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전국민이 '코로나 블루'‥ 정신건강 대책은?

일반 국민, 코로나 환자, 의료진 대상 설문조사에서 모두 정신건강 '악화'
政, 뒤늦게 코로나 우울 대책‥안심버스·비대면 정신건강 도입 노력 '더뎌'

조운 기자 (good****@medi****.com)2021-01-20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1년. 코로나19 환자는 물론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진, 나아가 일상을 빼앗겨 버린 국민 모두 '코로나 블루(Corona Blue)'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계속해서 후순위로 밀리는 가운데, 오늘(20일)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 딱 1년 되는 날, 정부의 국민 정신건강 돌봄을 위한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살펴본다.
 

마스크가 일상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적 모임 등이 제한되는 삶 속에서 일반 국민들은 물론 코로나19를 경험한 환자들, 코로나19와 맞서는 의료진 모두 정신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실시한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우울 위험군은 20.0%, 자살생각률은 13.4%로 평시 시행된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의 각각 약 6배와 약 3배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차례에 걸쳐 한국리서치와 함께 수행한 이번 조사에서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코로나19 1년 동안 우리 국민들의 불안, 우울, 자살생각 등 주요 정신건강 지표가 크게 악화돼, 기존의 건강한 사람도 마음 건강 회복을 위한 심리상담, 치유 프로그램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2020년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며, 장기화되는 코로나19에서 정신건강에 대한 관리 문제가 의제로 등장하고 있다.

일상이 사라진 상황에서 국민들의 스트레스와 우울 문제도 심각하지만, 코로나19를 경험하고 완치된 환자들의 정신 건강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손지훈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1저자 강은교·이선영 교수)의 대구 인근 생활치료센터 입소 코로나19 환자 107명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연구 결과, 입소 첫 주에 중등도 이상의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24.3%에 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우울증으로 진단받기 직전 단계인 중등도 수준이 17.8%, 고도의 우울 증상을 보여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수준이 6.5%였고, 전체 연구 대상자 중 중등도 이상의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는 14.9%,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의심할 수 있는 환자는 5.6%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스트레스 역시 심각했다.

지난해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실시한 '재난대응인력 소진관리 프로그램' 조사에서 응답자 319명 중 49.5%인 158명이 자살위험성을 보였으며, 우울증상을 겪은 비율도 41.2%로 132명에 달했다.

이에 국가트라우마센터는 의료진을 위한 전문적인 '심리치료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사실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은 일찍부터 제기된 문제였으나, 코로나19 자체에 대한 대응에 허덕이는 동안 후순위로 밀려버린 것이 사실.

이에 정부도 지난 18일  중앙부처와 시도가 '제4차 코로나 우울 관계부처·시도 협의체'를 통해 코로나 우울 극복을 위한 2021년 추진계획을 논의하고 심리방역 강화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건강한 정신건강 환경 조성을 위해 대상자 특성을 고려한 심리상담,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마음의 어려움을 겪는 분을 조기 발굴하여 전문상담, 회복지원 등 맞춤형 심리지원을 약속했다.

또 전국 5개 트라우마센터를 거점으로 심리지원을 위한 찾아가는 '안심버스'를 2020년 1대에서 2021년 13대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안심버스는 정신과전문의와 정신건강전문요원이 재난현장을 찾아다니며 마음안정, 심리평가, 심리상담을 실시하고, 평상시에는 읍면동 주민센터 또는 노인복지관 등 심리취약계층 이용시설 등에 찾아가서 마음건강 교육 및 심리상담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전 국민이 고르게 심리방역을 통해 코로나 우울로부터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안은 묘연해 보인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건강 관리에도 비대면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특히 미국 뉴욕주의 경우 비대면 원격 정신건강 진료(Telemental Health)를 법제화해 이를 전면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뉴욕주지사 및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사태에 따라 다양한 규정 완화를 통해 이용자나 제공자나 지리적 제한 없이 어디서나 전화 또는 스마트폰으로 약물 처방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건강서비스를 중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정신건강 상담에 비대면 진료를 적용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비대면 방식의 건강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가 높아짐에 따라 ㈜웰트와 정신건강 관련 디지털치료제의 국내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도입단계에 불과하다.

그나마 세종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2021년부터 시민의 마음건강을 위해 카카오톡 상담채널 '마음낙낙(Mind Knock Knock)'을 운영해 일대일 상담에 대한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사례관리, 치료연계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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