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원형탈모증 인구 17만명 중 청소년은 10% 정도입니다. 그냥 수치만 놓고 보면 10분의 1이지만,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원종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가 5일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리트풀로(리틀레시티닙토실산염)' 출시 의미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리트풀로는 성인 및 12세 이상 청소년에서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지난해 9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경구용 JAK억제제로선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다.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선 리트풀로가 최초다.
이에 원 교수도 성인 환자 치료 옵션을 넓히고, 미충족 수요가 컸던 청소년 환자로까지 치료 범위를 확대했다는 측면에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원 교수는 예후가 더 안 좋은 청소년 치료에서 좋은 치료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 했다.
원 교수는 "(원형탈모증은) 더 이른 나이에 생길수록 더 심해지거나 나빠질 수 있다"면서 "청소년기 환자들은 더 많이 빠지거나 치료해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지다 보니 관련 치료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 교수에 따르면, 원형탈모증의 발병 시점부터 진단 후 유병기간까지 걸린 시간이 3년 이상인 경우는 청소년이나 성인 환자 모두 43.5%였다.
그럼에도 관련 치료에서 효과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어 치료 성적은 별로 좋지 못했다.
현재 원형탈모의 치료 방법은 국소 스테로이드나 경구용 스테로이드, 미녹시딜, 국소 면역요법 등 한정적이다. 최근 소분자제제인 JAK억제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옵션이 확대됐지만, 적응증은 성인 환자에 그쳤다.
원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소아에서 원형 탈모가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 대부분은 치료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며 "또 환자 자신보다 환자 가족들이 받는 심각도가 더 컸다. 치료가 안 될 때 부모가 갖는 죄책감이나 답답함, 어려움을 많이 호소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증 원형탈모증에 대한 제도 개선이 논의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원형탈모는 불량한 예후를 가진 자가면역질환인 데다 환자 삶의 질과도 크게 연관돼있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체계 상 병변이 제한적일 때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주사나 경구용 스테로이드, 미녹시딜, 국소 면역요법 등은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최근 등장한 JAK억제제는 비급여로 치료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원 교수는 "이러한 치료를 함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환자들이 계속 재발한다는 점에서 원형탈모 치료를 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탈모 중증도 기준(Severity of Alopecia Tool, SALT) 점수가 낮은 환자들은 보험 급여가 되지만, 오히려 병이 심한 환자는 제도적 뒷받침이 안 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원형탈모는 환자들한테 굉장히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질환"이라며 "많은 치료 옵션들이 효과나 안전성 측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리트풀로에 대한) 니즈가 굉장히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화이자제약도 리트풀로 보험 급여와 관련해 보험당국과 논의 중이라 했다.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정성범 이사는 "국내 원형탈모 환자들의 접근성이 더욱 더 개선될 수 있도록 보험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트풀로는 모낭에 염증을 발생시키는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JAK3와 TEC(Tyrosine kinase expressed in hepatocellular carcinoma)를 억제하는 이중 억제 기전을 가졌다.
이를 통해 원형탈모의 발병에 관여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방출 및 면역 세포의 세포 용해 활성을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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