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2024년도 상반기 경영실적 분석 시리즈] ③매출원가비율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업체 상당수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원가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메디파나뉴스가 76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2024년도 상반기 연결·개별 재무제표 기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업체는 42곳, 줄어든 업체는 34곳이었다. 매출원가 부담이 커진 업체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많았다.
매출원가비율이 늘어난 업체 수가 비교적 많았지만, 업계 전체 매출원가비율은 제자리를 유지했다. 76개 업체 총 매출원가는 9조6891억원으로 총 매출액 17조1286억원 대비 56.5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총 매출액과 총 매출원가가 각각 15조3578억원, 8조6917억원으로, 이에 따른 매출원가비율이 56.59%였던 것보다 0.03%p(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매출원가비율은 제자리를 유지했더라도,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올해 상반기에 7조4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6662억원보다 7733억원 늘어났다. 이는 업계가 그만큼 외형적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메디파나뉴스가 그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원가비율은 지난 수년간 55~60% 사이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50% 미만을 유지했었으나, 여러 약가인하 제도와 원료 가격 상승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2010년대 이후에는 55% 이상에 머물러 있다.
업체별로 가장 낮은 매출원가비율을 나타낸 업체는 8.34%를 기록한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전년 동기 9.66% 대비 1.32%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 자리 수 매출원가비율을 나타낸 업체는 SK바이오팜이 유일하다. 범위를 '20% 이하'로 확대해도 마찬가지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1378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2480억원을 기록하면서 급성장 중에 있다. 급성장 중인 상황에서 10%보다 낮은 매출원가비율은 업계에서도 지극히 드문 이례적 성과다.
SK바이오팜 다음으로는 휴젤과 파마리서치가 각각 24.24%, 29.65%를 기록하면서 뒤를 이었다. 이어 삼아제약, 위더스제약, 하나제약, 서울제약, 팜젠사이언스, 진양제약, 안국약품, 동구바이오제약 등이 선두권에 들었다. 매출원가비율이 40% 이하인 업체 수는 SK바이오팜을 포함해 총 11곳이다.
업체 대다수는 40~70% 사이에 몰렸다. 매출원가비율이 50% 이하인 업체 수는 총 27곳이었고, 50%를 초과하는 업체 수는 49곳이었다. 제약·바이오 업계 내 상당수는 매출원가가 매출 절반을 상회했다.
가장 업체 수가 많은 구간은 50~60%였고, 그 다음이 60~70% 구간이었다. 70%를 초과하는 업체 수는 11곳이었다.
매출원가비율이 가장 높은 업체는 91.09%를 기록한 화일약품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9.97%보다도 더 높아진 수치다. 매출원가비율이 90% 이상인 경우는 화일약품이 유일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32.3%p), 종근당바이오(-15.9%p) 등은 매출원가비율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낮추며 두각을 드러냈다.
매출 상위권 업체 중에서는 한미약품, 대웅제약이 각각 44.59%, 47.98%로 비교적 낮은 매출원가비율을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동아에스티 등도 매출원가비율 50% 이하인 27개 기업 중 하나에 진입했다.
매출 상위권 업체 중 광동제약, GC녹십자, 유한양행, 한독 등은 비교적 높은 매출원가비율을 나타냈다. 특히 광동제약은 매출원가비율이 올해 상반기 81.23%로, 전년 동기 79.49% 대비 1.74% 늘어났다.
한편, 원료의약품 중심 기업, 필수의약품인 수액제 비중이 높은 기업, 원료수급이 까다로운 혈액제제 혹은 백신 등에 주력하는 기업, 타 제약사 상품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 등은 매출원가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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