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약사 실태조사 결과 "임금 및 승진기회 등 처우 개선 필요"

한국산업약사회, 최초 '산업약사 직무현황 실태조사' 실시 
이상원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 '제1회 대한민국 산업약사대회'서 실태조사 결과 발표
산업약사, 정서적 직무 만족도 높아…'제품 및 품질관리' 분야 약사 역할 요구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6-03 05:52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산업약사들이 정서적인 직무만족도는 높았으나, 승진기회 및 임금수준에 대한 만족도는 낮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상원 성균관대 약학대학 교수는 1일 서울 코엑스(COEX) 그랜드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된 '제1회 대한민국 산업약사대회' 1부 행사에서 한국산업약사회 의뢰를 받아 실시한 '산업약사 직무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산업약사는 의약품 개발을 비롯해 안전성 관리에 이르기까지 제약산업 전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실태조사가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었다. 

이에 한국산업약사회는 산업약사 역할 확대 및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처음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개인 산업약사 대상으로는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대상으로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도움을 받아 서면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개인 설문조사는 315명이, 업체 대상으로는 22개 업체가 조사에 응답했다. 

이상원 교수 등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산업약사는 2022년도 약사면허 신고자 기준 4559명으로, 그 중 의약품 제조 및 수입업 분야에 근무하는 약사들은 약 3135명, 의약품 도매상 근무약사는 1424명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을 살펴보면 남녀 성비는 각각 154명(48.9%), 161명(51.1%)로 비율이 절반 정도였고, 연령대는 30~39세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소속 기업 유형으로는 국내 제약사에 소속된 이들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다국적 제약사, 의약품 유통사, 기타 벤처 및 CRO 등 순이었다.

성별로 종사하는 기업은 차이가 크게 나타났는데, 남성은 83.1%가 국내 제약사 소속이었으며, 여성은 56.5%가 국내 제약사, 24.2%가 다국적 제약사 소속으로 다국적 제약사에 여성 약사들이 더 많이 포진하고 있다는 특성을 보였다. 

응답자들의 최종 학력은 연령이 높을수록 석·박사의 비중이 증가했고, 근무위치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직무분야별 분포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인원이 제조·품질관리 분야(135명)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며, 다음으로는 사업개발·제품개발·기획(30명)에 종사하는 인원이 많았다. 그 뒤는 연구개발(화학·합성·제제·약리독성 등), 허가규제, 의학정보, 약물감시, 임상개발, 마케팅, 유통, 약가·마켓엑세스, 기타(경영관리·법률자문·특허·벤처투자), 영업 순이었으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응답자들의 현 직장 근속기간은 평균 5.9년, 산업계 내 전체 근무 기간은 평균 14.1년으로 타나났으며, 응답자 중 64.4%는 산업계 내 이직 경험이 있었다. 

직무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 평점 3.77점으로 다른 업종의 직무만족도에 비해 낮은 수치는 아니었다. 

만족도가 높은 항목은 '동료관계'(4.11), '직업 안정성'(4.11)으로 80%가 넘는 인원이 '만족'으로 응답했다. '능력활용'(4.08), '도덕적 가치'(4.04)도 4점이 넘어 정서적인 부분에서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만족도를 기록한 항목은 '임금수준'(3.29)과 '승진기회'(3.23), '사내정책 실행방식'(3.37)이었다. 

이상원 교수는 "만족도가 낮은 항목의 경우 기업 내에서 여러 가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만족도는 각 문항뿐만 아니라 성별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승진기회'에서, 소속기업 규모에 따라서는 '업무 다양성'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직무분야별 약사 역할 요구도 조사에서는 '제품 및 품질관리'에 대한 역할 요구가 가장 높았으며, '약물 감시', '허가규제', '의학정보', '제품개발·기획', '임상개발' 분야 순으로 나타났다. 

약사 인력 공급 충분성에 대한 질문에는 5점 만점 기준, 대부분이 2.5점에 미달하는 상황으로, 약사 인력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산업약사 역할 관련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제약공장에서 일하는 약사 비율이 적음 ▲잦은 이직으로 약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 퍼져 주어지는 역할 감소 ▲업무량이나 책임에 비해 보상수준이 낮아 산업계로 약사 인력을 유인 및 유지하기 어려움 ▲산업약사 업무와 관련된 학부 교육과정 부족 ▲네트워킹 및 체계적인 교육 기회 부족 ▲약사 역할이 드러나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함 ▲고용된 입장이어서 약사의 책임 업무에 대한 독립적 수행 어려움 ▲약사사회 내부에서 산업약사 관심 및 인식 부족 등이 꼽혔다. 

이에 대해 응답자들은 산업약사 역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약사 비전 제시 ▲분야별 전문 교육 및 네트워킹 제공 필요 ▲산업에서 약사 직무의 중요성 인식 제고 ▲약사 인력 유치, 유지를 위한 처우 개선 ▲약대에서부터 산업 관련 교육 확대, 인식 제고 노력 ▲산업에 초점을 둔 약대 교육과정 개발 등을 요구했다.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아쉽게도 22개 기업 밖에 응답하지 않아, 응답 결과가 전체를 대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개인 조사와 유사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응답 업체에서 고용된 약사(임원, 직원)는 모두 359명이었으며, 그중 임원급은 53명 정도였다. 

응답한 기업이 생각하는 약사 역할 요구도는 '제품 및 품질 관리' 분야가 가장 높은 요구도를 나타냈고, 이후 약물감시, 제품개발/기획, 연구개발, 임상개발 순으로 개인 실태조사 결과와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인력공급 충분성 측면에서도 모두 2.5 이하의 낮은 수치로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기업이 약사 인력 충원 및 유지를 위해 시행하는 인센티브 정책으로는 수당이 가장 많았으며, 직급/승진 인센티브, 호봉가산 준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장기근속 시 가족여행 지원, 법인 차량 지원, 대학원 등록금 지원, 숙소제공 등의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는 응답이 있었다. 

응답업체 95%는 약사 인력의 충원(채용)과 운영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변했다. 이유로는 ▲공장의 경우 지방 근무로 약사 채용이 상당히 어려움 ▲이직과 퇴사가 빈번함 ▲완제의약품 회사에 비해 원료의약품 회사에 대한 관심이 적음 ▲외국어 실력을 겸비한 약사 채용 어려움 ▲바이오 벤처에서 산업약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가치를 잘 이해하지 못함 ▲제조품질 관련 업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대우를 받으려고 함 등의 의견이 있었다. 

기업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속적인 처우개선 ▲인턴십 등 신규 약사들이 산업계에서 일정기간 근무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약사회와 산업계의 교류를 통한 인재 확보 ▲산업약사 인센티브 제공이 역차별 되지 않는 분위기 조성 필요 ▲제조품질관리 업무와 병역특례 적용의 연계 등을 제안했다.

이상원 교수는 "이번 실태조사는 최초라는 것에 의미가 있으나, 굉장히 제한된 답변이라는 한계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한국산업약사회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응답이 20%가 넘었다. '들어봤으나 잘 모른다'는 대답까지 포함하면 절반 이상이 한국산업약사회에 대한 인지가 약한 상황"이라면서 "한국산업약사회에 대한 홍보가 더 이뤄져야 하고, 산업약사들이 요구하는 '산업약사 전문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약학대학 학생이 산업계로 취업하는 것을 돕고, 유도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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