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다양한 환자군에서 위고비 사용 시 심혈관계 보호 효과가 체중 감소만이 아니라, 체중 감소 전부터 일관되게 나타났다. 그 외 혈당, 혈압 등 다른 인자들도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비만 치료를 넘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 비만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21일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이 개최한 '세마글루티드 기반 GLP-1 수용체 작용제의 비만 치료에서의 임상적 가치를 공유하는 전문지 대상 미디어 세션' 중 '체중 감량을 넘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혜택을 보여준 세마글루티드 2.4mg'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며, 특히 비만은 그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195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만 관련 사망의 약 3분의 2가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최근 노보 노디스크가 기존 심혈관계 질환 병력이 있는 비만 환자 약 1만7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임상시험 'SELECT 연구'에서 세마클루티드 2.4mg은 45세 이상 성인 환자 중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고 BMI가 27kg/m² 이상인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평균 39.8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세마글루티드 2.4mg 투여군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은 위약군 대비 20% 유의하게 감소했다(Hazard Ratio(HR) 0.80, 95% CI 0.72-0.90, p<0.001)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SELECT 연구 결과는 비만의 치료 목표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체중 감소에 의한 효과는 당연히 있겠지만, 심혈관계 보호 효과가 체중이 감소되기 전부터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환자군에서 효과가 일관됐는지 확인했을 때도 일관된 예후 개선 효과를 보였다"며 "다만, 해당 연구가 심혈관계 원인에 의한 사망을 줄여주는 경향성을 보였지만 통계적인 유기성을 만족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SELECT 연구가 2023년 11월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표 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로부터 '비만·당뇨병 치료제로 각광받던 약재가 이제는 심장내과 의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적응증을 만족하는 환자에게 꼭 써야하는 약재가 됐다'는 반응과 함께 큰 관심을 받았다"며 위고비가 단순한 비만 약재가 아닌 만성 질환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약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디어 세션에서는 다양한 질문이 이어지며 위고비의 임상적 가치에 대한 관심을 가늠케 했다.
윤종찬 교수는 'SELECT 임상에서 확안된 세마글루티드 2.4mg의 비만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효과가 약물의 어떠한 기전과 연관성이 있나'는 질문에 "세마글루티드가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 감소에서 영향을 미치는 기전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심혈관계 공통적인 병리 기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마글루티드 2.4mg 장기 사용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 및 아시안 및 한국인에 대한 안정성 데이터 유무'를 묻는 질문에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가 "4년에 걸친 SELECT 임상을 통해 안정성이 입증됐고 그 외 한국인을 비롯해 동양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STEP 6 및 STEP 11 연구에서도 특별한 안전성 이슈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한 세마글루티드 2.4mg가 출시된 지 두 달이 지난 상황에서 임상 현장에서 환자 치료 변화 여부 및 현재까지 사용 경험을 묻는 질문에 임 교수는 "울렁거림, 구토 증상은 나타났지만 모든 환자들은 대부분 지속적 투약 의향을 보였다"며 "현재 관찰된 바로는 평균 5kg 체중 감소를 보였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윤 교수는 "주변에서 임상 연구에 등록됐던 환자들이나 해외에서 처방한 경험들을 봤을 때 용량을 정확하게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세마글루티드 2.4mg의 오남용 문제'에 대해서는 두 교수 모두 "장점도 있지만 부작용의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다. 투약 기준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대면 처방 현상이 증가하면서 오남용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오남용을 근절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의학부 임주옥 헤드는 "위고비는 보건의료 전문가가 처방을 하셔야 되는 전문 의약품으로 보건의료 전문가의 관리 감독 하에 올바른 요법 역량으로 사용돼야 한다"면서 "회사는 보건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방문이나 학회 등을 통해 올바른 정보 전달 교육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 및 콜센터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의약품의 부적절한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 엄격하고 광범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의약품안전관리원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향후 위고비가 비만 치료제가 아닌 심혈관계 치료제로서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 위고비는 BMI 27 이상이면서 확진된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그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한 것으로, 조건에 해당하는 환자에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는 있지만 현재 질환 BMI 기준 없이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게 사용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SELECT 연구에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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