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 예술인? 아닌 '의료인'…미래가 주목한 '메디컬아트'

[기획 전·학·시] 대한메디컬아티스트학회 류준선 회장
의료 시각화로 원활한 정보 전달 목표…제약‧의료기기 산업계 등 수요 꾸준히 증가
"정확한 정보 전달 중요한 만큼 의사 및 의료인 관심 필요…교육 인프라도 확대돼야"

박선혜 기자 (your****@medi****.com)2022-01-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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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의학 전문도서, 잡지, 병원 속 카탈로그, 수술 설명서, 3D 인체모형, 심지어는 약물‧의료기기 제품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예술이 있다.

의료의 시각화(visualization), 이를 창작으로 승화시켜 의학적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매개체 '메디컬 아트'이다. 

메디컬 아트는 시각적 흥미를 중요로 하는 최근 트렌드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의료산업 전반까지 확대되는 추세이다. 특히 '의학'을 위주로 한 예술인 만큼 의학지식이 높은 의료인들의 새로운 직업으로서도 주목 받고 있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대한메디컬아티스트학회 류준선 회장(국립암센터 갑상선두경부외과 전문의)을 만나 메디컬아트 분야 동향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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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메디컬아티스트학회, 어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일까?

의학 분야에서만 연간 백만 편 이상의 새로운 논문이 출판될 정도로 쏟아지는 정보 홍수 속에서 저자가 자신의 연구성과를 가장 이해하기 쉽고 경쟁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시각화'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메디컬 아트'는 이렇게 복잡한 의학 등 생명과학 관련 정보들을 시각화 하는 창작의 한 분야로서 교육, 출판, 발표 등 의사소통에 쓰이게 된다.

류 회장은 "이전과는 달리 최신의 의학, 건강 정보들은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필요한 정보가 돼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에서 보시듯이 2D 해부학, 수술 일러스트 등 '메디컬일러스트레이션' 이 주였지만 이제는 데이터시각화, 3D나 애니메이션, VR등 여러 테크놀로지를 결합시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늘어났기에 '메디컬아트'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뒤늦은 감이 있지만 2018년 당시 메디컬일러스트레이터로 선구역할을 하고 있던 윤관현, 장동수 선생님과 학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뜻을 모아 2019년 1월에 창립학술대회를 국립암센터에서 개최 하면서 정식 출범했으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학회 회원은 약 300여명 정도로 이중 약 30% 정도는 의료인, 70%는 예술 쪽 전문가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는 "과학과 예술 양쪽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모두 있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라며 "의료인은 메디컬아트의 창작활동에서 주체가 되기도 하지만 클라이언트 혹은 멘토로서 협업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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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매년 종합학술대회를 개최해 의료인과 아티스트 간 만남의 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1월 15일 4번째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제는 '경계를 넘어서-메디컬아트의 도전과 기회'로 메디컬아트의 글로벌 시대의 확장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의학과 예술이라는 언어 안에서 여러 장르의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 융화 되는 것 또한 표현했다.

학술대회헤서는 회원 작품과 새로운 기법 등을 발표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회, 구연, 심포지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고 심포지움에서는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호주의 Levent Efe, 미국의 Paul Kim, 일본의 Tokco 등 세분의 해외연자를 초청해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가질 계획이다. 

류 회장은 "학술대회를 통해 의료인과 아티스트들 간의 만남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연구자나 의사가 직접 시각화 작업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 이들을 위해 그래픽툴 워크샵을 개최하고, 캄바페어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헬스서 떠오르는 산업되다…프리랜서로의 지평 넓혀

그에 따르면 메디컬 아트는 한 마디로 잘 팔리는, 즉 수요가 많고 전망이 좋기 때문에 창업, 혼자 작업하는 프리랜싱도 가능한 분야이다. 또 향후 외국처럼 팀을 구성해서 외주형태의 작업을 하는 회사들도 생겨날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흐름이 코로나19로 인해 더 앞당겨 질 것으로 예상됐다. 

류 회장은 "갑작스런 비대면 학술모임의 증가, 온라인 방송 이나 강좌,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등이 유행하면서 메디컬아트는 의학분야에서 경쟁력있는 컨텐츠의 전달과 저작권이라는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AR, VR, 애니메이션, 3D시장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연구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온라인 경쟁이 심해지면서 각 논문출판사에서도 소셜미디어나 웹에 홍보하기 위한 중심삽화 (central illustration), 그래픽초록 (graphical abstract, visual abstract)을 연구자에게 요구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조만간 논문을 내기 위해 연구자가 직접 그림도 그려야 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학회는 창작활동을 통해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지니스를 한다는 오해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서 학회와 산업계와의 직접적 교류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 다만 비즈니스 연결은 회원들의 개인적인 의지이자 역량으로 두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실제 취업 형태로 혹은 사업을 열어 활발히 활동하는 회원들이 많아진 추세이다.

류 회장은 "학회 입장에서는 메디컬아트의 학술적인 연구와 보급 발전, 저작권보호, 회원 상호간의 친목 도모 등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학계쪽과는 기회가 닿는 대로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바이오헬스 혁신 공유대학 프로그램 등에서도 우리 학회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달했다.
 

홍익대학교 바이오헬스 혁신공유대학 사업단,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한메디컬아티스트 학회와 업무협약(MOU) 체결.PNG

<사진 설명 = 홍익대학교 바이오헬스 혁신공유대학 사업단,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한메디컬아티스트 학회와 업무협약 체결 >

 
◆메디컬일러스트 발전, 결국은 '교육' 인프라 확장 관건


이러한 미래 산업이자 의료인의 또 다른 직업 루트인 '메디컬일러스트'의 발전을 위해 교육 인프라가 넓어져야 한다는 것이 학회 입장이다.

현재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 의과대학에 메디컬일러스트레이션 교육시스템을 갖춰 많은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7년전 인천가톨릭대학에서 바이오메디컬아트 전공과정이 개설된 것이 처음이다.

또한 학회 측은 연구성과 발표에 있어 실제 수요자인 의사 및 의료인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의료인들이야 말로 메디컬아티스트학회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 생각한다"며 "메디컬 아트는 가장 중요한 것이 정확도인 만큼 의학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내용을 알고 중요한 것을 짚어낼 수 있는 연구자나 의료진이 직접 그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표현했다.

덧붙여 회원들에게는 "메디컬 아트는 컨텐츠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리 아름다운 작품이라도 정보 전달이라는 본질이 가장 우선시 된다. 그리고 의료나 예술 어느 한 분야의 전유물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겸허한 자세로 서로의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며 협업할 때 진정한 의미의 융합과 의미있는 훌륭한 창작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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