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신산업혁신위, 일방적 권고안 즉각 철회하라"

전문가의 정당한 참여권 침해 행위 비판 
전문지식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권고안, 철회 강력 촉구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3-28 15:52

사진=조해진 기자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가 국무조정실 산하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규제샌드박스 이견조정 회의 권고안에 대해 "일방적이며 강압적인 방식에 깊은 유감"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회의에서 도출된 권고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28일 약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실증특례 사업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전문가단체 약사회는 의견을 개진할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무시당했다"면서 "관련 전문가의 정당한 참여권을 명백히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의견까지 회피했다면서 국무조정실의 역할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이해, 임상경험 및 의약품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이번 결정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에 해당 실증특례(화상투약기 품목 확대 건, 동물병원 인체용 의약품 직접 공급 건) 안건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실질적인 의견수렴 절차의 즉각적인 재개, 권고안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약사회는 "국민 건강은 결코 '실증'이라는 이름 아래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한약사회는 국민의 생명과 약물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 의약품 관리 체계를 무너뜨리는 그 어떤 시도에도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대한약사회의 입장문 전문이다. 

[전문가와 주무부처 의견 무시한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일방적 권고안 즉각 철회하라!]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3월 25일 개최된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규제샌드박스 이견조정 회의의 일방적이며 강압적인 방식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회의에서 도출된 권고안에 대하여 원점부터 전면 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 25일 개최된 신산업규제혁신 회의는 매우 강압적이며 일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오직 위원회의 질문에 대한 답변만을 요구받았다. 실증특례 사업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전문가단체 약사회는 의견을 개진할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무시당했다. 이는 관련 전문가의 정당한 참여권을 명백히 침해한 행위이다.

또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의견마저 회피하며 ‘옥상옥’의 횡포를 부린 바, 국무조정실의 역할과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신산업규제혁신위 회의가 갈등을 조정하는 회의인지, 갈등을 조장하는 회의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본회의 반대 입장과 객관적 자료들을 철저히 무시한 채,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한 요식행위일 뿐인 회의를 개최하여 권고안을 확정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하며, 해당 실증특례 안건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실질적인 의견수렴 절차의 즉각적인 재개를 강력히 요구한다.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이해, 임상경험 및 의약품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이번 결정으로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관리와 국민건강이 훼손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에 권고안의 철회를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화상투약기는 부가 조건을 의무로 조건부 특례가 주어진 2년 동안 설치약국이 7개에서 9개로 2개소만 증가했고 이용률과 판매실적도 매우 낮아 국민편익에 부합함을 전혀 증명하지 못하였다. 심지어 9개소 모두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 설치되었다. 영상통화와 자판기를 합친 기술의 낮은 혁신성을 차치하더라도, 사업성도 떨어지고 사회적 편익 증가도 거의 없는 이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약국 외의 격오지에 설치하라는 권고는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이해와 사업성에 대한 판단력 모두 부족함을 몸소 증명하는 것이다.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격으로, ‘대면 원칙’과 ‘약국’이라는 의약품의 유통과 사용의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훼손하면서 이 사업을 추진하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약학 전문가의 우려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해외에서 매우 까다롭게 관리되고 있는 경구용피임제, 수면유도제 등을 포함해 일개 회사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요구하는 품목 모두를 대폭 확대하는 모습에서 임상적 경험과 약학 지식이 전혀 없는 위원회의 명확한 한계를 확인할 수 있다. 

취약시간대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 보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으로써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정책 대안은 공공심야약국의 확충이다. 전문가인 약사가 대면으로 상담해 취약시간대의 응급 경질환 케어가 가능하며 처방의 조제도 가능하다. 전화나 방문 상담을 통해 복용 중인 의약품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의 해결, 가정 내 상비약을 활용한 건강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 등 현재의 심각한 의료대란으로 경증 응급환자 케어를 위해 달빛 어린이 병원, 공공심야약국 등의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국민 홍보 강화 등으로 더 많은 국민이 공공심야약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정책적 효과도 향상되고, 더 많은 약국의 참여를 위한 경제적 동기도 함께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화상투약기의 설치 확대는 공공심야약국이라는 사회적 안전망의 확대를 오히려 약화시키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정부정책과의 부조화를 우려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지난 2023년 11월 ‘국민이 선택한 최고의 규제혁신’이 공공심야약국 확대라고 발표한 국무조정실이 이 사실을 더욱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권고안인 인체용 의약품 취급 및 사용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대한약사회는 정부, 국회와 공조하여 법과 제도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반려동물병원 전용 의약품 구매관리 서비스 특례 부여 권고안은 이러한 과정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으로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바이다.

이 회의에서 수의사회조차도 인체용 의약품 사용내역 전산보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는 이행 가능성조차 없는 ‘전산보고’를 전제로 실증특례를 강행하겠다는 권고안을 발표하였다. 이는 실현 가능성도 없는 조건을 내세워, 신설된 위원회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려는 실적쌓기 중심의 졸속 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해당 권고안을 원천적으로 반대하며, 어떠한 방식으로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또한, 향후 유사한 회의에서 이처럼 형식적 절차와 일방적 결정이 반복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

국민 건강은 결코 ‘실증’이라는 이름 아래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약사회는 국민의 생명과 약물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 의약품 관리체계를 무너뜨리는 그 어떤 시도에도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다. 


2025. 3. 28

대한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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