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방암 치료 지형 바꾼 '엔허투' 급여 확대 이뤄낼까

'저발현' HER2 진단기준 새로 만들어 내며 효과 입증
대한유방암학회도 최근 진료 권고안 엔허투 권고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4-29 11:56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유방암 치료 지형을 바꾼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급여 확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0일 열릴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선 엔허투 급여기준 확대 여부가 논의된다. 

구체적인 적응증은 ▲HER2 저발현(low) 전이성 유방암 ▲HER2(ERBB2) 돌연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등이다. 

엔허투는 HER2 표적 치료제 중 최초로 면역조직화학(IHC)검사 상 'HER2 저발현(IHC 1+, IHC 2+/ISH-)'까지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며 작년 5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HER2 저발현 군은 HER2 수용체가 전체 핵염색에서 10% 이하로 발현(IHC 1+)되거나 HER2 수용체가 10%~75% 이하(IHC 2+)일 때를 나타내는데, 과거엔 모두 HER2 음성으로 분류되던 유방암 환자군이다. 

엔허투가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서 효과를 입증하면서 현재 유방암 진단은 ▲HER2 양성 ▲HER2 저발현 ▲HER2 음성으로 재분류되고 있다.  

이에 대한유방암학회도 최근 2025 제11차 한국 유방암 진료 권고안을 개정하면서 "호르몬 양성 및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중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는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치료를 권고한다"고 했다. 

근거 임상인 DESTINY-Breast04 3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엔허투 투약군(333명)은 항암화학요법 투약군(166명) 대비 3배 이상 높은 확인된 객관적 반응률(cORR)을 보였다. 

또 엔허투 투약군의 3.6%는 완전 관해(CR)를 확인했다. 엔허투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서 호르몬수용체 양음성 여부와 상관없이 항암화학요법 대비 연장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과 6개월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도 확인했다.

국내 유방암 진료 권고안까지 반영되면서 HER2 저발현에 따른 엔허투 급여 확대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

A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최근 한 기자간담회에서 "심평원이 (급여 여부를 결정할 때) 연구 결과도 참고하지만, 전문 학회에서 만드는 가이드라인 개정 포함 여부도 주요 결정 사안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급여 확대에 따른 보험재정 추가 부담이다. HER2 저발현 유방암은 전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HER2 양성 유방암(약 15%) 환자보다 더 많은 수를 보이는 만큼, 추가 재정부담은 커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엔허투는 과거 HER2 양성 유방암 급여 등재 과정 자체가 순탄지만은 않았다. 가격 부담 때문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엔허투 급여 여부를 재논의 한 후에야 비로소 약가협상 단계까지 간 전력이 있다. 

약가협상 당시 엔허투 공동 판권을 가진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세계 최저가를 제시하면서 타결이 이뤄졌다. 이로 인한 엔허투 1바이알(100mg) 당 상한금액은 143만1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의료계는 엔허투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HER2 저발현 유방암 치료 지형이 바뀌었음에도 관련 환자들은 여전히 치료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이대원 교수는 최근 열린 2025 세계유방암학술대회에서 "국내에선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으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를 제때 선택하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면서 "HER2 저발현 유방암에 대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한 만큼, 제도적 뒷받침 역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보기

'엔허투' HER2 양성 고형암 日 추가 신청

'엔허투' HER2 양성 고형암 日 추가 신청

[메디파나 뉴스 = 이정희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항HER2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가 일본에서 HER2 양성 진행 및 재발성 고형암에 대한 적응증 추가승인이 신청됐다. 엔허투는 현재 일본에서 HER2 양성 유방암, HER2 저발현 유방암, HER2 유전자변이를 지니는 비소세포폐암, HER2 양성 위암 4개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HER2는 많은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단백질로, HER2 단백질의 과잉발현은 HER2 유전자증폭의 결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암의 진행 및 예후불량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

2차치료·저발현까지…'엔허투' 유방암 진료 권고안 대거 반영

2차치료·저발현까지…'엔허투' 유방암 진료 권고안 대거 반영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항체-약물 접합체(ADC)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국내 유방암 진료 가이드라인에 대거 반영됐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2025 세계유방암학술대회(Global Breast Cancer Conference 2025, 이하 GBCC 2025)'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유방암학회는 2년 만에 최신 치료 지견을 반영한 '2025 제11차 한국 유방암 진료 권고안'을 개정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의

HER2 저발현 이정표 세운 '엔허투'…동반진단 시장도 들썩

HER2 저발현 이정표 세운 '엔허투'…동반진단 시장도 들썩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사용영역이 넓이지면서 관련 진단 시장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는 유방암 치료 전략의 주요 바이오마커인 HER2 유전자에 대한 새 분류 도입으로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HER2 저발현·초저발현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엔허투를 확대 승인한 가운데 관련 동반진단기기인 로슈진단 'PATHWAY HER2(4B5)' 진단기도 함께 확대 승인했다. 엔허투 적응증 확대는 큰 의미

엔허투, HER2 저발현·초저발현 유방암 표준치료 확장 시동

엔허투, HER2 저발현·초저발현 유방암 표준치료 확장 시동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다이이찌산쿄가 ADC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적응증을 HER2 저발현(IHC1+ 또는 IHC2+/ISH-)과 초저발현(IHC0) 전이성 유방암 표준치료까지 적응증 확장에 나섰다. 엔허투 이전 HER2 저발현과 초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치료제는 없었던 만큼, 승인이 이뤄진다면 '동급 최초(First-in-Class)'가 될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이이찌산쿄는 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없는 HER2 저발현 또는 HER2 초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

"HER2 비소세포폐암서 '엔허투', 조건부 허가 타당"

"HER2 비소세포폐암서 '엔허투', 조건부 허가 타당"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비소세포폐암까지 적응증을 확장한 ADC(항체약물접합체)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허가 근거가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HER2 유전자가 과발현된 경우 다른 유방암, 위암과 같이 표적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미국이나 유럽과 동일하게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최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품목 관련 조건부 품목허가 타당성을 따진 회의록을 공개했다. 엔허투는 지난 4월 20일 식약처로부터 HER2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