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표류 중‥달빛어린이병원, 이유가 있다?

전국 30곳 목표서 17곳 불과, 홍보도 안돼 종합병원 응급실 과밀화현상 여전
"자연스런 시장 경제 질서 무시하고 인위적 숫자 확대 탓"

조운 기자 (good****@medi****.com)2018-01-16 11:3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정부의 의지와 국민적 호응 속에 확대될 것으로 보였던 달빛어린이병원이 4년째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5년 말까지 달빛어린이병원을 30곳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2015년 13개, 2016년 11개, 2017년 19개소로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개소가 최근 사업을 포기해 현재 17개소가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의료계는 시장 경제 질서로 돌아가는 의료 생태계를 무시한 정책이 결국 '정책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 초기 달빛어린이병원은 365일 밤 12시까지 진료하는 소아 경증 환자의 야간 응급실인을 운영함으로써,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높은 기대를 받아 보건복지부 역시 강한 확대 의지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실시한 해당 정책은 대한 소아청소년과 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 등의 반발로 사업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이 갈등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청과의사회에 시정조치 명령 및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했고, 최근에는 복지부로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법정공방을 벌였으나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의료계와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현장과의 협조 없이 외연 확대에만 나서면서 달빛어린이병원은 결국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달빛어린이병원 개수가 답보상태에 있는 것은 물론, 달빛어린이병원이 목표로 했던 야간 진료 기능도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올 초부터 유행중인 독감문제가 바로 그것. 독감으로 휴일 또는 야간에 고열을 시달리는 소아 경증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 한정된 달빛어린이병원으로는 역부족이기에 대형병원의 경증환자 응급실 과밀화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에 소청과 의사회가 "야간진료 활성화 사업은 의료 소비자의 '필요 이상의 과도한 욕구'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없이 무조건적으로 공급을 맞춰야 한다는 포퓰리즘에 편승하여 추진되고 있으며, 그 결과, 의료공급자인 동네 소아청소년과 전체의 판도를 뒤흔드는 기형적인 제도이다"라고 주장한 내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반응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야간에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소아 응급환자를 위해 정부가 새로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해 실시할 때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라고 생각했다"며, "전국 각지의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모든 지역에 이 같은 어린이병원을 세울 수는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장 경제 흐름에 따라 지역 내부에서 야간진료 및 휴일진료를 실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방향이다"라고 지적했다.

모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이 부족해서 과밀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결코 아닌데, 정부는 단순히 응급실 숫자를 늘릴 생각만 한다. 현재 있는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소아응급환자도 흐름을 조절하는 장치만 있다면 현재 자원으로도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지역의 달빛어린이병원을 잘 모르고 있고, 모든 지역에 달빛어린이병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여전히 국민들은 손쉬운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시장 질서에 따라 자연스럽게 야간진료를 보는 의원들이 늘어나도록 해야 할 것이고, 정부는 다만 이를 보상해주고, 환자들로 하여금 이들 병·의원을 실시간으로 안내할 수 있도록 환자흐름을 조절해 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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