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회장 취임…"의료농단·교육농단 바로잡고 뜯어고칠 것"

2일 비공개로 취임식 갖고 공식적인 회장 회무 시작
2000명 의대정원 증원 등 불합리한 정책 대한 정상화 강조
사법부 판단엔 '존중한다'…의대정원 자율조정도 재차 지적
회원 결집도 촉구…"사분오열 되는 것은 정부가 바라는 것"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5-02 22:52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에 취임한 임현택 회장이 정부와 빚고 있는 갈등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현 상황에 대해 '의료농단'이라는 표현과 함께 바로 잡을 것임을 강조했다.

임현택 회장은 2일 오전 9시 대한의사협회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제42대 회장 취임식을 통해 공식적인 회장으로 취임했다.

임현택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의대정원 증원과 의료개혁을 둘러싼 의정갈등에 대해 물러섬이 없을 것임을 언급했다.

임현택 회장은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인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문제, 필수의료 패키지 폐기 문제 등을 비롯해 진료 현장에서 겪고 있는 각종 불합리한 정책들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뜯어고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반드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또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대한민국의 의료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그날까지 42대 집행부 임원들과 직원들이 혼연일체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대한 반박은 이날 취임사에서도 이어졌다. 임현택 회장은 서울고등법원 판례와 국립의대 정원 50% 확대 등을 내세워 문제 제기에 나섰다.

임현택 회장은 "4월 30일 서울고등법원은 '의대정원 증원 인원을 2000명으로 정한 과학적 근거와 회의록 등을 제출하고, 법원이 이를 보고 판단할 때까지 의대 모집정원 승인을 보류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며 "정부의 무도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그와 동시에 이러한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 대통령실의 발언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앵무새처럼 주장하고 있는 2000명 증원 근거는 이미 연구 당사자들에 의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됐음이 밝혀졌고, 최근 국립 의대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토록 한 것은 2000명이라는 숫자가 아무런 근거조차 없음을 정부가 스스로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의사협회는 과학적인 근거 제시를 통해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고, 나아가 한심한 정책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 '의료농단'이자, 또 '교육농단'을 바로잡는 그 시작은 바로 오늘, 42대 집행부가 출범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임현택 회장은 회원 결집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임현택 회장은 "우리가 갈등 속에 빠지고 분열되는 것은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정부가 원하는 것이다. 사분오열되어 패배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그런 상황에서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회원 여러분들께서 힘을 모아달라. 여러분들의 결집된 강한 힘으로 회원 권익 신장과 보호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아래는 임현택 회장 취임사 전문이다.

대한의사협회 제42대 임현택 회장 취임사

존경하는 14만 의사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일부로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에 취임한 임현택입니다. 
오늘 취임식을 통해 전국에 계신 회원 여러분들께 정중히 인사드립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시기에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기쁨보다는 우리 의료계가 당면해 있는 난국의 상황을 잘 타개해 나아가야겠다라는 깊은 책임감으로 저의 양어깨가 무거운 중압감에 놓여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908년에 창립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의 창립 이념과 숭고한 설립 정신은 회원 여러분의 권익 보호와 신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국민의 건강권과 한국의료의 발전을 도모해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3년의 임기 동안 우리 회원들의‘권익 보호’가 저에게 부여된 지상 최대의 중차대한 과제임을 명심하고 그 어떤 어려운 상황과도 맞서 싸워 이겨내 우리 의사 회원들의 소중한 ‘의권’을 지켜내고 증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새롭게 출범한 제42대 집행부 임원들을 중심으로 비록 사소하고 작은 회원님들의 민원 문제라 할지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귀를 기울여 100% 이상으로 만족하실 수 있도록 확실하게 처리하여 보답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각종 법률적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체계적이고 확실한 운영 시스템을 가동해 나갈 것입니다.

제42대 집행부가 추진하는 모든 회무의 중심에는 회원 여러분의 권익 보호가 가장 우선적으로 그리고 가장 비중 있게 자리를 차지할 방침입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 그리고 필수의료 패키지 폐기 문제 등을 비롯하여 진료 현장에서 겪고 있는 각종 불합리한 정책들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뜯어고쳐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반드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사 회원 여러분!

이틀 전인 4월 30일 서울고등법원은 ‘의대 증원 인원을 2000명으로 정한 과학적 근거와 회의록 등을 제출하고, 법원이 이를 보고 판단할 때까지 의대 모집정원 승인을 보류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정부의 무도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그와 동시에 이러한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 대통령실의 발언이 우려스럽습니다.

정부가 앵무새처럼 주장하고 있는 2000명 증원의 근거는 이미 연구 당사자들에 의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되었음이 만천하에 밝혀졌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국립 의대들의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토록 한 것은 2000명이라는 숫자가 아무런 근거조차 없음을 정부가 스스로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 대한의사협회는 과학적인 근거 제시를 통해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정책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나아가 한심한 정책인지 깨닫도록 하겠습니다. 
이 의료농단이자, 또 교육농단을 바로잡는 그 시작은 바로 오늘, 42대 집행부가 출범하는 날입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14만 의사 회원 동지 여러분!

의협의 힘은 곧 회원 여러분의 힘입니다. 

우리가 갈등 속에 빠지고 분열되는 것은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정부가 원하는 것입니다. 

사분오열되어 패배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그런 상황에서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간절한 바람일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들께서 힘을 모아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결집된 강한 힘으로 저 임현택이 회원 여러분의 권익 신장과 보호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직원 여러분들은 우리 의협의 발전과 회원의 권익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직원 여러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전문가 단체로서 대한민국 최고의 직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 평정 시스템과 선진화된 조직문화를 차근차근 정착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42대 집행부 임원들을 믿고 협조해 주십시오.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대한민국의 의료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그날까지 우리 42대 집행부 임원들과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 5. 2.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임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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