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지난 4월 당뇨병 치료제의 병용 투여에 대한 급여조건이 확대되면서 3제 복합제가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허가를 받은 품목이 많지 않아 관련 제약사들 사이의 치열한 속도전이 예상된다.
국내 당뇨병 치료제 3제 복합제는 지난 5월 종근당 듀비메트에스가 허가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TZD(치아졸리딘디온) 계열의 '듀비에(성분명 로베글리타존)'에 DPP-4 억제제 계열인 시타글립틴 성분과 메트포르민까지 결합한 복합제를 선보인 것.
뒤이어 한미약품과 대원제약이 가세했다. 양사는 SGLT-2 억제제 계열의 다파글리플로진에 시타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을 더한 '실다파엠서방정'과 '다파시타엠서방정'을 각각 허가 받았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과 대원제약은 오리지널 단일제의 시장 규모가 큰 품목들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DPP-4 억제제 시장 1위 성분인 시타글립틴에 SGLT-2 억제제 시장 1위 다파글리플로진을 결합한 데 더해 기본적으로 처방하게 되는 메트포르민까지 한 번에 복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조합의 3제 복합제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1년 말부터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를 결합한 2제 복합제가 대거 허가를 받았지만, 보험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3제 병용 투여가 필요하고, 이는 결국 3제 복합제 개발을 촉진시키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동구바이오제약은 다파글리플로진과 시타글립틴, 메트포르민 3제 복합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잇따라 승인 받으면서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와 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단, 3제 병용 투여의 핵심 성분 중 하나로 꼽히는 시타글립틴의 특허가 오는 9월 만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기반으로 한 3제 복합제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빠른 제품 개발과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허가를 받은 제약사들이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후발주자들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3제 복합제 개발이 속도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아울러 오리지널 품목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들도 이러한 속도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오리지널이라 하더라도 출시 시점이 늦어지면 그만큼 불리해질 수밖에 없어 서둘러야만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동아에스티는 지난 4월 자체 DPP-4 억제제 '슈가논'과 다파글리플로진,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슈가다파메트'의 허가를 신청하면서 3제 복합제에 대한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반면 오리지널 DPP-4 억제제를 보유한 LG화학이나 한독, JW중외제약은 병용 투여에 대한 임상시험 정도만 진행했을 뿐 아직까지 3제 복합제에 대한 소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2제 복합제 시장에서의 우위를 3제 복합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서둘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2제 복합제들의 원외처방 실적을 비교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큐턴이 2억 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LG화학 제미다파가 6000만 원대의 실적으로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베링거인겔하임 에스글리토, MSD 스테글루잔 등 글로벌 제약사 제품과 비교해도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
그러나 3제 복합제로의 전환이 늦어질 경우 9월 이후 출시될 3제 복합제에 밀려 대폭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선제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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