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비대면진료'로 채운 복지부 국감…치료제·제네릭도 관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12일 두 번째 복지부·질병청 국감 재개
11일 의대정원 확대 이어 12일 비대면진료 질의 잇따라
진료예약 독점, 개인정보 수집, 과잉의료, 불법처방 등 우려
면역항암제·마도파 도입, 제네릭 약가보전 등 정부 관심 촉구

이정수 기자/조후현 기자2023-10-13 06:09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사진=메디파나뉴스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조후현 기자] 12일 두 번째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해 상당한 국회 관심이 확인됐다. 이 중 일부 의원은 비대면진료 중 현행법 위반에 대한 엄정 대처를 요구했다. 또 11일에 이어 의대정원 확대, 필수의료 강화대책 등 의료계 주요 현안은 계속됐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관련해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와 파킨슨병 치료제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제네릭의약품 등 국내 의약품 약가 보전이 필요하다는 정책 주문 등도 있었다.
(왼쪽부터 무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신현영, 남인순 의원,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메디파나뉴스
◆ 비대면진료 문제·우려 집중포화…공공 플랫폼 필요성 제기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선 비대면진료가 단연 화두로 떠올랐다. 야당은 개인의료정보 보호 문제부터 플랫폼 영리화, 의약품 오남용, 처방전 위변조 등 문제를 집중 조명하며 공공 플랫폼 필요성을 제기했다.

먼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원 진료 예약 앱 '똑닥' 유료화 사례를 통해 플랫폼 영리화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유료화로 인해 환자가 선택의 여지없이 결제하고 있다. 일부 병의원이 똑닥을 통해서만 진료 예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영향력을 키운 뒤 독과점 형태로 환자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시각이다.

한정애 의원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다른 방식으로 병원 예약이 가능해야 하는데, 똑닥을 통해서만 예약을 받는다는 병원이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결제한다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며 "건강보험은 이 플랫폼만을 통해서 운영하고 있지 않다. 환자를 골라서 받는다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익창출에 실패에 수년간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도 투자를 받아 서비스를 이어왔다는 점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똑닥이 동의 후 수집하는 개인정보에는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사전 문진 정보, 진료비, 처방전, 검진결과 등 의료정보가 포함돼 있다. 개인의료정보 수집과 축적이 또 다른 부가가치 가능성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정애 의원은 "소아부터 시작해 축적된 의료정보가 모인다는 얘기다. 왜 돈이 안 되는데 사업을 유지하려고 하겠나"라며 "편리성을 앞에 내세우고 뒤에 수집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꼼꼼히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같은 당 신현영 의원도 똑닥 유료화로 인해 유료 사용자와 일반 사용자, 미사용자 사이에 건강 접근성과 형평성 차별이 발생했다는 점을 되짚었다.

신현영 의원은 "놀이공원도 돈을 더 많이 내면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패스를 판매하는데, 진료에서도 상업적 악용 사례를 배제할 수 없는 국민적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인정보 보호와 앱을 통하지 않으면 예약 접수가 안 되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해 현행 의료법 내 방안을 최대한 강구해 부작용을 금지할 것"이라며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법적인 부분을 확실히 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도 국회에서 적극 검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현영 의원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기간 원칙을 벗어난 부작용 사례도 공개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소아과 비대면진료는 휴일 야간 의학적 상담만 가능하도록 설정했지만, 1500건이 초진을 통해 상담만이 아닌 처방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얘기하면서 의료과잉을 억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비대면 진료는 대책 없이 애매하게 무한정 풀어주면서 과잉의료와 의료쇼핑을 부추기는 모순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의약계도 참고인으로 참석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부작용을 지적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요청으로 출석한 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은 "시범사업 기간 모니터링단을 만들어 세 차례 설문조사한 결과 시범사업 지침에는 아랑곳없다는 식으로 초진 환자에 대한 플랫폼 중개와 처방, 약 배송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특정 의료인을 추천하거나 알선하고 진료비를 식당 메뉴판처럼 나열해 유인하는 행위가 만연했고, 계도기간 종료 후에도 위법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이은 질타에 조 장관은 답답함을 표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비대면진료 보완을 검토하는 것은 건수가 떨어져서도, 앱 업체 육성을 위해서도 아니다"라며 "의료계와 합의된 5가지 원칙을 통해 시범사업을 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부분은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 플랫폼을 포함해 종합적 방안을 법제화하는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라며 "민간 앱 자체를 법률로 금지하지 못한다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제한과 제재를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 요청으로 참고인 출석한 장지호 닥터나우 이사도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장 이사는 "우려에 대해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극적인 소수 사례를 기반으로 비대면진료가 전면 재검토되거나 논의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 자문단 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많이 듣고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언급했다.

