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지연되고 있는 혁신 신약에 대한 급여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에서 혁신 신약으로 평가 받으면서도 높은 약가로 인해 급여 논의에 난항을 겪던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데칸)'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면서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트로델비에 대해 급여 제도 개선 이후 혁신성을 인정한 첫 사례라 밝힌 만큼, 향후 관련 신약들의 급여 등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트로델비가 약평위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았다.
이번 트로델비의 약평위 통과는 큰 의미를 갖는다. 이 약물은 진행성 삼중음성유방암 3차 치료에서 뛰어난 치료 성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인 탓에 급여 논의는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제 트로델비는 1사이클(3주) 약값만 해도 약 1500~2000만원에 이를 정도. 연간 치료비로 환산하면 약 2~3억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임상현장과 환자들의 급여 요구는 컸던 약물이다. 예후가 좋지 않은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환자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기 때문이다.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절반 이상은 진단 후 3~5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다. 특히 항암화학요법으로 1차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무진행생존기간은 3~4개월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트로델비는 임상 3상 ASCENT 연구를 통해 뇌 전이가 없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2차 이상 치료 환자에서 단일 화학요법군 대비 59% 개선된 무진행 생존기간(5.6개월 vs 1.7개월)을 개선한 바 있다.
또 전체생존기간에서도 트로델비는 12.1개월을 보여 위약군(6.7개월) 대비 52%를 개선했다.
심평원도 이런 부분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심의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ICER(점증적 비용-효과비) 임계값 탄력 적용 신약 첫 사례로써 트로델비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
공식적인 ICER 값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급여 등재를 노리는 항암제의 경우 대개 5000만원을 초과하면 급여 적정성이 없다고 판단돼왔다.
지난해 급여 등재됐던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 역시 ICER 임계값을 탄력 적용받긴 했지만, 심평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언급된 건 이번이 최초다.
심평원은 "혁신성이 인정되는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추진된 제도 개선 첫 사례"라고 밝혔다.
그런 만큼 급여 등재가 지연됐던 혁신 신약으로선 '기회의 문'이 열릴 전망이다. 대표적으로는 방광암 치료제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이 거론된다.
파드셉은 작년 2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약평위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 약물은 항암화학요법 외에는 치료 옵션이 없던 요로상피암에서 국내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은 약이다.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병용을 통해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 전체 생존 기간(31.5개월) 및 무진행 생존기간(12.5개월)을 항암화학요법 대비 약 2배 연장했다. 그럼에도 신약과 신약 병용요법인 만큼, 높은 약가가 급여 등재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신약과 신약 조합을 통해 생존율 개선을 보이는 연구들이 많다"면서 "트로델비가 이번 약평위를 통과했다는 측면에서 신약+신약 병용에 대한 급여 등재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혁신신약 우대조건은 ▲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경우 ▲생존기간의 상당 기간 연장 등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 입증된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속심사로 허가된 신약(GIFT) 또는 미국 FDA의 획기적의약품지정(BTD), 유럽 EMA의 신속심사(PRIME)로 허가된 경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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