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사들로부터 100건에 가까운 유상증자 소식이 들려왔다. 이들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유상증자를 진행, 투자를 통한 재원을 확보하며 회사 운영자금 및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이 중에서도 1000억원을 넘는 유상증자는 9건을 기록했다.
27일 메디파나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사회결의일 기준 올해 73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총 99건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규모는 총 3조1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주주로부터 조달한 최대 규모 유상증자인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조원대 유상증자와 비슷한 금액이다.
올해 제약바이오기업 유상증자에서 가장 금액이 큰 것은 리가켐바이오로 나타났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1월 오리온을 대상으로 4698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와 더불어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 최대주주 김용주 대표(120만주)와 박세진 수석부사장(20만주)이 보유한 구주 140만주를 787억원에 매입하며, 총 5485억원에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3%를 취득,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것은 지난 20일 차바이오텍이 결의한 총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였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기명식 보통주 2314만8150주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주당 모집가액은 1만800원으로, 총 25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총 1000억원을 2027년까지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주요 파이프라인 R&D에 890억원, R&D 인건비로 110억을 사용한다. 아울러 차바이오텍은 차헬스케어 출자 자금 900억원을 포함,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1100억원을 사용하며,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는 각각 2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9월 Polish Company Limited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총 117만5647주의 신주가 발행됐으며,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에스테텍 사업 강화 및 신사업 발굴에 사용할 계획이다.
4위는 보령이 11월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실시한 17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였다. 보령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제약사업 강화를 위한 공장 및 설비 증설 ▲전략적 필수 의약품 확보, 공급, 유통 사업 확장 ▲장기적인 국가 및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투자에 쓰인다.
그 뒤를 잇는 것은 SK플라즈마가 지난 11월 결정한 153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다. SK플라즈마는 한앤코20호 유한회사와 한국투자아이비케이씨혁신성장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대상으로 기타주식 신주 425만1주를 발행하며, 그중 383만3334주는 한앤코20호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41만6667주는 한국투자아이비케이씨혁신성장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전환가액은 1주당 3만6000원이다.
SK플라즈마는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 1530억원 중 36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117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1000억원 이상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 곳은 ▲롯데바이오로직스 ▲에이비엘바이오 ▲펩트론 ▲신라젠 등이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150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모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80%, 2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유상증자 참여로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1200억원과 300억원을 투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7월 KDB산업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하나금융그룹,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을 대상으로 14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들 기관을 대상으로 상환 의무가 없는 전환우선주(CPS) 577만8196주를 발행했으며,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2만4229원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이중항체 ADC를 포함한 차세대 ADC (Antibody Drug Conjugate)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펩트론은 지난 8월 총 138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 11월 청약을 마쳤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중 65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5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시설자금 650억원 중 cGMP급 공장신설에 사용하는 금액은 205억원이며, 나머지 445억원은 GMP급 공장 건설과 함께 약효지속성의약품의 임상 및 연구개발, 양산을 대비한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신라젠은 지난 6월 1032억원 규모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발행 신주는 3450만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 1억286만7125주의 33.5%에 해당한다. 신라젠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사용한다는 계획으로, 880억원은 '펙사벡'을 비롯한 'BAL0891, SJ-600' 시리즈 등 기존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또한 151억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 기관에 대응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미국 자회사 신라젠바이오테라퓨틱스에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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