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케어 성과 발표, 의료계 냉소…과제로 남은 '상급종병 쏠림'

간호간병 10만 병상, 상급종병 보장률 70% 목표 못 미칠 듯
종합병원급 이상 전체 진료비 점유율 되레 상승

박민욱 기자 (hop***@medi****.com)2021-08-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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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시작된 '비급여의 급여화'로 국민 3,700만 명이 약 9조 2,000억 원 의료비 혜택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년 간 '문재인 케어'는 의료계 격렬한 반대에 속도감을 맞춰 진행됐고, 정부는 "취약계층 본인부담 완화, 의료 안전망 강화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처음 발표한 성과에 못 미치는 목표 달성률"이라고 지적함과 동시에 "저수가와 상급종병 쏠림 현상 개선 등 과제가 산적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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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 희생 위에 나온 정책…'보장성 강화' 목표치 못 미칠듯

지난 12일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시행 4주년을 맞아 그동안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2017년 8월부터 ▲비급여의 급여화 ▲취약계층 본인부담 완화 ▲의료안전망 강화 등 세 가지 축으로 보장성 강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병원계 A관계자는 "3대 비급여 문제 해소는 사실상 박근혜 정부 때 대부분 시행한 사업으로 역대 정부에서 해왔던 보장성 강화와 다르지 않다"며 "발표를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목표 달성이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기존 두 배 이상 확대한 6만 287병상을 확보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상급종합병원 건강보험 보장률이 2017년 65.1%에서 2019년 69.5%로 상승했고, 종합병원 보장률 역시 동 기간 63.8%에서 66.7%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병원계 A관계자는 "당초 간호간병서비스 병상 목표가 2022년까지 10만 병상인데, 실행하기 어려워 보이며 상급종병 보장률도 70%가 목표지만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급여화 과정에서 우선순위도 문제 있다고 짚었다.

병원계 A관계자는 "틀니·임플란트 본인부담률이 50%에서 30%로 낮췄다는데 다른 보장성 강화 정책에 비해 틀니, 임플란트 본인부담 인하가 우선인지 아직도 의문이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88올림픽 성공적 개최 이면에 강제 이주민 희생이 있었던 것처럼 이번 정책과정에서 의료계 희생이 뒤따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상운 의협 부회장은 12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지만 투입된 재원은 예상보다 적었다. 보장성 강화로 국민은 혜택을 봤을지 모르지만, 의료기관 희생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앞으로 더 과감하게 예산을 투자하고 보장성 강화가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나아가 의료계 B 관계자는 "보장성 강화 정책과 더불어 수가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급여화와 연관된 행위들은 일부 수가보상이 이뤄졌으나 필수의료영역은 여전히 저수가로 공급부족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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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급종병 문턱 낮아져 쏠림 가속화, 우려가 현실로"

2017년 이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많은 전문가가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우려했다. 그 기우가 현실로 나타났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0 건강보험주요통계'에 따르면 진료비 점유율은 병원급 이상이 51.7%로 전년대비 0.4%p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30조 2,1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으며, 점유율도 0.2%p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15조 2,796억 원으로 1.2% 증가했고 점유율도 0.1% 늘었다.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24조 676억 원으로 전년대비 6% 줄었고 점유율은 0.3%p 감소했다.
 
<요양기관 종별 진료비>

구 분

진료비(억 원)

기관 당 진료비(백만 원)

2019

점유율 (%)

2020

점유율 (%)

전년대비

증감률(%)

2019

2020

전년대비

증감률(%)

총 계

864,775

100.0

869,545

100.0

0.6

912

899

-1.4

종합병원급

299,467

34.6

302,180

34.8

0.9

84,120

83,706

-0.5

상급종합

150,998

17.5

152,796

17.6

1.2

359,519

363,799

1.2

종합병원

148,470

17.2

149,384

17.2

0.6

47,283

46,829

-1.0

병 원 급

143,987

16.7

147,267

16.9

2.3

3,937

3,939

0.1

병 원

77,411

9.0

77,647

8.9

0.3

5,199

5,125

-1.4

요양병원

59,222

6.8

61,714

7.1

4.2

3,755

3,901

3.9

치과병원

3,160

0.4

3,055

0.4

-3.3

1,322

1,300

-1.7

한방병원

4,195

0.5

4,850

0.6

15.6

1,192

1,183

-0.8

의 원 급

242,066

28.0

240,676

27.7

-0.6

373

366

-1.9

의 원

169,856

19.6

170,443

19.6

0.3

523

515

-1.5

치과의원

46,124

5.3

45,589

5.2

-1.2

257

250

-2.7

한 의 원

26,087

3.0

24,645

2.8

-5.5

181

170

-6.1

보건기관 등

1,642

0.2

1,412

0.2

-14.0

47

40

-14.9

약 국

177,613

20.5

178,010

20.5

0.2

790

764

-3.3


범위를 좁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빅 5병원'의 2020년 급여비는 4조 2,843억 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상급종병 급여비 35.3%, 전체 의료기관의 8.1% 규모에 달한다.

지난 2018년 1월 1일부터 선택진료비가 폐지되고, 7월부터는 상급병실료 건강보험 적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이 확대가 되면서 되려 대형병원의 문턱이 낮아졌다.   

이에 병원계에서는 꾸준히 상급종병 쏠림 현상 심화를 경고해왔다. 이제 전문가들은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 추진 이후 그 정도가 더 심해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병원계 C관계자는 "문 케어 진행과 더불어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추가 조치가 없다면 상급종병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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