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PA간호사 혼선에도…장기전-체계화 기대갖는 정부

복지부, 민간서 공공·군병원 수술·진료 전원 현황 자료 취합
취합 초기 이유로 공개 보류…공공 전공의 사직률도 비공개
PA간호사 불법업무 논란엔 "법적 보호방안 '연구' 중" 그쳐
박민수 차관 "비상체계 정상 작동…체계 장기화 노력할 것"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2-23 06:09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진료대책을 발표하면서 장기전과 체계화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일부 지표에선 불안정한 상황이 드러나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전일(21일)부터 전국 각 지자체에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수술·진료 환자 전원 현황을 점검·분석하기 위한 자료를 취합하고 있다.

해당 자료에는 수련병원 등 민간병원에서 국군병원이나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 전원된 수술·진료 사례와 수치 등이 담겨 있다.

앞서 정부는 총 97개 공공보건의료기관과 12개 국군병원을 활용해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비상진료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 복지부 입장이다. 이제 막 자료가 취합되기 시작한 만큼, 분석 통계 수치가 안정화되기 위해선 시일이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는 향후 공공기관 병상가동률 추이 등이 도출되면 브리핑을 통해 공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공유 일정은 없는 상태다. 해당 자료가 공개될 때까지는 수술·진료 전원이 충분히,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복지부는 공공의료기관 소속 전공의 중 사직서 제출 현황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 공공의료기관에서도 전공의 사직서 제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의료공백이 우려되고 있다고 보도됐지만, 복지부는 '공공의료기관 소속 전공의는 871명이다. 이들 사직서 제출 현황은 공개하지 않으며, 제공이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PA간호사 업무도 이번 집단행동 이후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대한간호협회는 23일 오전에 '현장 간호사 업무가중 관련 기자회견'을 통한 정책 고발을 예고했다.

실질적으로 당장 조치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복지부는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대처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와 관련해 "PA간호사는 불분명한 업무 영역이 있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법의 보호를 받아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게 할 것인지에 대해 시행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것은 내부 정리가 되면 필요할 때 말씀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더불어 현장점검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복지부는 내부 직원을 활용해 50여개 수련병원에서 현장점검을 집행하고 있다. 다만 수련병원 측에서 부담을 드러내고 있는데다 일부 병원에서는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복지부가 전반적인 현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정부는 장기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비상진료대책을 의료전달체계에 적용하는 방안까지도 고려 중이다.

박민수 2차관은 "2~3주보다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비상진료체계 대응이 유지가 되도록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과 지원을 (동원)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런 부분들이 잘 정착된다고 한다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이번 비상진료대책을 통해 수행하게 되는 각종 제도와 수가 지원 등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가 제도화될 수 있도록 많이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상진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막 전환하는 시기이기에 아마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총 인원은 충분하지만 세부 과목별로는 인원이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런 사례들이 일부 있을 수는 있겠으나, 제가 특이사항은 보고받은 바가 없기 때문에 전환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사안이 1년 이상도 갈 수 있다'는 박단 대전협 회장 발언에 대해선 "1년 이상 가면 안 된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 최대한 중증 환자에 맞는 진료체계로 재구축해서 효율적으로 이뤄진다고 판단되면 아예 신속하게 제도화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1년이 아니라 영구히 그렇게 갈 수도 있다"며 "지속 가능하게 버틸 수 있는 의료체계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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