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됐다.
그간 해당 문제를 엄중하게 바라봤던 의료계는 해당 결과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분위기다.
▲부산대학교 전경
지난 5일 부산대학교가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 자체조사 결과와 청문 절차에 따라 조민 씨의 2015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처분을 원안 가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씨의 어머니 정경심 교수의 입시비리 관련 사건 1심 판결때부터 입학 취소 여론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 측이 '판결 확정 후 검토' 입장을 밝힘에 따라 지난해 8월 정 교수의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 됨에 따라 뒤늦게 입학 취소가 확정됐다.
그 사이 조민 씨는 의사국가시험에 최종 합격했고, 이후 국립중앙의료원 인턴에 지원했으나 불합격하고,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일병원 인턴에 지원해 인턴을 지냈다.
이후 2021년 12월 명지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에 지원했으나 불합격했고, 올해 1월에는 경상국립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추가 모집에 지원했으나 불합격했다.
조 씨의 레지던트 지원이 이어질 당시 병원들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까 불안해 했고, 향후 조민 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으로 인한 리스크에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조민 씨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선은 처음부터 곱지 않았다.
지난해 제41대 의협 회장 선거에서 주요 대응 의제 중 하나로 '조민 씨의 의사면허 취득'이 거론되기도 했으며, 당시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6명의 의사들은 한 목소리로 조 민씨의 의사면허 취득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시 비리가 명백한 상황에서 조 민씨의 의사면허 취득을 용인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박탈감을 주는 것이며, 의사 동료로서 해당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 의협 회장인 이필수 회장 역시 "해당 사건은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절망감과 실망감 그리고 박탈감을 줬다.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사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노력과 실력으로 의대 입시를 준비한 의대생들에게 박탈감과 상실감, 상처를 주었다"고 문제를 삼았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 등은 앞장서서 해당 문제에 대응해 왔다.
대전협은 지난해 '조민 부정입학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2심 재판에서 조씨가 대입에 활용한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는 결론이 나온 상황에 대해 전공의 선생님들 모두가 분개하며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 본격적인 임기기간은 아니지만 주변 전공의를 비롯 대다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적하지 않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부산대에 입학취소에 대한 결단을 압박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조민 씨 부정입학과 관련해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소청과의사회는 한 발 더 나아가 유은혜 교육부 장관 및 최은옥 고등교육정책실장, 설세훈 대학학술정책관, 안웅환 대학학사제도과장 등 교육부 실무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정경심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으로 조민 씨의 고려대 및 부산대 의전원 부정입학이 사실상 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공무원들인 이들이 조민의 학위 취소 처분을 게을리 함으로써 조민의 의사 면허 부정 취득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적극적으로 해당 사안에 대응해왔던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지난 5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부산대의 이번 결정은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면에서 잘한 결정이나 다른 부정입학 사례와 비교해 볼 때 너무나 늦고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전제 조건이 되는 고려대 학사학위 취득 문제가 아직도 미해결 상태에 있는 것을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
임현택 회장은 "이것은 절대로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입시부정은 곧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 길이기 때문에 좌우를 떠나 여당 야당 유력 정치인의 자식이든, 재벌, 교수의 자식이든 그 누구라도 이런 짓을 하는 자들은 국가를 망하게 하는 자들로 생각해야 하고 마땅히 엄하게 다스려져야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늦게 나마 사필귀정(事必歸正) 상태로 나라가 바로 잡힌 것에 아이들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매우 환영하며 보건복지부의 조민에 대한 의사면허 박탈, 고려대의 학사 입학 취소 절차도 순리대로 흘러 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