지…노사 간 입장차 여전
평소 한산한 로비는 동선 막히기도…노조, 질서 유지 속 파업
업무량과 노동강도 '불만' 비율, 전국 평균 대비 15.8%p 높아
노조 "고대의료원 10년 성장 불구 직원 임금은 제자리 수준"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7-19 12:05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고대안암병원에서 노조 파업이 7일째 이어지고 있다. 고대의료원은 서울 지역에서 노조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는 19일 오전 11시 고대안암병원 로비에서 재단본부까지 행진하는 총파업대회를 진행했다. 고대의료원 총파업대회는 13일 시작 이후 이날로 7일째를 맞이했으나, 현재까지도 노사 간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이날 병원 로비에는 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산병원 등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에서 각각 파업 중인 조합원 1000여명이 집결했다.

평소 한산하기만 했던 병원 로비는 인원이 대거 몰리면서 때때로 동선조차 막힐 만큼 북적였다. 총파업대회가 예정된 11시를 한참 지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파업 출석체크를 위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였다.

노조는 대규모 인원이 집결한 상황에서도 질서를 유지하고 방문객 동선을 최대한 지키면서 파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사람에게 투자하라!', '파업투쟁 승리하자!'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병원측 답변을 촉구했다.
노조 고대의료원지부는 ▲환자 안전을 위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각 부서 인력 기준 마련과 중증질환에 맞는 숙련도 확보를 위한 적정인력 배치 ▲각 병원 증축과 리모델링, 코로나19에 합당한 대우와 전년도 의료원 이익에 맞는 적정소득분배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고대의료원 직접고용 비정규직 비율은 2011년 16.25%에서 지난해 22.46%로 증가했고 비정규직 수는 1700명을 기록했다. 기간제 일반직은 정규직 대비 86.2% 임금을 받고 있다.

보건의료노조가 진행한 '2023 보건의료노동자 정기실태조사'에서 업무량과 노동강도에 대한 '불만' 이하 응답률은 75.6%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과 비교할 때 15.8%p(포인트) 높다.
고대의료원지부는 "고대의료원 인력 문제는 너무나 심각하다. 매년 건물이 증축되고 병상이 증가하면서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했을 뿐, 이외 시설을 관리 감독하거나 환자를 직접 보지 않는 부서는 항상 인력이 부족하다"며 "환자 이송부서, 영양팀 등은 비정규직 비율이 정규직 대비 2배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원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고 계약직으로 채용해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 타 사립대병원은 정규직 대비 직접고용 비정규직 임금이 100% 수준이고, 대부분 10% 이하로 고용하고 있다. 유독 고대의료원만 처우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대의료원 규모가 ▲과천과 남양주 병원 확장 ▲안암병원 융복합 의료센터 신축 ▲구로병원 미래관 신축 ▲안산병원 미래의학관 공사 등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음에도 인력 규모와 직원 임금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노조는 "고대의료원은 지난 10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고 있지만, 직원 임금인상률은 10년 평균 2.72%에 그쳤다"며 "지난해 1590억원 경상이익을 기록한 고대의료원은 직원 노고에 합당한 임금인상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파업 7일차에 접어들었으나 의료원은 여전히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힘들다는 얘기만 반복하며 노사 양측간 이견을 좁히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불성실한 교섭으로 장기 파업을 유도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파업을 마무리하고 더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로 다시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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