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폐렴구균 예방, PCV15 임상 이점 커 가이드라인 개정"

[인터뷰]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 
혈청형 3·22F·33F서 우월한 PCV15, 국내 감염 예방 기여할 것 
고령자·면역저하자·만성질환자는 폐렴구균백신 꼭 접종해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9-02 11:56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지난 5월 대한감염학회는 2024년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을 개정·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성인 폐렴구균 백신 접종 대상자에서 기존 13가 단백결합백신(PCV13)보다 15가 단백결합백신(PCV15) 접종을 우선적으로 권고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침습적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혈청형 3번에 대한 우수한 면역원성과 새로운 혈청형 추가 등에 따른 PCV15의 추가적인 예방 혜택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을 주도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사진>를 만나 국내 성인에서 폐렴구균성 질환 및 예방 현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송준영 교수는 2017년부터 고대구로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송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지난 5월 대한감염학회 성인 폐렴구균 백신 가이드라인이 변경됐다. 어떤 배경으로 업데이트됐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 국내에도 새로운 백신이 도입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이드라인을 변경하게 됐다.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 설명하려면 우선 '폐렴구균'과 '폐렴구균 백신'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폐렴구균은 그람양성 쌍구균인데, 다당질 캡슐이 가장 중요한 병독성 인자로 캡슐이 병독성을 100배 이상 증가시킨다. 그 중에서도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을 유발하는 주요한 일부 혈청형을 가지고 백신이 개발됐다.

폐렴구균 백신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처음 도입됐을 때, 질병 예방과 질병 부담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풍선효과도 나타나게 됐다. 3~4년 이상 꾸준히 백신이 접종되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에 의한 질환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혈청형 22F와 33F이다. 국내에서는 4~5%이긴 하지만 미국 및 유럽 등에서는 주요한 원인 혈청형으로 지목되면서 국내에서도 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문제는 22F와 33F가 특징적으로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존 백신이 포함하고 있는 모든 혈청형에 대해 효과적이고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면 좋겠지만, 일부 혈청형에서는 면역 반응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어 왔다. 대표적인 것이 혈청형 3이다. 혈청형 3은 침습성 폐렴구균감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획득 세균성 폐렴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혈청형이다. 

혈청형 3은 국내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전체의 13.8%, 기존 백신(PCV13) 혈청형 중에서는 43%를 차지한다. 지속적으로 백신이 접종됐음에도 해당 혈청형에 의한 질병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기존 백신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간접적인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고려했을 때 박스뉴반스가 국내 폐렴구균 감염병을 예방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게 됐다. 물론 이후 여러 가지 폐렴구균 백신들이 도입 되겠지만, 현재 가장 효과적인 백신이 우선 사용된다면 임상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개정을 서두르게 됐다.

Q. 나라별로 또는 지역별로 유행하는 폐렴구균 혈청형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지역에 따른 기후의 영향일 수도 있고 인종의 영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주요한 이유는 각 국가에서 NIP에 포함하고 있는 백신의 종류나 접종률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다.

실제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는 백신이 도입되기 전부터 유행했던 혈청형이 여전히 주요 원인 혈청형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과 같이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에서는 혈청형 대치현상이 진행되면서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에 의한 질병 발생 비중이 증가하게 됐다. 어떤 백신을 접종했느냐도 중요한데, 소아가 주요 전파원이기 때문에 소아 NIP 백신 종류(10가 또는 13가 백신)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Q. 폐렴구균 백신을 꼭 접종해야 하는 이유와 특히 접종해야 하는 고위험군은. 

- HIV 감염인처럼 면역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면역저하자들이나 당뇨, 간경변, 만성 심부전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에서 폐렴구균 감염병이 많이 발생한다. 만성질환은 완치가 없다. 그래서 많은 의료진들이 "만성질환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잘 지내야 한다"고 표현하곤 한다. 