의대정원 확대 발표 시기에 대한 추측도 재차 언급됐다. 의대정원이 다음주에 발표된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면서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짜뉴스라고 보면 되나. 확대 규모 관련한 어제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고 질의했다.

조 장관은 막바지 단계라는 점은 밝혔으나, 정확한 시기는 말을 아꼈다.

조 장관은 "의견 수렴을 마지막 단계까지 가고 있다"며 "믿어주시고 기다려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왼쪽부터 무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 사진=메디파나뉴스
◆ 중증희귀질환 국가 지원, 제네릭·디지털의료기기 주목

이날도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국회 관심은 계속됐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문제 질의에 나섰다.

최재형 의원은 최근 3년간 전체 진료비 중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인용하면서 "진료비 중 일정 비율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향성 목표를 갖고 비중을 늘려나가야 한다"며 "희귀난치성 암 환자에게 마지막 희망이라 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갖고 경제성보다는 국민 건강·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급여화를 추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조 장관은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은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 진료비 비중이 10%도 안되는 데, 점차 확대해나겠다"며 "해당 내용은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반영해서 발표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마도파'에 대한 정부 관심도 요구됐다. 이날 국회에는 증인으로 중증 파킨슨병 환자가 참석해 치료 현실을 증언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올해부터 마도파를 처방받지 못하고 있다. 제조사인 로슈가 수익성을 이유로 국내 공급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파킨슨 환자는 약에 대한 반응이 매우 민감해 오리지널약 공급이 중요하다. 급한 대로 해외에서 공급받을 수 있지만, 운송료가 50만원을 넘는다. 해당 의약품에 관세와 부과세를 면제하는 등 방법을 찾아달라"며 "장애등급 판정도 문제다. 약을 먹고 몸 상태가 좋아지면 판정을 하게 되는데, 파킨슨병 환자는 예측할 수 없는 약효 소진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 일부 질환처럼 별도 판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마도파는 오리지널과 복제약에 대한 환자 체감 효능이 너무 달라서 마도파가 필요해 로슈 쪽과 접촉을 해본 적이 있지만 어려웠다"며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에서 뭔가 특단의 해법을 찾고 가야된다.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네릭 약가와 디지털 의료기기 상용화 등에 대해서도 다뤄졌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약가가 낮아지면 생산이 줄어들고 품귀현상으로 이어진다. 품귀현상으로 아이들에게 약을 쓰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해외에서는 아이에게 필요한 해열제나 소화제에 대해 약가를 인상해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검토를 해봐야겠다고 하는 것은 늦은 대처다.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현행 사용량 약가 연동제에도 문제가 있다. 일본, 프랑스, 호주 등에서는 신약에 대해서만 사용량 약가 연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제네릭에 대해서도 하고 있다"며 "제네릭은 약가가 낮은데 거기다가 더 낮추면 이익이 되겠나. 그러면 우리나라 개량신약이 제네릭을 죽이게 된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의약품은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비급여로 곧장 출시가 가능하지만, 디지털 의료기기는 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신의료기술 평가를 또다시 거쳐야 한다"며 "두 제품 특성 상 의약품과 디지털 의료기기에 이렇게 차등을 둘 이유가 없다. 동일하게 취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조후현 기자

기사작성시간 : 2023-10-1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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