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예방 위해 '전자건보증·제2보험자병원' 도입?

건보공단, 토론방에 주요 개편방향 1순위로 제안

서민지 기자 (mjseo@medipana.com)2016-06-18 06:07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속적으로 IC카드 기반의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을 주장하는 가운데, 최근 정부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서 더욱 그 주장을 확고히 하는 모양새다.
 
건보공단은 최근 국민토론방에 2분기 주제로 '감염병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게재, 주요 개편방향으로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검토를 제시했다.
 
공단은 먼저 2분기 토론 주제를 감염병 관리로 결정한 것과 관련, "정부와 공단은 지난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보건의료체계 전반적인 문제점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의료관련 감염 대책과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을 시행 중이나 아직까지 많은 과제가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실제 지난 1년간 국회와 정부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령 개정 △질병관리본부의 차관급 조직으로 격상 △감염병 관련 조직 신설 △감염관리실 설치대상 병원 및 근무인력 확대 △감염예방관리료 등 건강보험 수가 개편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 구성·운영 등을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한국적 간병 및 문병 문화, 후진적인 응급실 이용문화 등 아직까지 개선이 필요한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으며, 효과적을 대처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건보공단에서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전자 건보증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하면서, "현재의 환자 접수방식으로는 환자의 질병에 대한 정보 공유가 불가능해 접수단계부터 감염병 초기 대응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메르스 환자 186명 중 의료기관 종사자가 31명으로 17%를 차지했다. 공단은 창구 접수단계시 IC카드 방식의 비대면 접수를 하게 되면 의료진 감염 등 2차 감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단은 이어 독일(1995년), 프랑스(1999년), 대만(2004년) 등에서 이미 전자건보증을 도입한 점을 근거로 들면서, 전자 건보증 도입시 환자의 자격확인, 병원방문이력, 진료기록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감염사태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점을 강조했다.
 
공단의 이 같은 IC카드 기반의 전자건보증 도입 주장은 지난해 마련한 공단 뉴비전에도 주요 계획으로 담겨 있으며, 공단은 적극적인 추진을 위해 올해 초 꾸려진 업무혁신반 내부에 '전자건강보험증추진팀'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단의 움직임에 국회와 정부에서는 비용효과 문제,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연구 및 근거자료 부실 등을 이유로 비판을 제기한 바 있지만, 공단을 뜻을 굽히지 않은 채 감염병 예방 대책을 위한 제1의 해법으로 전자건보증 도입을 내놓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단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의료의 접근성과 공공성 강화가 필요ㅏ며, 이를 위해 제2의 보험자 병원(공단 직영병원)과 같은 공공의료기관 시설확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공단은 "우리나라 의료공급자 대부분이 수익 창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민간 의료기관이 대부분"이라며 "민간 의료기관 대부분이 음압격리시설 부족, 감염환자 진료 기피 등으로 국가 재난상황시 적극적, 능동적 대처가 곤란하다"고 지적하면서 제2보험자 병원 설립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1차 경증, 2차 일반 입원 및 지역사회 거점 진료, 3차 교육 및 연구 등으로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공단은 오는 27일까지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받고 있으며, 접수된 의견은 내부 공유 및 향후 정책 추진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 전자건보증 태도 변화..추진 가능성에 '귀추'
 
한편 그간 국회와 정부에서 건강보험 IC카드 마련에 대해 반발을 보여 추진에 다소 어려움이 뒤따랐던 것과 달리,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IC카드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방향으로 노선이 바뀌었다.
 
최근 빅데이터 관련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 이창준 과장은 "우리나라는 앞으로 고령화, 만성질환자 증가 속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빅데이터 효율적으로 연계해서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장은 "현재 건보공단에서 건강보험증을 IC카드화하는 작업을 검토 중인데, IC카드를 통해 실시간 진료정보가 축적돼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장은 "전자건보증으로 확보된 실시간 국민 빅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을 두고 일부 우려의 시각이 있다"면서 "일부 우려의 시각을 고려하되,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부정적인 시선을 거둔 복지부와 공단이 손을 잡고 전자건보증 도입에 초석을 다질 경우, 실현 가능성이 이전 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보건당국 외에도 타 정부부처와의 공조가 필요한 사안인만큼 아직까지는 '도입 미지수'에 보건정책전문가들의 의견이 쏠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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