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지는 복막투석 비율…의학계-산업계, 활성화에 고심

투석 환자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복막투석 점유율은 감소
政, 재택 투석 시범사업에도 복막투석 비율 5% 미만 그쳐  
김용철 교수 "인센티브 지급하는 美와 달리 국내 제도 미비"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4-17 05:55

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용철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말기콩팥병 환자의 복막투석 비율을 늘리기 위한 의학계와 산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말기콩팥병 환자는 최근 10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복막투석 환자 비율은 감소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용철 교수는 밴티브코리아 출범식에 연자로 나와 복막투석 환자 감소 추이에 대해 "의학적인 문제라기보다 제도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복막투석이란 복강 내 삽입한 관을 통해 투석액을 주입하여 일정 시장 저류시키고 다시 배액하는 과정을 반복, 수분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말기콩팥병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투석을 시행할 수 있어 월 1회 정도만 병원에 방문하면 된다. 

주 3회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혈액투석보다 일상생활을 더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 직장이나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 복막투석 환자 비율은 지속 감소 추세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9년 12월부터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까지 돌입했지만, 제도 미비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20년 전에는 국내 복막투석 환자 비율이 25%였지만, 지금은 5%가 채 안 된다"면서 "굉장히 장점이 많은 치료임에도 국내 혈액투석 환자는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이어 "의학적 효과는 (복막투석 또는 혈액투석) 모두 동등하기 때문에 제도적인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미국은 복막투석을 하는 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줘 복막투석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재택치료에 대한 제도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택 복막투석에 쓰이는 밴티브코리아 복막투석장치 '홈초이스 클라리아' 제품 사진. 사진 = 최성훈 기자.
실제 우리나라 복막투석 수가는 1회 진찰료 기준 1만3371원이다. 매월 1회씩 연간 12회 병원 진료를 하게 되면, 의료기관(의사) 수입은 16만452원이다. 미국과 달리 관련 행위 수가는 0원이다. 

반면 혈액투석은 1회 진찰료가 복막투석과 같지만, 행위료 12만원이 더해져 13만3371원(재료대 3만3900원 제외)이다. 월 12회(주 3회씩) 방문으로 환산하면, 의료기관으로선 매월 160만원, 연간 1920만원의 수입이 발생하게 된다. 의료진으로선 복막투석에 대한 동기 부여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  

정부 보험 재정 지출 관점에서도 혈액투석은 복막투석 대비 재정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밴티브코리아 임광혁 대표는 "혈액투석을 위한 보험 재정 지출이 복막투석 지출보다 약 40% 더 많다라는 최근 연구 분석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투석이 필요한 국내 환자 수는 지속 증가 추세라는 점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말기콩팥병 유병자 수는 13만7705명으로 지난 13년간 2.3배 증가했다. 그 원인으로는 평균 수명 증가와 당뇨병 환자 수 증가가 꼽힌다.    

이에 김 교수는 "작년에 대한신장학회에선 재택 치료를 향후 10년간 30% 이상 늘리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면서 "학회 차원에서 제도적인 부분들은 다방면으로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산업계도 자동 복막 투석 시스템과 원격 디지털 환자 관리 플랫폼을 결합한 솔루션 제공을 통해 가정에서 스스로 투석 치료를 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임 대표는 "(복막투석시) 의료진이 자동 전송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맞춤형 의사 결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환자는 앱을 통해 투석 데이터를 직접 입력·관리함으로써 치료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또 복막투석을 위한 24시간 상담 서비스 제공과 집까지 투석액을 직접 배송하는 등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통해 치료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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