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다이이찌산쿄는 어떻게 글로벌 항암 리더 회사가 됐나

2020년대 글로벌 ADC 항암 개발 열풍 이끄는 다이이찌산쿄 
회사 통합 때부터 ADC 전담팀 구축해 9년만 결실 
G-PAD 통한 연구 아이디어 회사 R&D로 즉각 실행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4-03 11:57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상용화로 글로벌 항암 리더 기업으로 거듭난 다이이찌산쿄. 

2020년대 항암신약 개발 역사는 엔허투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이이찌산쿄는 글로벌 ADC 개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엔허투의 확장세는 매섭다. HER2 양성 진행성 유방암에서 DESTINY-Breast03 연구 등을 통해 위약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 67% 감소를 입증하며, 지난해 연매출 5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순환기계 신약 개발 회사로 이름을 떨친 다이이찌산쿄가 어떻게 단숨에 글로벌 항암 리더 회사로 탈바꿈했을까. 

자율적인 R&D 의사결정 구조와 실패해도 '한 번 더'를 독려하는 다이이찌산쿄만의 '장인정신(Craftspersonship)' 문화가 이를 뒷받침했다.  

다이이찌·산쿄, 두 회사 고유기술 '시너지'  
 
다이이찌산쿄는 125년이 넘는 신약 개발 역사를 자랑한다. 다이이찌산쿄는 과거 곰팡이 균주 유래 소화효소제(Taka-Diastase) 개발 및 항생제 등에서 주로 신약을 만들었다. 그러다 2010년대부턴 순환기계 약물 개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비판막성심방세동 및 혈전색전증과 같은 심혈관질환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 이를 바탕으로 대표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s) '릭시아나' 등을 출시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회사는 일찌감치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 2007년 4월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와 산쿄의 경영 통합을 기점으로, 서로 보유한 기술을 적극 활용해 더 큰 '한 방'을 노렸다.  
 
당시 산쿄는 '항체(단일클론항체, mAb)' 연구 기술을 갖고 있었고, 다이이찌는 항암제 '페이로드(Payload)'와 '링커(Linker)' 기술을 보유해왔다. 

암세포 표면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페이로드)을 붙이는(링커) 방식인 ADC 작용기전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는 모두 갖춰진 셈이었다. 
경영 통합 이후 두 회사는 항체 및 페이로드 연구를 지속 유지했다. 이후 2010년에는 ADC 연구팀(ADC Working Team)을 조직해 본격적인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강력한 페이로드인 Topoisomerase I 억제제와 결합 가능한 항체 기반 ADC 플랫폼 데룩스테칸(deruxtecan, DXd)-ADC가 완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다이이찌산쿄는 DXd-ADC 플랫폼이 적용된 첫 ADC 항암제 전임상 연구를 시작, 2015년 첫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이후 2019년에는 마침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ADC인 엔허투 승인을 받았다. ADC 연구팀 발족 9년 만이다.

이어 회사는 최근 5년 간 FDA로부터 엔허투와 항TROP2 ADC 항암제 '다트로웨이(Dato-DXd)'를 통해 6개 적응증에서 신규 승인을 받았다. 또 DXd-ADC 플랫폼과 관련한 신약 등록 임상에서도 모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패해도 괜찮아…장인정신만 있다면  

이러한 혁신 배경엔 다이이찌산쿄만의 연구자 중심 문화가 핵심으로 자리한다.

다이이찌산쿄의 R&D 관련 의사결정은 모두 'G-PAD(Global Portfolio and Asset Decision Committee)'라는 의결기구를 통해 이뤄진다. 각국 연구자들이 자율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G-PAD에 연구를 제안하면, 2단계의 의사결정 과정만을 거쳐 연구 승인이 이뤄진다.
한국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고형문 이사.
한국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고형문 이사는 최근 간담회에서 "일반적으로 다른 글로벌 회사들의 R&D 의사결정이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에 반해 다이이찌산쿄는 조금 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연구 환경이 보장된다"며 "연구자들은 자율적으로 본인들의 아이디어를 글로벌에 제안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그 과정에서 실패한 후보 물질이라도 여러 가지 재탐색을 할 수 있고, 또는 변형해서 새로운 후보 물질로 개량하는 '장인정신(Craftspersonship)'을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사는 DXd ADC 파이프라인이 보다 빠르게 보다 다양한 환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Expand and Extend(확장 및 연장)' 전략을 채택 중이라 했다. 

확장(Expand) 전략은 유방암과 폐암에서 DXd-ADC 치료법을 확립하고, 이후 더 초기 단계의 치료와 다른 암 유형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또 연장(Extend) 전략을 통해 DXd-ADC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병용요법, 제형 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다트로웨이(Dato-DXd)'간 병용을 통한 생존율 향상이나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엔허투 피하주사(SC)제형 변경이 그 대표적이다.    

또 고 이사는 "DXd-ADC 치료 이후 환자들을 위한 차세대/신개념 ADC 및 신규 모달리티(Modality)도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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