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자생력 기초로 옛 영광 찾을 토대 마련할 것"

[인터뷰] 영진약품 이기수 대표이사
성과주의·유연한 조직문화·오픈 이노베이션 강조…흑자전환 위해 '자사제품' 비중 확대 계획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2-06-03 06:00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영진약품은 지난 3월 24일 이기수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기수 대표는 영진약품 국제사업부장과 종근당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낸 바 있으며, 오는 2025년 정기주주총회 때까지 3년간 영진약품의 대표이사로 근무하게 된다.

영진약품은 과거 국내 제약사 중 매출 상위 그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지게 됐고, 특히 최근에는 영업이익이 적자에 빠지며 침체기가 길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시기에 영진약품을 이끌게 된 이기수 대표는 영진약품의 저력을 끌어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창립 70주년 맞은 영진약품, '국내외 아우르는 회사' 목표

지난 3월 이기수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성과주의와 유연한 조직문화, 오픈 이노베이션 세 가지 화두를 던졌다. 

먼저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기 위해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선의의 경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으로, 성과를 내면 그만큼 회사에서 지원을 하고 그렇지 못한 직원은 교육 등을 통해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조직문화가 아닌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중하고, 수평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으로,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서로 화합하면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경우 아직 파트너를 물색 중인 단계로, 영진약품의 약점을 보완하고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파트너와 손을 잡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창줄하겠다는 것.

이기수 대표는 "영진약품은 과거 1990년대 초반까지 업계 탑10 안에 있던 회사였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서 흐름을 잘못 읽다 보니 오늘까지 오게 됐다"면서 "회사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보는 등 힘든 상황에 처해있지만,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고 귀환하게 됐다. 어떻게 흑자로 돌려세워 나아갈지 여러가지를 연구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우리 영진약품이 창립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대한민국 로컬 제약사 중에 70년 이상 된 회사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총력을 기울여서 국내외를 아우르는 그런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직 깨지며 매출 손실로 연결' 진단…성과 따른 조직개편 진행

영진약품에 돌아온 이기수 대표는 회사의 현 상황에 대해 '조직'이라는 관점에서 문제점을 찾았다. 조직에 구심점이 없어 뭉칠 수 있는 힘이 떨어졌고, 그러다보니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국내 사업은 물론 해외사업에서도 성장동력이 떨어진 상태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직개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특히 앞서 언급했던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기수 대표는 "성과주의의 배경에는 연공서열 타파 등도 내포가 돼있다"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무조건 연공서열에 의해 진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에 따라 승진연한이 되도 능력이 안되면 승진할 수 없고, 연한이 안되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승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실장 본부장급에서는 조직개편을 완료했고, 그 아래 팀별, 본부별로 인선을 마쳤다. 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젊은 직원이 성과가 있어 실장도 하는 등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누가 열심히 하겠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나 안하는 사람이 똑같이 대우를 받으면 동기부여가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점에서는 조직의 슬림화도 추진 중이다. 여러 가지로 나뉜 조직을 합쳐 더 효율적인 조직을 꾸리겠다는 방침으로, 이를 위해 현재 조직을 분석하는 중이다.

이 대표는 "인원에 있어 구조조정은 아직 없다. 더 들여다보고 결정할 것"이라면서 "일단은 영업조직을 활성화해야 한다.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는 영업조직을 활성화해 매출이 많이 나오고, 자사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을 많이 남길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흑자전환 위한 키워드 '자사제품'·'해외사업 강화'

이기수 대표는 영업이익의 흑자전환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자사제품 확대와 해외사업 강화를 제시했다.

영업이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매출 확대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는 제품의 판매에 주력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따라서 더 높은 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사제품의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영진약품의 자사제품 중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품목으로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인 '파이브로(성분명 피르페니돈)'와 척추관 협착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오파스트(성분명 리마프로스트)'를 꼽았다. 이를 중점적으로 성장시킴으로써 자사제품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장 규모가 큰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기 위해 제품을 선별 중으로, 심혈관계 품목 중에서 영진약품의 특색에 맞는 품목을 선택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사업에 있어서는 당장 원료의약품의 해외 수출을 추진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CMO로 나아갈 계획도 함께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까지도 영역을 확장하려는 계획으로, 숙취해소제나 위장 보호 관련 제품으로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기존 품목 중 생산성이 떨어지는 품목의 경우 일부 구조조정까지 단행하겠다는 계획으로, 연 1~2배치 정도 생산하는 데 그치는 품목들은 원가율이 떨어지는 만큼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 사업에 있어 과거에는 국내 제약사 중 1~2위를 다툴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면서 "현재는 약해진 부분을 재건해 옛 영광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사들은 원료부터 시작해서 제제까지 한 회사에서 하기를 원하는 회사들이 많다. 원료는 다른 회사에서 공급받아 생산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책임을 전가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예전부터 원료와 제제 모두 경험이 있다보니 노하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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