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정부 R&D 예산 증가, 바이오 기업에 마중물 될까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4-09-12 11:51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의약바이오 스타트업을 꾸려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전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장 모더나만 살펴보더라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아직 신생기업이었지만 COVID-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막대한 투자를 이끌어내고, 이후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바이오 산업에서 중요한 키플레이어 중 하나로 자리잡지 않았던가.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의약바이오 스타트업에서 밤을 지새워가며 수백·수천만의 후보 물질들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단 한 가지 물질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돈’이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될성싶은 물질이라면 전임상 혹은 임상1상 단계 등에서 기술이전 계약을 맺을 수 있겠지만 이 단계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연구개발을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체 조달하거나 정부 정책자금 혹은 벤처캐피털 등을 활용해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조남훈 케이그라운드벤처스 대표는 지난 10일 2024 의약바이오스타트업 정책 포럼에서 “국내 바이오헬스 분야 신규 벤처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 1052억원에서 지속 성장해 2021년 1조6770원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2022년 1조1058억원, 2023년 8844억원 등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 시점도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민간 투자가 이뤄지는 시점은 R&D 단계를 거친 후 비즈니스모델 개발 및 시제품제작이 이뤄지는 사업화 초기 단계다. 그 전까지는 주로 정부의 투자 의존도가 높다. 그렇다면 정부가 지원하는 R&D 예산 규모는 어떨까?

제약바이오 분야를 주로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3개 부처의 올해 R&D 총예산 15조 77억원 중 바이오분야 R&D 예산은 1조 5910억원으로 전년(1조 5085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그러나 연구 현장에서는 되려 정부로부터 지원되는 예산이 삭감됐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몇 달 전 한 인터뷰에서도 다행히 본인은 정부 포상 등의 영향으로 R&D 지원금 삭감은 없었지만 정부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연구자들도 많다며 R&D 예산이 이른 시일 내에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의약바이오 기업들에게, 현장 연구진들에게 정부 R&D 예산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하고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역대급 증액’한다는 내년 정부 R&D 예산이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국내 의약바이오에 마중물로 자리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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