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에 챙겨먹는 건강 오곡밥, 신장 안 좋다면 자제해야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5-02-12 09:58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은 풍년을 기원하고 건강과 행운을 비는 날이다. 2월 12일,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며 찹쌀, 수수, 팥, 콩, 기장 등 다섯 가지 곡물을 섞어 오곡밥을 짓고 묵은 나물을 먹는 날이다. 잡곡과 나물 등의 채소는 몸에 좋은 음식이지만 신부전 등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이라면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신장은 본인의 주먹 정도의 크기로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두 개의 신장에서 하루에 여과되는 혈액량은 약 180L로 체내에서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을 재흡수한 뒤 1~2L가량 소변으로 배출한다. 혈액에서 대사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의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면 만성 신장질환이 생기게 된다.

이 경우 노폐물과 수분이 쌓이게 되면서 점점 다리 부종, 피로감, 구토, 식욕부진, 야간 빈뇨, 가려움증, 정신력 감소, 근육경련, 신경 병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신장질환은 만성 신부전으로, 만성 사구체 신염, 당뇨병성 신증, 고혈압성 신경화증 등의 질환으로 인해 신장의 기본 기능인 배설, 조절, 대사 및 내분비적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다가 70% 이상 기능이 떨어지면 소변 색이 검붉게 변하거나 거품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붓거나 혈압이 올라가면서 두통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병증이 진행돼 말기 심부전 상태가 되면 호흡곤란,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해져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진다.

이처럼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배출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식사 등 음식 섭취에도 주의해야 한다. 보통 잡곡밥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곡물과 채소, 과일, 고기 등에 함유된 단백질, 칼륨, 인 등의 영양소가 건강한 사람에게는 좋은 영양소이지만 신장질환자에게는 과도한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영양소 중 하나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에 쓰이고 남은 칼륨과 인을 소변으로 배출해 내지 못해 체내에 축적되게 된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잡곡밥과 각종 나물에 많이 함유된 성분들이다. 잡곡밥에는 인의 함유량이 높다. 유제품, 견과류,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에도 인이 많이 함유돼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나트륨과 당분의 섭취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트륨을 일반인들과 같은 양으로 섭취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신장 기능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나물도 무칠 때 소금, 간장 등 염분이 많이 들어간 양념을 사용하기 때문에 되도록 싱겁게 조리한다. 나물에는 칼륨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칼륨은 수용성이므로 조리 전 2시간 정도 미리 물에 담가둔 뒤 건져내 삶거나 데쳐 무치면 좋다. 채소는 칼륨 함량이 적은 배추, 오이, 콩나물 등을 대체해 먹는 것도 좋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이지은 센터장은 "신장질환자는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너무 자제하면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를 통해 적절한 식사량을 정한다"며 "신장질환자는 단백질과 염분, 칼륨, 인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면서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는 식이요법으로 관리하고, 일반인들은 항산화 성분이 많이 함유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나트륨과 당분은 가급적 적게 섭취해야 콩팥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