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풍속도 바꾸는 김영란법 "감사선물 안 받습니다"

의사들 청렴 인식 중요하겠지만, 환자들도 인지 필요해

조운 기자 (good****@medi****.com)2016-09-29 12:4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김영란법 시행 첫날, 병원에 세워진 입간판에는 "성원과 격려의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라는 겸손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법 시행을 앞두고 전국의 대형병원들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정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교육을 시행하고, 부정청탁금지법 해설집 및 교육 자료를 공유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부산대병원은 총 4차례에 걸쳐 전 직원 대상 직종별 청탁금지법 교육을 실시하고, 전 직원이 부정청탁금지법을 준수하겠다는 다짐 서약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역시 교직원 전원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하고, 3차례에 걸쳐 열리는 청탁금지법 내부 교육에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전 직원들의 철저한 참여 속에 김영란법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병원들이지만 환자를 직접 봐야하는 의사들의 속내는 불안하다.

'정' 많은 문화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진료, 수술 등 의료행위에 대한 감사 인사 표시로 건네는 선물들이 이제는 미담이 아닌 '부정 청탁'으로 시선이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A 의사는 "과거 형편이 어려운 노부부로부터 할아버지의 성공적 다리 수술에 대한 답례로 직접 짠 기름을 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 힘들게 기름을 들고 온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다시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고마운 마음보다는 범법을 저지른 것이 아닌 가에 대한 두려움이 먼저 들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B 의사는 "인지상정이라고 하는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약소한 선물을 가져오는 손님들을 잘 납득시키고 돌려보내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아무리 내가 안 받으려 해도 환자들이 법을 인지하지 않는다면 법 준수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등은 병동과 병동과 진료과 외래공간 및 수납창구 등에 청탁금지법을 준수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건물 입구 배너를 설치하는 등 직원은 물론 내원객 및 환자에게도 부정청탁금지법 준수를 알리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 병원도 안내문 제작을 통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청탁금지법을 인지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청렴과 결백의 깨끗한 병원 문화는 전 직원 뿐 아니라,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보호자들도 함께 동참해야 가능하다"며 "대가성이 아니더라도 주지도, 받지도 말자는 주의를 넓혀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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