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할까, 멈출까"‥'시범사업' 평가에 '의료 질' 기준 생긴다

사업 간 비교 어려웠던 기존 지표 체계에 '공통 기준' 도입
혼합형 지표로 가치 기반 지불과 연계‥정책 효과 정밀 분석
비용 절감 아닌 '성과 기반' 평가로 지속가능성 확보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4-02 11:5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새로운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하기 전, 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한 장치로 '시범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시범사업은 사업별로 지표와 평가 방식이 달라, '정책 성과'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거나 제도화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범사업을 '의료 질'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 마련에 나섰다.

심평원은 최근 '시범사업 의료 질 기반 효과성 평가 방안 위탁연구'를 위한 연구용역을 공고했다. 이번 연구는 시범사업의 성과를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사업의 지속·확대·종료 여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시범사업 평가는 대체로 청구 자료를 활용한 비용 분석이나 구조·과정 중심의 지표에 머물렀다.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 의료 질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는 부족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정책의 실효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단순히 사업 운영 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또한 일부 시범사업은 사업 대상이나 서비스 방식이 지역마다 달라 결과 편차가 컸음에도, 이를 조정하거나 비교할 수 있는 표준화된 기준이 없었다. 기관별 역량, 보상 구조, 서비스 제공 방식 등 다양한 요소가 평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 역시 기존 평가의 맹점이었다.

사업 목적과 대상, 환자군이 서로 다른 시범사업을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하거나, 정성적 성과를 정량 지표로 전환하지 못하는 점도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꼽힌다. 이는 시범사업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화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야기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심평원이 이번 연구에서 추진하는 주요 과제는 ▲시범사업 유형화 ▲공통 및 유형별 평가지표 개발 ▲지표 검증 및 시범평가 ▲성과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 마련 등이다.

우선 시범사업을 입원 기반형, 재택·방문형, 네트워크형, 지역사회 연계형 등으로 분류한 뒤, 각 유형의 특성(사업 목적, 대상 환자군, 서비스 방식 등)에 따라 맞춤형 평가지표를 개발한다. 동시에 전체 시범사업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의료 질 지표도 함께 마련해, 사업 간 비교 및 통합 평가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표는 비용과 질을 통합해 평가하는 혼합형 형태로도 개발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는 '비용 대비 성과'를 중시하는 가치 기반 지불(Value-Based Payment) 체계와도 맞닿아 있다.

자료 수집 방식도 청구자료 외에 ▲환자 보고 결과(PROMs) ▲임상 데이터 ▲행정자료 등으로 확대해, 보다 다차원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아울러 자료 간 연계를 위한 표준서식 개발, 지표의 신뢰도·타당도 검증, 환자 중증도나 기관 규모에 따른 평가 편차 조정 방안도 함께 마련된다.

특히 이번 연구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시범사업 성과를 실제 정책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체계를 구체화하는 데 있다. 그간 성과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사업이 제도화되거나, 반대로 괜찮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종료되는 등 결과와 정책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도 존재했다. 이에 '시범사업이 실제 제도화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회의적 시각도 꾸준히 있어 왔다.

심평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의료 질 성과를 기준으로 시범사업의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고, 기존 건강보험 평가체계와의 연계 방안도 함께 검토해 평가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심평원 지불제도개발실 혁신센터운영부 관계자는 "비용과 의료 질을 연계한 분석을 통해 정책 효과 검증의 내실을 높이고, 사업별 특성뿐 아니라 시범사업 공통 요소와 기관별 특성까지 반영한 통합 효과 평가를 통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사업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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