즉, 만성질환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서 마치 가족이나 친구처럼 계속 친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폐렴구균 감염병이나 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급성 감염병은 친한 친구가 아니다. 불청객이다. 

그 자체로 폐렴을 일으키거나 호흡부전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기존 친구(만성질환)랑 잘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끼어들어 문제를 일으키고 사이가 안 좋아지게 만든다. 즉, 급성 감염병이 만성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급성 감염병에 대해 내공을 키워야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백신 접종인 것이다. 백신 접종을 통해, 감염병에 대한 내공을 키워두면 노출되더라도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환자들에게도 이런 측면에서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또한 폐렴구균이나 인플루엔자 감염의 문제는 사망 위험이 높다. 다른 급성 감염병은 초과사망의 위험이 3개월 이내에 현저히 감소한다. 코로나 같은 경우에도 3개월 이상 지나면 그로 인한 초과 사망률은 기저치 수준으로 감소하지만, 폐렴구균 폐렴이나 인플루엔자는 감염 후 1년째까지도 초과사망의 위험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된다. 

즉, 급성 폐렴이나 호흡부전으로 인한 초과 사망과 함께 기저질환의 악화, 심부전, 부정맥 등의 합병증 또는 후유증을 유발하면서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백신접종을 통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Q. 일반적으로 폐렴구균 백신은 영∙유아에서 많이 접종한다. 성인에서도 꼭 접종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 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폐렴구균감염의 질병부담 역시 양극단 연령층에서 높게 나타난다. 젊은 연령층도 감염 되지만 중증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은 양극단 연령층에서 매우 높다. 

5세 미만 소아와 65세 이상 고령층이 고위험군인 것이다. 폐렴구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 환자는 대부분 65세이상 고령자다. 

영∙유아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의 목적은 집단면역을 형성해 지역사회의 유행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성인 특히, 고령에서는 연령, 만성 질환 유무 등 개인적인 위험도를 고려해 개별 백신접종이 중요하다.
Q. 그렇다면 어떤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성인에서 폐렴구균 감염병 위험이 높은가?

- 당뇨, 간경변, 만성 신부전,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질환들을 가진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최소 2~4배, 최대 9배 이상 폐렴구균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고, 사망 위험도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다. 

국내 50세 이상 성인의 20~30%는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65세 이상이 되면 50% 정도가 만성질환을 갖게 된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20~30%는 두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복합적으로 앓게 되는데 만성 질환의 개수에 비례해 폐렴구균 감염 발병의 위험이 증가한다. 

만성질환을 3개 이상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감염의 위험이나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이 면역저하자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성인이라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통한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

Q. 현재 성인의 경우에는 65세 이상에서 PPSV23만 NIP에 도입돼 있다. PCV15나 PCV13도 NIP 도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의견은?

-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역시 성인 NIP 도입이 필요한 백신 중 하나다. 현재 NIP에 포함된 PPSV23이 침습성 폐렴구균감염 및 중증감염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폐렴과 관련한 예방효과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단백접합백신의 NIP 도입 필요성은 지속 제기되고 있다.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비용 효과적이라는 데이터도 확보돼 있다. 다만, 국가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여러 백신들 중에서 어떤 백신을 우선적으로 도입할지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위원회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PPSV23 접종만으로 폐렴구균 감염병의 예방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다가 단백접합백신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Q. 폐렴구균 질환 예방을 위해 강조하고 싶은 말은?

- 코로나19 유행을 거지면서 폐렴구균 감염병의 발생이 감소하긴 했다. 다른 호흡기 감염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생활화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나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병원체의 입자 크기가 작아서 전파가 용이하다. 집락된 균이 전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19 판데믹 이전 상황처럼 유행이 재확산 됐다. 

반면 폐렴구균 감염병은 비인두에 집락된 균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비말전파를 통해서 순차적으로 고위험군에 전파돼 감염을 일으킨다. 때문에 점진적으로 3-4년에 걸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질병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진의 접종 권고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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