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복지부 장관후보자 '논란ing'…민주당 '사퇴' 압박

여성·저출산·성범죄 관련 발언에 '뭇매'…자녀 2명 경북대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의혹' 제기

조운 기자 (good****@medi****.com)2022-04-14 06:06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윤석열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정호영 장관후보자가 연이은 구설수와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대학병원장 출신 인선에 대한 관심과 별도로, 윤석열 당선인과의 오랜 친분과 과거 그의 칼럼 등에서 논란을 일으킬만한 발언 등을 했던 사실, 자녀의 대학 편입 과정에서의 의혹 등이 제기되며 민주당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정호영 장관후보자는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0년 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뒤 경북대 대학원에서 의학석사와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구적십자병원을 거쳐 1998년부터 경북대 의대 외과 전문의로 활동하며 홍보실장, 의료정보센터장, 기획조정실장, 진료처장 등을 맡았다.

37년간 3천 건이 넘는 위 수술을 집도한 위암 권위자로서 지난 2017년부터 2020년 8월까지는 경북대병원장을 지냈다. 

코로나19 초기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코로나 생활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체계의 틀을 마련했고,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검사 시스템을 병원에 도입해 지역사회에 기여한 바 있다.

윤석열 당선인 임기 중 주요 과제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인 만큼, 메르스 당시 정진엽 전 장관 이후 5년 만의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으로 의료 대응에 중점을 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무난한 입성이 예상됐다.

윤 당선인 역시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37년간 암수술 의료행정에 몸담아왔다"며 "2020년 초 대구 코로나19 창궐시 생활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중증환자와 일반 응급환자 진료가 공백없이 이뤄지도록 운영체계의 틀을 잡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하며 신뢰를 표했다.

하지만 이후 정호영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 및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과 오랜 인연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번 인선이 대표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한 '지인 인선'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호영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대구지검에 근무하거나 대구에 내려올 때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며 인연을 맺어온 사이임을 인정했지만, 사적으로 친한 사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호영 후보자가 사회복지 관련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보건복지부'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과 함께 정 후보자가 이전에 발언 및 기고를 통해 ▲결혼과 출산은 애국이고, 암 치료 특효약 ▲여자 환자 진료 3m 청진기로 ▲손목에 실 매어 진맥해야 ▲여성 포샵 심해 도저히 기억할 수 없어 ▲불임, 성기능 저하는 노트북 때문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사실에 대해 정 후보자는 "이슈에 대해 쉽고 재밌게 풀어 설명하는 성격의 글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민주당은 이러한 태도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발언을 문제 삼아 "정 후보자의 여성에 대한 저급한 인식이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면서 윤석열 당선인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여성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여성위원회는 정호영 후보자가 기고문을 통해 여성을 비하하는 주장을 펼치고, 저출산의 원인을 여성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인식을 보였다며, "장관으로서 능력과 전문성뿐만 아니라 인권 의식마저 낙제점"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정호영 후보자는 성범죄 책임을 의료진이 아닌 여성 환자에게 전가하는 듯한 논리를 편 의사단체에 동조하는 인식을 본인의 칼럼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성범죄 책임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여성에서 찾는 삐뚤어진 인식에 낯이 뜨거워질 지경이다"라며 "보건복지 정책의 전문성도 부족하고, 포용적 복지국가를 위한 미래 청사진이 아닌, 과거로 회귀하는 구시대적 사고가 몸에 밴 정호영 후보자는 보건복지 컨트롤 타워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인 민주당 남인순 의원 역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건강 증진 뿐만 아니라 아동부터 어르신까지 전 생애의 복지서비스를 책임지는 주무 부처이다. 정호영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자의 40년 지기라는 사적 인연만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이 되려는 치기가 놀랍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개인적인 발언에 대한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정 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 시절인 2016년 12월, 서울대 농생명과학대 지역시스템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딸이 '2017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고, 이듬해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을 지내는 동안 경북대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아들이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특별전형'은 '대구 경북 지역 소재 고등학교 또는 대학출신자'만 지원이 가능한 전형으로 경쟁률이 5.8대1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과대학 학사 편입은 의학전문대학원 폐지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만 시행된 한시적 제도로, 당시에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아버지가 병원 최고위직인 진료처장(부원장)과 대학병원장이던 시절 자녀가 동시에 같은 대학 편입에 합격한 것이 뒷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호영 후보자는 왜곡된 인식과 자녀 편입 논란 속에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복지부를 이끌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며 "정호영 후보자는 막말과 자녀 편입 논란에 대해 사죄하고,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과 관련해서는 학사편입 모집 요강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부정의 소지 없이 편입했다"는 후보자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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