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최근 1년 새 건강보험 급여 등재에 도전한 희귀암 치료 신약 65%는 급여 첫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메디파나뉴스가 2024년 1차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부터 2025년 1차 암질심까지 상정된 20개의 희귀암 치료제 심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7개(35%)가 다음 단계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되거나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암질심을 통과한 치료제를 살펴보면 ▲'파드셉'(요로상피암) ▲'콰지바'(신경모세포종) ▲'베스레미'(진성적혈구증가증) ▲'페마자이레'(FGFR2 융합 또는 재배열 담관암) ▲'팁소보'(IDH1 변이 양성 급성 골수성 백혈병) ▲'텝메코'(MET 엑손 14 결손 비소세포폐암) ▲'제이퍼카'(외투세포 림프종) 등이다.
그중 약평위를 거쳐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까지 통과해 최종 건강보험 급여 등재된 약제는 총 4종(파드셉, 콰지바, 베스레미, 페마자이레 등)이다.
팁소보와 제이퍼카는 약평위 상정을, 텝메코는 현재 약가협상이 진행 중이다.
※ 메디파나뉴스 재구성.
반면 암질심 단계에서 급여 미설정 판정을 받은 치료제들을 살펴보면 혈액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인 '폴라이비', '민쥬비', '컬럼비', '엡킨리'와 '엘렉스피오'(다발골수종), '텍베일리'(다발골수종) 등 6종이 그 예다.
특히 컬럼비는 두 차례 암질심에 상정됐지만, 모두 미설정 판정을 받았다.
희귀암이란 연간 발병률이 10만명 당 6명 이하의 빈도를 보이는 암을 말한다. 국내 희귀암 비중은 전체 암의 약 16%로, 발병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희귀암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치료 성적은 일반암 대비 저조한 편이다.
실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일반암과 희귀암 1년 생존율은 각각 83.66%, 78.52%다. 5년 생존율로 비교하면 일반암은 56.2%, 희귀암은 50.4%다.
전체 평균 의료비용 부담 역시 혈액암이 일반암보다 높다. 입원 및 외래 모두 일반암 대비 희귀암 지출이 더 컸으며, 특히 1인당 의료비용은 혈액암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암 특성상 환자수가 적어 규모의 경제가 성립하지 않아 약제 개발 의지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그중에서도 혈액암에 대한 급여 등재 지연을 문제로 꼽고 있다. 혈액암 치료제에 대한 신규 급여 등재가 고형암 대비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급여 신청한 혈액암 치료제 중 37%(14개)가, 고형암 치료제는 45%가 급여 등재됐다.
임상 현장과 업계에선 암질심 위원들이 고형암 위주로 구성돼 있어 혈액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A상급종합병원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상대적으로 혈액암 위원이 적다 보니 혈액암에 대한 의견 반영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또 최근 신약들이 워낙 고가 약제가 많다 보니 건강보험 재정 고갈 걱정 때문에 통과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발골수종과 DLBCL에서 많은 신약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치료 효과 또한 정말 우수하다. 빨리 급여가 돼야 국내에서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