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약사 발전, 회비·연수교육 등 독립적 운영 구축이 우선"

한국산업약사회 기자간담회 개최 
산업약사가 대한약사회에 내는 회비, 산업약사들에게 쓰이지 않고 있어
산업약사들이 회비를 낸 목적에 맞도록 회비 활용해야 
한국병원약사회는 100% 자체 연수교육 진행 중…산업약사 연수교육도 산업약사회 전담 필요
산업약사의 발전은 약사 직능의 발전…대한약사회와 함께 가야하는 길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3-10 06:00

오성석 한국산업약사회장.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국산업약사회(회장 오성석)가 산업약사의 발전과 권익 증진을 위해 독립적인 운영 기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한약사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7일 한국산업약사회는 서울시 서초구 대한약사회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약사 발전을 위해 대한약사회에 요구하는 사항으로 2가지를 밝혔다. 

산업약사회가 대한약사회에 요구하는 사항은 ▲산업약사 회원신고비 중 대한약사회비를 제외한 시도지부 및 분회 회비 이관 ▲산업약사 연수교육 한국산업약사회로 위임 등이다.

이날 오성석 회장(삼오제약 대표이사)은 "산업약사회 집행부가 3기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독립적인 운영을 위한 기반 확보가 아직은 많이 미흡한 상태"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분야가 매우 다양한 산업약사들이 더 전문적으로 특화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성장하는 약학생들에게도 좋은 가이드라인을 주기 위해서는 산업약사를 위한 정책과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진행을 못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한국산업약사회가 아직 재정적인 독립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산업약사들에게 돌아오지 않는 회비…현 시점에 맞는 규정 및 구조적 개선 필요

오 회장은 산업약사들 또한 약사로서 대한약사회에 신상신고를 하고 있고, 이에 대한 회비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약사가 낸 회비가 산업약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산업약사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산업약사 2682명은 총 13억9939만원에 달하는 신상신고비를 낸 것으로 추계됐다. 이중 4억9779만원이 대한약사회비로, 3억4805만원은 지부회비, 3억8540만원이 분회회비(서초구분회 기준)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2023년 대한약사회 산업유통위원회 지출금액은 한국산업약사회 사업 지원금인 1200만원을 포함해 총 4946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신상신고 비율의 4%, 대한약사회비의 약 10%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정상수 수석부회장(파마리서치 회장)은 "약사회 정관에 따르면 회비가 분회를 통해서 지부를 거쳐 대한약사회로 가게 돼 있다"며 "지부나 분회에서 산업약사를 위한 사업 비용은 연수교육을 제외하고 제로에 가깝다. 이는 과거 산업약사회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만들어진 규정으로, 회비가 산업계를 위해 활용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23년 대한약사회 전체 위원회비 총 지출 약 31억원 대비 산업유통위원회 지출 비용은 5000만원 수준으로 고작 1.6%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규정은 현 시점에 맞지 않는 과거의 규정인 만큼, 산업약사들의 발전을 위해 산업약사들의 회비가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수석 부회장은 대한약사회 정관에서 각 지부와 분회는 세입 총액의 40% 이상을 사업비에 충당해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산업약사회에도 산업약사들이 대한약사회에 신상신고를 하며 내고 있는 회비의 40% 이상을 한국산업약사회가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산업약사회가 해야 될 사업 계획을 올해 총회에서 세웠다. 산업약사들이 직능을 개발해야 할 분야가 나날이 다양화 되고, 늘어나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는 우리 산업약사회가 이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 너무도 아쉬운 상황이다"라며 "회원신고의 절차적, 시스템적인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산업약사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정상수 한국산업약사회 수석부회장. 사진=조해진 기자
산업약사 연수교육, 병원약사회 선례와 같이 산업약사회가 전담해야
산업약사의 발전은 결국 약사 직능의 확대…대한약사회와 함께 가야

한국산업약사회는 연수교육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병원약사들을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병원약사회는 연수교육을 병원약사회가 100% 전담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약사회는 연수교육에 대한 권한을 아직 위임받지 못한 상태다. 

정상수 수석부회장은 "바이오, AI, 투자업계 등으로 많은 약사가 진출하고 있는데, 관련 교육 내용 자체가 커리큘럼에 전혀 없다"며 "산업약사 연수교육을 산업약사회가 맡아서 진행한다면 더 효율적이고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약사회에서 산업약사를 위해 진행하는 교육 내용은 제조와 관리에 대한 내용뿐이다. 즉, 현재 산업약사들의 직능에 비하면 너무 좁은 분야에만 국한되는 상황"이라며 "이 폭을 넓혀주면 산업약사회에 참여하는 회원들도 10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 교육적인 부분에서 독립이 이뤄진다면 그럼에도 부족한 예산 확대도 자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성석 회장은 이미 산업약사회가 4년 정도 일부 연수교육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여건이 된다면 산업약사에게 더 적절한 교육과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미 부회장(명문제약) 또한 "당장은 어렵겠지만, 정관 규정을 바꿔 목적에 맞게끔 사업비가 운영돼 산업약사회가 연수교육을 전담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산업약사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이들은 전문약사제도가 시행이 됐지만, 산업계 분야가 전무한 상태인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하며, 좀 더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산업약사들이 전문약사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사명감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상수 수석부회장은 "사실 예산과 관련된 문제는 예민한 문제다. 그래서 더더욱 대한약사회와 절대적으로 '같이' 풀어가야 될 문제"라며 "향후 대한약사회의 발전을 위한 과정에도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확신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성석 회장은 "유럽, 미국, 일본의 산업약사회를 알아보니 이들은 정말 여러 스폰서링을 굉장히 많이 받고 있었다"면서 "어느정도 독자적 운영의 기반이 마련된다면, 이후로는 운영에 대한 비용이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그때까지 자력을 키워가기 위해 정말 기본적인 씨앗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산업약사가 발전한다면 결국 대한약사회의 전체적 파이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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