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내 마약 관리 약사 및 수가 가산 필요"

마약류 관리 전반 책임지는 병원약사, 관련 업무 과중
마약류 관리 인력 법적 기준 없고, 마약류 관리료는 고작 6% 수준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3-12-13 06:02

정경주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증가하면서 마약류 오남용, 불법투여, 임의폐기, 불법유통 등과 같은 이슈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안전한 마약류 사용 및 관리를 위해서는 의료기관 내 마약 관리 전담 약사 배치와 적절한 수가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서정숙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한국병원약사회가 주관한 '2023 한국병원약사회 정책토론회'가 '환자안전과 사회안전을 위한 의료기관 마약 관리 강화 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정경주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은 '의료기관 마약관리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대두되는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는 의료기관 내 마약 관리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말문을 연 뒤 병원약사가 의료기관 내 마약 관리의 주체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약사는 여러 마약 취급자 중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류에 관한 관리 전반을 책임지는 '마약류 관리자'에 해당한다.

마약류 취급 의료업자(의사)가 4명 이상일 경우 필수적으로 마약류 관리자를 지정해야 하는데, 마약을 많이 사용할지라도 마약류 관리자는 1명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마약류 관리자인 병원약사의 업무가 과중되는 실정이라는 것이 정 부회장의 설명이다.

마약류 관련 업무는 마약법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도 마약의 사용과 관리 절차 또한 복잡하다. 구입-보관-처방-조제-투약-폐기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약사가 직접 하나하나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된다.

2018년부터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NIMS) 보고가 의무화 돼 병원에서 마약 구입 후 원내 정보 시스템 내로 해당 정보를 하나하나 입력 후 입고시켜야 하고, 이중잠금장치 장비 구비, 별도 마약 처방전 발행, 마약 처방 검토, 정제 한 알마다 일련번호 관리 및 조제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잔여 마약류 회수 및 재사용 과정 중 발생하는 폐기 처리 과정을 위해 일주일에 1~2회 보건소를 방문해야 하며, 관리 점검 항목 21가지에 대해 자율점검을 하고 이상이 없도록 관리해야 하는 책임도 가진다. 
이처럼 마약은 구입부터 회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일련번호를 관리함으로 인한 긴 소요 시간, 많은 약사 인력, 높은 긴장도를 요한다. 더욱이 과실이 발생했을 경우 행정처분도 무겁다. 재고가 맞지 않는 경우 1차 위반부터 업무정지 행정처분이라는 중한 처분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이 상황이 마약 관리를 하는 병원 약사들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했다. 

NIMS 도입 이후 병원약사 업무 및 보고는 더 많아졌지만, 현실은 외래환자 방문당 160원, 입원환자 일당 230원의 마약류 관리료 뿐이다. 마약류 관리료의 인건비 보상률을 수치화하면 6% 정도다.

정 부회장은 마약류 관리 인력의 법적 기준도 없고, 수가 보상도 되지 않는 점은 병원약사의 인력수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 명의 병원약사가 입원환자 몇백 명의 약품을 조제하고, 이중 감사를 하고, 일부 약에 대한 복약지도를 하고, 복잡다단한 마약류 관련 업무까지 해야 하니 지원하는 약사가 많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정 부회장은 의료기관 내 마약류 관리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마약류 관리자가 필요한 의료기관 범위 재지정 ▲약사 법정 정원과 별도로 마약류 관리에 필요한 필수인력 기준 필요 ▲마약류 관리자 권한 강화 ▲의료기관 내 마약관리에 대한 표준 운영 절차 수립 ▲마약류 관리료에서 마약의 분리 및 수가가산 등을 제시했다. 

"NIMS 도입 이후 의료기관 마약류 실사용량 정보가 확보됐으므로, 일정량 이상의 마약류를 처방하는 병원은 반드시 마약류 관리자를 두어 마약 관리에 허점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 정 부회장은 "의료기관 내 마약류 관리의 질적 향상과 점점 고도화 하는 관리 정책에 부응하려면 의료기관 매 마약류 관리 질 향상을 위한 수가 가산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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