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기술 치료제 국내도 상용화될까…3상 연이어 승인

인텔리아 'NTLA-2001', 10월·12월 식약처 임상 3상 승인 
유전자가위, DNA 편집해 유전질환서 비가역적 치료 효과  
임상 성공하면…한국인 데이터 확보로 가속승인 기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2-28 05:57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후기 임상시험이 국내서도 활발해지고 있다. 만약 임상에 성공한다면 유전자 편집 기술 치료제의 국내 상용화 시기도 더욱 앞당겨질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상수탁기관(CRO)인 메드페이스(Medpace)는 최근 미국 바이오텍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가 개발 중인 신약물질 'NTLA-2001'의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밀로이드성 다발신경병증(ATTRv-PN) 환자를 대상으로 NTLA-20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국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임상 3상이다. 

다발성신경병증은 말초신경계에 비정상적으로 아밀로이드가 축적돼 발생하는 극희귀질환이다. 초기에는 이상감각을 느끼다 점차 감각 능력이 감소해 신경병성 피부 괴사, 염증 등이 발생한다. 심근병증의 증상으로 부정맥이 나타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ATTRv-PN은 먼저 임상에 돌입한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과 유사한 유전질환이다. 

지난 10월 메드페이스는 ATTR-CM 환자를 대상으로 NTLA-20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자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NTLA-2001은 일명 '유전자가위'라 불리는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다. 생명체의 유전체(genome)에서 특정 DNA를 삽입하거나 삭제 또는 변형해 비가역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유전자가위 기술 선구자인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dna) 캘리포니아대 생물학부 교수가 고안한 방식이다. 다우드나 교수는 2020년 크리스퍼-카스9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수여 받았다.

NTLA-2001은 트랜스티레틴(TTR) 단백질을 인코딩하는 TTR 유전자를 불활성화하도록 설계됐다. 실제 임상 1상에서 혈액 줄기세포를 채취해 크리스퍼-카스9로 유전자 DNA를 교정한 결과, 일관된 TTR 감소가 확인됐다. 

만약 임상 3상까지 성공한다면 관련 유전자 편집 치료법에 대한 국내 가속승인도 기대해봄직 하다. 

해외에서 개발된 신약이 국내 도입되기 위해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가교시험을 거쳐야 한다. 한국인에게도 해당 신약 효과가 적절한지 또는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실험한다. 

하지만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과정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자료가 적절할 경우 가교자료는 면제된다. 

NTLA-2001은 물론 희귀의약품인 관계로 가교자료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만, 한국인 자료가 있다는 점에서 국내 승인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다. 

현재 국내서 상용화 된 유전자가위 치료제는 없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지난해 말 겸상 적혈구 빈혈증 등 치료 목적으로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크리스퍼 테라퓨티스의 유전자편집 치료제 '카스게비(Casgevy)'를 승인한 바 있다. 

한편 인텔리아 테라퓨틱스는 ATTRv-PN 및 ATTR-CM 치료 외에도 유전성 혈관부종 등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치료법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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