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옵션으로 영역을 넓힌 만큼, 이에 따른 건강보험 급여기준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대한 판권을 갖고 있는 한국얀센 측이 조만간 관련 급여기준 사용 확대 신청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구체적인 적응증은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치료다.
현재 관련 적응증에선 유한양행 렉라자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1차 치료제로 허가돼 보험 급여까지 적용 중이다.
즉,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도 EGFR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에서 급여가 적용돼야 본격적인 사용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
치료 효과 측면만 보면 매우 긍정적이다. 존슨앤드존슨이 최근 발표한 MARIPOSA 연구 2차 종결점 결과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기간(OS)은 타그리소 단일요법군 OS(38.6개월)를 1년 이상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OS값은 향후 열릴 관련 학술대회서 발표되겠지만, 현재로선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썼을 때 타그리소 보다 훨씬 우월한 셈이다.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해당 병용요법이 보험급여 확대가 된다면 건보 재정에서 빠져나갈 지출은 단일요법 대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한국얀센이 위험분담제(RSA) 트랙을 탈 가능성도 예측하고 있다.
RSA는 보험자와 제약사가 신약 효능과 재정적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일부 부담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신 경제성 평가를 면제받아 빠른 급여 등재를 노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신약과 신약 조합인 만큼, 건보공단에서 부담해야 될 지출은 굉장히 커진다"면서 "RSA 트랙을 통해 일부 초과분은 공단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급여 전략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오는 3월말 열릴 유럽 폐암 컨퍼런스(ELCC 2025)에서 MARIPOSA 연구 OS 세부 데이터가 공개된다는 점도 향후 급여 확대에 따른 심사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관측이다.
암 치료 환경에서 전체 생존기간 1년 연장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기 때문이다. 특히 EGFR 양성 폐암 환자 5년 이상 생존율은 20%가 채 안 될 정도로 예후가 불량해 더욱 그렇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3월말 1년 초과치가 어느 정도 수치로 표현이 된다면, 병용요법 경제성 평가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비록 고가약이지만 의료계나 환자단체에서 급여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있어 급여 열쇠를 쥔 한국얀센(한국 J&J 제약부문 법인)은 이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앞서 2018년 두 기업 간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국내를 포함한 모든 글로벌에서 해당 병용요법 판권은 J&J가 갖고 있다.
한국얀센 관계자는 "이번 변경허가를 기점으로, 리브리반트가 폐암에서 가장 흔한 유발 변이 중 하나인 엑손 19 결손 및 엑손 21(L858R) 치환 변이와, 희귀 폐암인 엑손 20 삽입 변이에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서 환자들을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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