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약물 경험 공유 플랫폼 필요… 정보 품앗이 역할 기대"

[인터뷰] '약문약답' 어플 개발한 윤중식 약사
"전문성 향상에 도움… 한국 넘어 세계 약사들과도 공유 소망"

이호영 기자 (lh***@medi****.com)2019-12-02 06:03

약의 전문가인 약사들이지만 부작용 등 약물 안전과 관련된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약사들만의 지식 공유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첫 출시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약문약답'이 주목받는 이유다.
 
출시 이후 3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3,700여 명이 넘는 약사들이 가입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어플이다.
 
약사들 간에 묻고 답하는 형식의 어플인데 약사사회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노원구약사회의 부작용 카카오톡 단체방을 운영해왔던 윤중식 약사(서울대)가 직접 나서 개발을 주도했다.
 
메디파나뉴스가 윤중식 약사<사진>를 만나 약문약답 어플 개발 배경과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윤 약사가 어플 개발이라는 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약물 부작용에 대한 약사의 역할에 관심을 가진 것이 배경이 됐다.
 
당초 약물 부작용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노원구약사회가 주축이 된 단체 대화방을 통해 약물 부작용 정보를 교환하면서 시작된 것이 점차 확대된 것.
 
당시 대화방을 이끌어 온 윤 약사로서는 참여 인원이 20명에서 점차 늘어 1,000명, 나아가 최대 인원인 3,000명까지 증가하자 운영에 있어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윤 약사는 "약사들만을 위한 어플 개발 필요성은 여러 번 제기됐었다"며 "카톡이라는 플랫폼은 편하기는 하지만 약사들만 초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인원 제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약사는 "중요한 질문이나 대화를 보관하기도 어렵고 중복되는 질문에 대해서도 또 다시 답변을 달아야 했다"며 "정보 공유를 위한 채널을 고민하던 끝에 어플 개발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사 혼자의 힘으로 전문 영역인 어플 개발에 나선다는 것은 어려움이 큰 작업이었다. 개발비와 유지비 역시 난관으로 부딪혔다.
 
다행히 윤 약사의 어플 개발 취지에 공감해 준 개발자들이 어플 개발에 참여하며 의기투합한 끝에 약문약답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개발 작업은 1년여 간 진행됐고 지난 9월 25일 약사들에게 첫 선을 보이게 됐다.
 
윤 약사는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어플 개발은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어플 개발을 위한 기술과 비용 등이 필요했기에 상당히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사실 개발에 선뜻 나설 수 없었을 것이다. 하늘이 도운 일"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약사가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넘어 약문약답을 개발하게 된 것은 약사들의 정보 공유의 필요성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었다.
 
약국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약의 부작용과 관련된 정보를 알지 못해 발생하는 다양한 경험이 환자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결론이다.
 
윤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면서 모르는 내용이 분명히 있는데 얼버무리거나 정확하지 않은 복약지도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생각해보면 정말 위험한 일이다. 신뢰도 문제지만 국민 건강권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약물에 의해 생기는 이상사례 등에 대해 약사가 잘 알지 못해 전달하지 않으면 약화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효능과 반대되는 부작용은 항상 양면적인데 효능에 대해서만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약사로 일하면서 하면 할 수록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약문약답 어플도 약사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가입은 반드시 약사 면허증을 확인하고 진행하며 질문에 약사회원 누구나 답변을 올리면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했다.
 
댓글을 통해 약사들이 추가질의나 토론을 진행하면서 근거에 맞는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내용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유하도록 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해 그동안 나온 질의응답 내용을 확인하면서 공부는 물론 중복 질문을 자제하게 하는 기능도 있다.
 
윤 약사는 "결국 중요한 것은 약사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 정보 품앗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대답을 던지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토론을 통해 정답에 귀결되기를 바란다. 많은 약사들이 보고 있다는 점에서 답변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필요하다. 자신의 경험에 덧붙여 근거가 되는 논문이나 정보를 찾아 첨부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사들의 경험이 공유되면서 다양한 약물 관련 정보에 대해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제 복약지도 과정에서 활용되며 약사들의 전문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윤 약사는 경험의 중요성의 한 사례로 과거 부작용 대화방을 통해 공유된 타미플루 환각 부작용을 강조했다.
 
2017년 당시 대화방을 통해 약사들간의 환각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한 정보가 공유됐지만 사망사고가 나오면서 약사의 복약지도 문제 등이 불거져 안타까웠다는 것.
 
윤 약사는 "타미플루 사망사고나 챔픽스 자살사례 등에 대해 공유가 되면서 복약지도 시 한 번 더 이야기를 하게 된다"며 "이런 일을 막는 것이 약사 존재의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약사는 약문약답 어플을 세계 약사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약사는 "현재 어플은 한국어로 된 약사 버전이다. 개인적으로 욕심을 부려보자면 해당 플랫폼이 캐나다, 미국 등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번역기능 탑재 등으로 언어의 장벽없이 소통이 가능해 정보를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약문약답은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지만 약국 운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많이 참여해서 정보도 얻고 다양한 소통을 나눴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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