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이오플로우가 미국 인슐린 펌프 제조사 인슐렛(Insulet Corporation)과 영업기밀 침해 소송에서 승기를 잡았단 의견이 제시됐다.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시장에 있어 사실상 인슐렛 독점이 끝났다는 의미로, 메드트로닉과 인수합병(M&A)도 재개될 것이라 예측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매도 펀드 블루오카 캐피털(Blue Orca Capital)은 이같이 제시하며, 이오플로우는 '매수(Long)'를 인슐렛은 '매도(Short)' 의견을 밝혔다.
그 이유로 블루오카 캐피털은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결을 들었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7일 인슐렛이 신청한 독점권 보호 예비 금지명령을 기각하면서 이오플로우 손을 들어줬다.
이오플로우가 예비 금지명령을 받을 만큼의 영업기밀 침해 사실을 입증할 책임을 인슐렛 측이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블루오카 캐피털은 "항소법원 결정은 인슐렛이 독점권, 업계 선도기업 위치를 즉시 상실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오플로우는 2021년 국내 최초로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상용화를 이뤄냈다. 인슐린을 지속해서 전달할 수 있는 웨어러블 인슐린 패치형 펌프 '이오패치'가 그것.
이오패치는 아시아와 유럽에 출시된 데 이어 2022년부턴 전 세계 당뇨 핵심 시장인 미국 출시 준비에 나섰다.
이에 미국 메드트로닉은 이오패치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지난해 5월 총 7억3800만달러(한화 약 9710억원)에 이오플로우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오플로우는 지난해 10월 인슐렛이 제기한 해외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에 휘말리면서 미국 판매가 중단됐다.
인슐렛이 자사 '옴니팟(Omnipod)' 펌프 특허 부품을 이오플로우가 도용했다고 미국 매사추세츠 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하면서 법원이 이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것. 그러면서 이오플로우는 메드트로닉과 무르익어 갔던 인수합병 논의도 무산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항소법원 결정으로 인해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시장에서 큰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 봤다.
블루오카 캐피털은 "이오플로우가 인슐렛과 직접 경쟁하고, 메드트로닉 또는 다른 잠재적 인수기업과 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메드트로닉은 메사추세츠 지방법원의 판매 금지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이오플로우와 지속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블루오카 캐피털은 "이오플로우 주가는 가처분 전 거래가인 약 2만3700원을 회복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어 "이미 이오플로우 발행주식의 10% 이상을 소유한 김재진 CEO는 최근 개인 주식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면서 "지난달 말 이오플로우 주식 50만달러 이상을 현금 구매한 것도 이와 같은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망에 이오플로우 주가는 최근 큰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5230원으로 전일종가 대비 15.84% 상승한데 이어 17일에는 1만2290원까지 상승했다. 법원 결정 전(7일) 주가와 비교하면 무려 172.2%나 상승했다.
한편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란 몸에 붙이는 패치 형태의 체외용 인슐린주입기를 말한다. 피하지방이 많은 신체 부위에 부착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인슐린 주입선이 없어 활동에 제약이 없다.
또 펌프 본체 버튼을 이용하지 않고 별도의 컨트롤러(ADM)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인슐린 주입을 조절할 수 있어 시간과 공간에도 구애를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에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인슐린 펌프 시장 기준으로는 약 15%를 차지한다. 하지만 향후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시장은 매년 20% 이상 빠른 속도로 성장해 기존 인슐림 펌프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 한 기업은 인슐렛과 이오플로우 단 두 곳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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